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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yPeople
by 헤이그라운드 Nov 03. 2018

[Hey People]#13 스토리로 공간을 채우다.

유니크굿컴퍼니 이은영님

헤이그라운드는 각자의 방식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있는 체인지메이커들이 함께하는 코워킹 커뮤니티입니다. [Hey People]은 헤이그라운드에서 체인지메이킹 여정을 함께하고 있는 체인지메이커들을 소개하는 인터뷰 콘텐츠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세상이 당면한 문제를 유니크굿한 솔루션으로 해결하고 있는 유니크굿컴퍼니의 이은영님을 만나보았습니다.                     



현재 하고 계시는 일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유니크굿컴퍼니의 이은영 대표입니다. 저희 회사는 미션이 한 문장으로 정리가 되어있어요. 세상이 당면한 문제를 유니크굿unique good한 방법으로 해결하는 솔루션 회사가 바로 유니크굿컴퍼니 입니다. 현재 유니크굿컴퍼니에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영역은 크게 두 가지예요. 하나는 관광과 경험에 대한 문제인데, ‘리얼월드’라는 솔루션으로 바꿔나가고자 하고 있어요. ‘리얼월드’는 현실 공간에 이야기와 퀘스트를 입힌 스토리텔링 플랫폼이고요. 또 하나는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에 대한 문제예요. 동영상의 시대가 됐는데도 시각장애인들은 많은 컨텐츠를 접하지 못하거든요. 그 문제를 ‘헬렌’이라는 오픈 더빙 솔루션으로 풀어가고 있어요. 이렇게 세상이 당면한 문제를 리얼월드와 헬렌이라는 유니크굿한 솔루션으로 해결하고 있는 솔루션 회사예요.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셨는지 궁금합니다.

11년 동안 대한민국 대표 유통 그룹 중 하나인 신세계에서 일했어요. 이 회사는 단 하루 만에도 88만 건의 선택이 일어나는 회사지요. 그런 선택의 회사에서 오래 일을 하다 보니까 선택받는 미래시장이 무엇인지를 감각적으로 알게 된 것 같아요. ‘새로운 경험’에 대한 시장이 올 거라는 걸 알았던 거죠. 리얼월드는 사람들의 유동flow을 만드는 프로그램이고, 그걸로 경험 디자인을 하는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이게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회사를 창업하고 본격적으로 리얼월드 사업을 구체화해 갔는데 처음 헤이그라운드 입주할 때만 해도 이게 비즈니스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 줄은 솔직히 잘 몰랐답니다. 다행히 첫 클라이언트인 교보생명에서 이 아이디어를 알아봐 주셨어요. 저희가 기업 레퍼런스가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회사원 시절 제 연봉의 몇 배 가까운 계약이 바로 성사되었어요. 처음 스타트업 시작하면 자금적으로 어렵잖아요. 그런데 사업을 시작하자마 안정적인 회사와 큰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자금의 어려움 없이 콘텐츠와 사업의 본질에 충실하며 일할 수 있는 행운을 얻었죠.



일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딱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있어요. 남의 마음이 내 마음 같지 않은 거예요. 클라이언트도 내 마음 같지 않고요. 대체로 클라이언트분들은 참 까다롭잖아요. “내일까지 해주세요” 그러시면 “네… 잠은 죽어서 자면 되니까요.”라며 혼잣말을 삼키곤 했었죠.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나중에는 클라이언트가 밉더라고요. 그런데 사실 그 클라이언트가 기회를 줬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거잖아요. 그리고 잘 생각해 보면 결국 클라이언트와 나의 목표는 같거든요. 이 프로젝트의 성공인 거죠. 그걸 깨닫고부터는 클라이언트가 요청하지 않아도 자주 찾아가고 어려운 상황을 함께 해결하려고 솔루션을 찾고 직접 브리핑해 드리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하면서 신뢰관계가 구축돼서 지금 클라이언트 분들은 제게 너무 따듯한 분이 됐었죠. 결국 일도 성과도 모두 사람과 그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에 클라이언트를 소중히 대하고 항상 감사하는 것 그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또 하나 저는 일을 할 때 가장 중요시 여기는 부분이 ‘니드 포 클로즈need for close’예요. ‘니드 포 엔딩need for ending’이라고 해도 되고요. 프로젝트도 그렇고, 무슨 일을 하면 반드시 끝맺음을 져야 하거든요.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그게 잘 안돼요. 클라이언를 대할 때도 ‘니드 포 클로즈’가 중요한 것 같아요.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상황이 어려워도 문서가 나갈 때나 결과물을 드릴 때는 하다가 만듯한 것이 아니라 완성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곧 우리 회사의 얼굴이자 우리의 실력, 무엇보다 클라이언트에 대한 신뢰와 약속이니까요. 그래서 저희 직원들은 ‘니드 포 클로즈’라는 말을 늘 인지하고 있어요.


회사 이름이 독특한데요. 어떻게 유니크굿컴퍼니라는 이름을 짓게 되셨나요?

‘유니크굿’이라는 이름은, 라비 다르Ravi Dhar라는 미국 경제학자의 논문에서 가져온 말이에요. 그 논문의 핵심은 이런 내용이에요. 사람이 선택을 할 때 A와 B가 있으면, 그 둘이 동시에 갖고 있는 속성이 있잖아요. 그걸 ‘공통 특성common feature’이라고 하는데, 선택을 할 때 첫 번째로 거치는 프로세스가 A와 B를 비교해서 그 둘의 ‘공통 특성’을 제거하는 거래요. 그럼 A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특성unique feature’과, B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특성’이 남잖아요. 그 두 가지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독특하고 좋은unique good’ 지점에서 선택이 일어난다는 거예요. ‘독특하지만 나쁜unique bad’ 속성은 당연히 배제되고요. 


예전 회사에서 인사팀에 있다 보니 입사지원자들도 많이 만나봤거든요. 그런데 지원자들이 너무 커먼common해지려고 노력해서 오는 거예요. 다들 면접 스터디 나가서 모범답안 외우고, 면접 날엔 약속한 듯이 메이크업받고 똑같은 옷차림으로 나오잖아요. 면접을 4일 동안 9시부터 7시까지 봤거든요. 수백 명의 지원자를 만나는데 진짜 대부분 기억이 안 나요. 분명 방금 피티하고 나갔는데 기억이 안 나요. 왜냐면 커먼해서죠. 라비 다르 논문에 의하면 공통 특성이 제거되는 거예요. 그렇게 비슷비슷한 선택지가 지워지고 나면, 결국 독특한 지원자들이 뽑혀요. 

이런 걸 보면서, ‘선택은 유니크굿에서만 일어난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회사 이름을 그렇게 짓게 되었어요. 문신처럼 새기기 위해서죠. 잊지 않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잖아요. 내가 열심히 노력은 하는데 그게 커먼해지려는 노력이라면, 경쟁력이 아니라 그냥 경쟁률만 높이는 거죠. 그래서 저희 서비스를 검토할 때도 이게 유니크굿한지, 아닌지를 많이 봐요.



리얼월드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실제로 일본에 이런 모델이 있어요. SCRAP이란 회사에서 매년 도쿄 메트로와 콜라보해서 언더그라운드 미스테리The Underground Mysteries라는 프로젝트를 하거든요. 관광객까지 합치면 연간 약 50만 명이 참여해요. 그 모습이 장관이거든요. 매년 저희는 그걸 하러 가요. 거기는 스토리보다는 진짜 어려운 퍼즐 베이스 컨텐츠인데요. 저희가 외국인이다보니까 4시간짜리를 9시간 만에 클리어했거든요. 하지만 문화적인 특성으로 일본 모델은 스토리보다는 문제풀이에 집중해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퀴즈나 게임보다 스토리텔링에 더 초점을 둬요. 리얼월드는 경험형 스토리텔링 컨텐츠거든요. 퀴즈나 게임은 그 경험을 극대화시키는 요소인 거예요. 사실 게임 만드는 것보다, 스토리 만드는 게 더 어려워요. 공간에 어떤 스토리를 입힐까를 고민하는 과정이 쉽지 않더라고요. 


언더그라운드 미스테리 2017 키트


이게 관광이랑도 밀접해 있는데요. 이제 여행의 시대가 됐잖아요. 주요 산업들이 다 어려운데, 여가나 관광 산업만 올라가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관광객이 우리나라에서 나가는 관광객의 절반 수준밖에 안되거든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엄청 밖으로 나가는 거예요. 그게 왜 그럴까요? 저도 옛날에는 제주도 간다 그러면 너무 특별하고 좋았는데, 사실 몇 번 갔다 오니까 좀 식상한 거예요. 중문의 아름다움도 이미 몇 번 봤고, 박물관 같은 것들은 너무 올드하고요. 반면에 외국은 상대적으로 유니크굿한 거죠. 특별한 장소, 음식, 경험이 있으니까요.

그러다 보니까 어떤 장소에 어떻게 특별한 스토리를 입힐까를 고민하게 됐어요. 이번에 리얼월드 <City of Love : Seoul>를 서울로 7017에서 새롭게 오픈했는데요. 아마 리얼월드 없이 그냥 서울로 7017만 가면 두 번 갈 생각은 안 들지 않을까요? “그냥 산책하기 좋아”, “공중에 떠있는 정원이라 신기하네” 정도가 되겠죠. 그런데 리얼월드는 그 공간에 러브스토리와 퀴즈가 숨겨져 있는 거예요. 이런 이야기들이 사람들의 유동을 만들어내고, 그 장소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거든요. 


리얼월드 <City of Love : Seoul>


리얼월드 최신작 <City of Love : Seoul>은 어디에 중점을 두고 컨셉을 잡으신 건가요?

뉴욕이나 파리와 같은 도시는 ‘시티 오브 러브’라는 컨셉이 있어요. 낭만과 로맨스가 떠오르는 도시인 거죠. 그런데 서울은 그만큼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사랑이나 로맨스의 컨셉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에요. 서울 관광 하면 우선적으로 화장품이나 쇼핑이 떠오르잖아요. 서울시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죠. 그래서 서울로 7017이라는 아름다운 장소에  러브 스토리를 입혀서 서울을 ‘시티 오브 러브’ 반열에 올려야겠다, 저희는 그런 야심찬 계획이 있어요. 파리, 뉴욕 그다음에 서울이 들어가도록 하는 거죠. 

70년도에 세워진 고가다리가 17년도에 사람길이 되었다고 해서 ‘서울로 7017’이 된 거잖아요. 그래서 70년대 사랑이 지금의 사랑에게 전하는 메시지라는 컨셉을 잡아 봤어요. ‘70년대 사랑은 어떤 이야기였을까?’ 이런 호기심을 자극하는 거죠. 또 다리라는 게 사랑을 연결해주는 매개체잖아요. 그런 의미도 담아봤어요. 이렇게 공간의 특성을 최대한 생각해서 컨셉을 잡은 거예요. 또 모든 스토리와 퀘스트를 짤 때는 사람들이 원래 가지고 있는 원초적인 본능core desire에 집중한답니다. 그래서 서울로 7017의 리얼월드 <시티 오브 러브 서울>에는 편지편, 처방전편, 소원편의 세 가지 이야기가 숨겨져 있답니다. '사랑받고 싶다', '위로받고 싶다', '문제를 푼다'라는 사람들의 원초적인 본능에 맞게 설계된 스토리랍니다.


리얼월드 <City of Love : Seoul> 키트


지금까지 리얼월드는 역사 컨텐츠가 많았는데요. 이번엔 조금 색다른 컨셉이네요.

<김창수를 살려라>도 그렇고 <태양단의 비밀>도 역사물이었는데, 사실 역사물이 더 사실감은 있어요. 실존인물과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하니까요. 아이들 역사교육으로 활용하기도 좋다는 장점도 있죠. 하지만 서울로 7017이 가진 공간적 특성에 따라 좀 더 소프트한 스토리를 입히는 것이 더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죠. 예를 들면 연인들의 데이트를 한 번 떠올려 볼까요? 딱히 유니크굿한 컨텐츠가 많이 없는 것이 사실이죠. 만나면 영화 보고 밥 먹고 카페 가고 이런 건데, 연인들이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컨텐츠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가족도 마찬가지로 엄마, 아빠가 아이들과 함께 즐기고 몰입할 수 있는 컨텐츠를 만들고 싶었죠.


또 재밌는 포인트가 있어요. 리얼월드는 경험 컨텐츠잖아요. 그래서 컨텐츠에 의도적으로 어떤 상품을 넣을 수 있어요. 체험형 마케팅이 되는 거죠. 음료회사에서 신제품이 나오면 시음회도 하고 하는데 사실 뻔하잖아요. 그런데 이걸 퀘스트 속에 넣으면 사람들이 광고라고 느끼지 않아요. 아까 얘기한 일본의 언더그라운드 미스테리는 코카콜라랑 콜라보를 했어요. 퀘스트를 풀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판기에서 코카콜라 생수를 뽑아 마셔야 돼요. 그래서 그 물이 굉장히 많이 팔렸거든요. 이제 전통적인 마케팅이 잘 안 먹히잖아요. 그런 점에서 리얼월드가 강력한 대안 마케팅이 되기도 한답니다.


리얼월드 <태양단의 비밀>


오픈 더빙 솔루션 헬렌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헬렌은 헤이그라운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어요. 전에 있던 회사에서는 고과점수에 봉사활동 점수가 10점이 들어갔요. 그것도 제 점수가 아니라 상사 고과에 반영이 되는 거죠. 그래서 반기에 한 번씩 그 점수를 채워야 하는데, 대부분 미루고 미루다가 마지막 주가 돼서야 부랴부랴 봉사활동을 했었어요. 봉사의 참 의미, 보람, 사회적 가치의 실현보다는 의무적인 행사로 여겨지기 시작했죠.


그렇게 11년의 세월을 보내고 헤이그라운드에 왔는데, 전에 이원코리아에서 목소리 기부받는 행사에 초대가 되었어요. 물론 부담스럽지만 거절할 수도 없어서 하게 됐어요. 그런데 저는 아직도 그때 목소리 기부하고 느꼈던 기분을 잊을 수가 없어요. 사실 누구나 사회적 가치에 대한 니즈가 있지만 방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잖아요. 돈을 기부하는 것과는 또 다른 나의 참여로 인한 보람이랄까요. 그런 측면에서 ‘목소리 기부’가 너무 좋은 솔루션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함께 일하고 있는 송인혁 작가님은 원래 TED에 베이스를 둔 분인데 TED의 엄청난 성장의 비결은 열린 번역 시스템 때문이에요. 처음에는 전문 번역가들에게 번역을 맡겼는데, 너무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사용자들의 불만이 이어졌죠. 컨텐츠에 대한 이해도가 너무 떨어졌던 거예요. 그래서 이걸 열린 번역 시스템으로 바꿨더니 퀄리티가 월등히 좋아졌어요. 자원봉사로 하는 분들은 그 컨텐츠에 관심이 있어서 그 분야를 깊게 파고드는 사람들이거든요. 영혼까지 이해한 사람들이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그런데 사실 이 외국어 컨텐츠는 자막뿐만 아니라 목소리도 필요하잖아요. 어린이도 그렇고, 시약자나 시각장애인들은 자막을 볼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송 작가님과 알탕을 먹다가 오픈 더빙 솔루션을 해야겠다 한 거죠. (중요한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는 그래서 알탕집에 갑니다.)

그때 MYSC, 하나금융그룹, SEN이 주최한 ‘하나 파워 온 챌린지’라는 사회혁신기업 지원 사업이 있었는데, 거기에 지원을 해서 저희가 뽑혔어요. 이런 솔루션이 기존에 있을 법도 한데 없더라고요. 기술적으로 어려웠던 것 같아요. 저희는 자막을 3초 단위로 다 끊어놨어요. 그걸 보고 3초씩 녹음을 하면, 나중에 싱크에 맞게 합쳐져서 하나의 컨텐츠가 완성되는 거예요. 


나의 목소리가 누군가에게는 자막이 되는 것이네요.

맞아요. 이번에 헬렌을 오픈하면서, 한빛맹학교 안승준 선생님 모시고 ‘헬렌데이’라는 행사를 했거든요. 시각장애인은 아무것도 못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제가 안승준 선생님한테 카톡을 보내면, 이분이 정말 앞이 안 보이는 분 맞나 할 정도로 바로 답이 와요. 아이폰이 문자를 음성으로 들려주는데, 그 속도가 진짜 빨라요. 시각장애인 분들은 청각이 굉장히 발달해 있잖아요. 저희는 못 알아듣는 속도를 바로 알아들으시고 쓰시더라고요. 

혹시 이런 생각 해보셨나요? 시각 장애인은 야동을 어떻게 볼까요? 시각 장애인은 컨닝을 할까요? 우리는 당연히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시각장애인도 야동을 보더라고요. (웃음) 또 시각장애인은 실제로 컨닝을 한대요. 소리를 통해 한 번에 여러 개의 답까지 전달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감각의 초극대화죠. 시각장애인도 똑같은 사람인데, 컨텐츠에 대한 접근이 너무 막혀 있는 거예요. 그래서 이들에게 막혀있는 컨텐츠에 대한 접근을 목소리 기부를 통해서 열어드리는 솔루션이 헬렌이에요. 


<헬렌데이>에서 강의하신 한빛맹학교 안승준선생님


회사의 대표로서 조직문화를 어떻게 만들어가고 계신가요?

사실 저는 의도적으로 제가 몸담고 있는 회사를 사랑해요. 내 몸속에는 우리 회사 상징 색깔의 피가 흐른다고 말할 정도였죠. 그런데 그런 제가 어느 순간 일의 의미를 잃어버린 거예요. 인사/교육 파트에 있으면서 일의 의미에 대한 컨텐츠도 만들고 그랬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걸 만들면서 제 일의 의미를 완전 상실해버렸어요. 저 말고도 일의 의미를 상실한 채 그냥 직장을 다니는 분들도 너무 많이 봤었고요. 그래서 저는 일의 의미라던지 조직 문화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게 되게 어려워요. 어렵기 때문에 대기업에서도 그렇게 신경을 쓰는 것 같고요.


저도 많이 공부하고, 주변 사장님들에게도 여쭤보면서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는데요. 저희 회사는 런치 토크라는 걸 도입했어요. 대체로 여럿이는 밥을 먹지만 대표랑 직원이랑 일대일로는 밥을 잘 안 먹잖아요. 저는 한 두 달에 한 번 날을 정해서 직원이랑 일대일로 밥을 먹어요. 그렇게 둘이 밥을 먹으면 굉장히 다양한 얘기가 오가고요. 그러면서 구성원이 가진 생각을 알게 돼요. 

또 독서토론도 하고 있고요. 좋은 TED 영상이 있으면 회의 때 같이 보고 서로의 생각을 얘기하기도 해요. 그러면 업무 얘기할 때랑 다르게 자기 얘기가 많이 나와요. 같은 책이나 컨텐츠를 보고서도 굉장히 다양한 시각이 나오거든요. 그럼 ‘이 사람은 이런 성향의 사람이었기 때문에 업무를 할 때 그 성향이 나온 거구나’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돼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좋다는 건 다 해보고 있어요. ‘이건 효과가 진짜 있구나, 이건 반응이 별로 없네’ 하면서요.


유니크굿컴퍼니의 회의 모습


칼럼과 책도 쓰시고 강연도 하시는 걸로 아는데요. 어떻게 작가와 강사가 되신 건가요?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너무 평범해요. 제가 전에 있던 이마트는 대졸 공채를 뽑으면 다 현장으로 파견을 해요. 현장에 있으면서 휴일이 월, 화가 됐어요. 그러니까 놀 친 구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월, 화만 되면 서점에 가서 하루 종일 책만 읽었어요. 현장 근무하던 2년 동안 책은 정말 많이 읽었죠. 그러다 나중에 인사팀으로 와서 국내 유명한 강사들을 많이 만나게 됐는데요. 그런 분들은 다 책이 있는 거예요. 한 번은 제가 궁금해서 “책은 어떻게 쓰는 거예요?” 하고 물어봤는데, “대리님도 당장 쓸 수 있어요” 하시는 거예요. 그 한 마디를 듣고 당장 주말에 스타벅스에서 혼자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그렇다고 바로 책이 나온 건 아니고요. 그러다 임신을 해서 육아휴직에 들어갔거든요. 둘째를 갖지 않는 한 이렇게 3개월씩 쉬는 날은 앞으로 오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육아휴직 프로젝트로 책을 쓰게 된 거예요. 아이 낳고 100일 지나고부터 책을 쓰기 시작했고, 3개월 동안 완성이 돼서 복직할 때 책을 갖고 돌아왔어요. 책에 일부러 회사 이름은 넣지 않았어요. 회사 명함 떼고 내 이름으로 된 뭔가가 있어야 한다는 걸 주니어 때부터 새기고 있었거든요. 책은 회사 이름 떼고 내 이름으로 된 프로젝트잖아요.

사실 처음부터 작가나 강사가 될 마음은 없었어요. 그런데 첫 책을 내니까 여러 군데서 연락이 오더라고요. MBC에서도 출연 제의가 들어와서, 방송국도 처음 가보고요. 사실 워낙 교육파트에 오래 있었다 보니까 강의는 제게 익숙하기도 해요. 옛날에 송 작가님 같은 분들 보고, 한번 와서 강의하면 내 월급을 받아가는 저런 삶을 살고 싶다 했었는데, 이제 제가 기업 강의를 갈 때면 그때 생각이 많이 나요. 그래서 일부러 교육 담당자들한테 잘해드려요. (웃음)


은영님의 근간 <나는 아직 준비중입니다>


은영님에게 헤이그라운드는 어떤 공간인가요?

저희가 헤이그라운드 1주년 때 <치우천왕의 비밀>이라고 리얼월드 프로그램했었잖아요. 저희가 조사를 했었는데, 뚝섬이 예로부터 비옥한 지역이었대요. 조선 태조 때부터 왕의 사냥터였고, 국가에 중요한 일이 있을 때 제사를 지내던 곳이 뚝섬이에요. 그래서 그거 아시나요? 부자들이 뚝섬에 많이 살아요. 기운이 좋아서요. (웃음) 그 뚝섬의 한가운데 헤이그라운드가 있어요. 그래서 이런 사실을 기반으로 스토리를 입혀 본 거죠. 이런 걸 팩션faction이라고 해요.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의 조합이죠. 그래야 사람들이 진짜라고 느끼거든요.

치우천왕이라고 이 곳을 수호하는 신이 있는데요. “뚝섬 중앙에 있는 헤이그라운드에 치우천왕이 보물을 숨겨 놓았다. 이 보물을 얻는 자 사업이 번창할지어다.” 이런 스토리를 씌운 거거든요. 실제로 저희도 여기 와서 사업 잘 되고 있고요. 그래서 그때 치우천왕의 보물을 숨겨놓고 했는데요. 무려 100명이 참여를 해서 헤이그라운드 매니저님도 깜짝 놀라셨어요. 헤이그라운드에서 굉장히 많은 행사를 하는데 이렇게 자발적으로 참여를 많이 한 적은 처음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헤이그라운드는 뚝섬의 가장 한가운데에 있는 곳으로 돈이 벌리는 곳이에요. 이건 저희가 오랜 기간 동안 연구를 하고, 실제 지도를 보면서 검증한 거예요. 그래서 저희는 “헤이그라운드 옆자리에 건물 세우고 싶다” 그런 얘기 자주 해요. (웃음)


헬렌도 헤이그라운드와 연관이 깊은 사업이에요. 처음에 이원코리아의 목소리 기부로부터 시작됐고, 중간에 MYSC가 도움을 주셨고요. 이번에 헬렌데이는 째깍악어와 콜라보를 해서 참여한 분들에게 아이 돌봄 서비스인 째깍악어 바우쳐를 드렸어요. 무려 네 회사가 관여한, 헤이그라운드의 커뮤니티 빌딩을 가장 잘 활용한 사례가 아닌가 싶네요. 뚝섬의 중앙 자리 헤이그라운드에 있으면 너무 좋은 회사들이 많고 일이 잘 풀려요. 너무 헤이그라운드 홍보대사 같나요? (웃음)



헤이그라운드 1주년 기념 리얼월드 <치우천왕의 비밀>


은영님은 ‘체인지메이커’를 어떻게 정의하고 싶으신가요?

체인지메이커는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사람들 같아요. 유니크굿컴퍼니도 세상이 당면한 문제를 유니크굿한 방법으로 해결하는 솔루션 회사잖아요. 기존의 것들에 애드온add-on을 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게 체인지메이커의 역할인 것 같아요. 저희가 하는 리얼월드도 그래요. 이미 여행사도 많고, 관광 프로그램도 많이 있지만, 너무 평범하거나 혹은 유니크배드하잖아요. 그걸 저희가 컨텐츠로 만들어서 스토리텔링을 경험하는 걸로 가는 거예요.


그리고 저희가 얼마 전에 영화 신과 함께 제작하신 원동연 대표님을 만났어요. 신과 함께가 시리즈 무비로 계속 나올 거래요. 그런데 3, 4편 나올 때까지 텀이 있잖아요. 그동안에는 유저들이 그걸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그래서 저희가 신과 함께를 리얼월드 컨텐츠 안에 담는 걸 계획하고 있어요. 일곱 개의 지옥을 직접 경험하는 거예요. 그래서 일곱 개의 지옥을 다 탈출하면 환생권 같은 걸 얻는 거죠. 리워드로 3편이 개봉할 때 시사회 초대권을 받거나 이렇게 풀어갈 수 있거든요. 영화산업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문제가 발생하고, 거기에 새로운 가치를 어떻게 담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잖아요. 원동연 대표님도 그런 면에서 체인지메이커이고, 이런 리얼월드 사업을 하는 저희도 체인지메이커인 것 같아요. 사실 ‘체인지’라는 넓은 단어 때문에 어렵긴 한데,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사람’이라는 심플한 정의가 저는 맞는 것 같아요.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너무 많아요. 일단 저희는 역사 교육에 대한 사명감이 있어요. 요즘 학생들의 역사 인식에 너무 충격을 받았었고요. 삼일절을 삼점일절이라고 읽고, 이완용이 누구냐고 물어보니까 독립투사라는 거예요. 문제가 심각한데 이게 외우는 학습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그런데 놀라운 건 체험한 건 절대 안 잊어버려요. 지금 근의 공식 말해보라고 하면, 우리 다 외웠지만 대부분 대답 못하시더라고요. 그런데 뜀틀 하는 방법이라던지 이런 체육활동은 다 기억하거든요. 몸으로 배운건 잊혀지지 않는 거예요. 마찬가지로 <김창수를 살려라> 할 때도 아이들이 체험을 하면서 역사 용어나 인물에 대해 굉장히 상세하게 기억을 했어요. 부모님들이 너무 좋아하셔서 앞으로 교과 프로그램으로 연결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또 수학여행에도 관심이 많은데요. 수학여행으로 경주 같은 데 가면 스탬프 투어 정도 하잖아요. 그런데 그건 스팟형인 거예요. 그걸 체험으로 바꾸면 정말 좋은 역사 교육이 되는 거죠.


또 하나는, 저는 성수동에서 10년 넘게 근무를 했었기 때문에 이 동네가 특별해요. 또 이 주변에 소셜 체인이 형성되어 있잖아요. 투어 프로그램도 있고요. 성수동에서 리얼월드를 해보고 싶어요. 서울숲에 언더스탠드 에비뉴라던지, 예쁘고 좋은 공간들도 많잖아요. 성동구청이랑 얘기해서 리얼월드를 하면 되게 활성화될 텐데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그래서 성동구청을 꼭 만나보고 싶어요. (웃음)


헬렌은 초등학생들과도 테스트를 해봤는데, 교육적으로도 좋고 이걸 하고 나면 되게 뿌듯해해요. 이게 원래 목적은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컨텐츠 제공이지만, 봉사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가치를 느끼거든요. 그래서 이걸 청소년 봉사인증과 연계하는 방법도 고민 중이고요. 이번에 하나금융그룹 CSR팀에서도 연락이 와서, 저희가 본사에 가서 목소리 기부를 받기로 했어요. 이렇게 기업이나 청소년 봉사활동 쪽으로 넓혀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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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그라운드는 체인지메이커들의 여정이 즐겁고 행복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들의 발자취가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과 용기를 주길 바랍니다.

본 인터뷰는 인터뷰이의 허가를 받아 작성한 게시물이며, 저작권은 게시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By 헤이그라운드 Community Manager 정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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