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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샐리 김 May 10. 2020

나의 취미

피아노

10년 전 취미로 시작한 피아노가 요즘 부쩍 재밌어져 틈나는 대로 피아노 앞에 앉는다.


어린 시절 피아노를 못 배운 게 한이 되어 33살에 무턱대고 중고 피아노 한 대 마련했다. 내 피아노가 생겼다는 사실만으로도 어찌나 가슴이 벅차던지.


동네 피아노 학원에서 초급부터 시작해서 난이도를 조금씩 높여 나갔다. 어느새 베토벤, 쇼팽, 슈베르트 곡들도 접하게 되었다. 익히는 과정은 정말이지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손가락과 팔이 얼얼할 정도로 치고 나면 속이 후련하다. 피아노를 치는 순간만은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들을 내려놓을 수 있다. 내려놓아야 할 게 어찌나 많은지...


누군가는 내게 그 나이에 피아노는 뭐하러 배우냐고 묻기도 하는데 손끝에서 느껴지는 피아노 소리의 전율이란 직접 연주해 본 사람만이 경험할 수 있다고 답하고 싶다. 내 온몸의 감각을 동원하여 아름다운 소리에 빠져들곤 한다.


시력이 악화되어 악보 보는 게 어려워지는 날까지 피아노를 손에서 놓고 싶지 않다. 오늘도 띵까띵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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