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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윌버와 샬롯 May 12. 2022

[책방일기] 책방지기가 요즘 보는 도서관 그림책

엄마 도감

책방지기의 한때 꿈은 도서관을 짓는 거였어요.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아기자기한 도서관을 만들고 싶다는 얘기를 아이들이랑 어릴 때부터 했었는데요. 아이들은 영화를 틀어주고 팝콘을 만들고, 도서관 식당에서 아빠는 잘하는 볶음밥을 만들면 딱이겠다 뭐 그런 얘기들을 오래전에 하기도 했습니다.


근데 도서관은 아직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ㅠㅠ 7평 작은 중고책방으로 우선은 발을 들였습니다.


대학생이던 오빠와 함께 대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했던 기억이 제게 가장 처음의 도서관 경험이었어요. 친하고 싶은 친구랑 함께 하고 싶을 때도 항상 만남의 장소는 도서관이었습니다. 도서관에서 사 먹던 음식은 어찌 그리 맛있던지요.


학창 시절까지 제게 도서관은 그냥 공부만 하는 장소였어요. 책을 봤던 장소는 아니었죠. 시험 기간에는 도서관 오픈 시간 한참 전 캄캄한 새벽부터 열람실 자리 하나 차지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섰던 기억도 납니다.


돌이켜보면 그렇게 도서관을 많이 다녔는데 그곳에서 책을 더 많이 읽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도서관을 도서관답게 이용했던 건 학교를 졸업하고부터였어요. 책, 저자와의 만남, 문화강좌 프로그램 등 그제야 도서관의 진면목을 알게 되었죠.


책방을 하지만 여전히 책방지기는 도서관 책을 빌리고 상호대차 책가방 서비스를 이용하고 아직 도서관에 없는 책은 희망도서 신청도 해서 동네에서 가장 먼저 도서관 책을 읽어보는 호사도 누려보기도 합니다.


책방에도 그렇게 도서관에서 대출한 그림책이 여러 권 있는데요. 프로그램 기획에 필요하거나 관심 있는 책, 글을 써야 하는 책들을 보고 있어요. 오늘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차피 빌려 놓은 책,
나만 보는 게 아니고
책방에 온 고객분들도 같이 보게 할까?


대출 기한 동안은 고객분들도 책방지기가 보는 그림책을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래서 오늘부터 가지런히 테이블에 올려놨어요. 살 수는 없지만 잘 보시고 그 자리에 놓으시면 됩니다. ^^ 요즘 권정민 작가님 그림책을 유심히 보고 있는데요. '테이블 위 권정민 작가전'이라고 소박하게 말하고 싶네요. ㅋ


한 작가의 작품을 주루룩 모아 살펴보는 재미를 저와 함께 고객분들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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