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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기 실전편
by June Dec 05. 2017

꼭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혼자 살기 실전편 - 그래도 있으니 좋더라 BEST 3

연말이 되니 크리스마스다, 블랙 프라이데이다, 해서 자꾸 나에게 선물을 사주고 싶어 진다. '내가 뭘 제일 갖고 싶을까' 고심 끝에 블루투스 스피커를 샀다. 언젠가 사은품으로 받았던 주먹만 한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는 좁은 집안에서도 움직이기만 하면 끊기고, 음질이 안 좋으니까. 그리고 마침 블랙 프라이데이로 마샬 스피커가 50%나 할인을 하니까. 스피커는 아직 미국에 머물러 있지만, 12월 안에는 올 거라는 아마존에 대한 믿음으로 크리스마스 선물을 미리 샀다. 

이렇게 나에게 준 선물들 중에 혼자 살기에 윤기를 더해준 추천 해주고 싶은 아이템, 없어도 별 상관은 없지만 있으니 좋은 아이템 Best 3을 꼽아보려고 한다. 


1. 잠옷 


원래는 아무거나 입고 잤다. 회사 체육대회 때 받은 티셔츠도 입고 자고, 동생이 이제 작다고 준 무릎이 나온 운동복도 입고 잤다. 잘 때 입는 옷은 밖에 입고 나가기 좀 그런 옷의 동의어였다. 그러다 무인양품에서 파자마가 품절 직전이라고 해서 왠지 모를 경쟁심에 하나 사 와서 입고 잤는데, 집안에서의 생활이 달라졌다. 오직 '자기 위해' 만들어진 옷을 입는 순간, 집안과 집 밖의 경계가 뚜렷해지면서 집안에 머무른다는 편안함이 온몸을 감싼다. 잠옷을 입는다는 건 이 시각 이후로 절대 집 밖에 나가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잠옷은 소파에 바람 빠진 풍선 인형처럼 누워 있을 때, 눈 뜨자마자 앉아서 베이글을 입에 집어넣을 때, 그 어떤 순간에도 집순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무인양품 잠옷 이외에 추천하고 싶은 브랜드가 있다면 오이쇼(OYSHO). 무인양품 잠옷이 너무 정직해 보인다면, 오이쇼에서 플라워 프린트 잠옷을 사면 된다. 최근에 한국에도 입점했는데, 만져보면 천이 부들부들 좋아서 계속 입고 싶어 진다. 


photo by Oysho https://www.oysho.com

 

2. 샤워가운 


샤워가운을 입는 일은 심리적 장벽이 있다. 샤워가운의 다른 말은 차가운 도시 여자, 혹은 도시 남자 같아서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고층 오피스텔에 와인잔 하나 정도 들고 입어줘야 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하지만 샤워가운은 욕실에 쌓여 있는 수건처럼 실용품에 불과하고, 그 효용이 대단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격도 저렴하다. 좋은 브랜드들도 많겠지만, 전통 강자 송월타월에서는 샤워가운을 3만 원대에 살 수 있다. 샤워를 하고 나서 수건으로 몸을 닦기 전에 샤워가운을 입고 얼굴에 로션을 바르거나, 물을 한잔 마시는 사이 샤워가운이 몸의 물기를 흡수해서 수건으로 몸을 닦는 수고를 덜어준다. 수건 세탁 횟수가 줄어든다면 솔깃하지 않은가? (물론 대신 샤워 가운 세탁을 해야 하지만) 게다가 허리에 가운 띠를 매는 순간에는 차가운 도시 여자의 느낌적인 느낌을 가져볼 수도 있다. 옷장에 샤워가운을 둘 데가 없다고? 결국 어질러질 게 뻔하다고? 걱정 마시라. 다이소에 가면 방문에 끼우는 옷걸이를 살 수 있는데, 욕실 문에 끼워두고 거기에 샤워가운을 걸어두고 샤워를 하러 들어가면 된다. 샤워를 하고, 샤워 가운을 입고, 몸을 마저 닦고, 1번 추천 아이템 잠옷을 입으면 집순이의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된다. 


photo by Oysho https://www.oysho.com

 

3. 향(香)  


인위적인 향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음식 냄새 없애는 용으로 초를 잠깐씩 태우기만 했었는데,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받은 룸 스프레이 샘플로 생각이 바뀌었다. 운이 좋게도 단번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향을 받은 덕분에, 지금까지도 똑같은 향을 쓰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향이 집안에 퍼지는 건 내 공간에 들어왔다는 안도감을 준다. 그 날 이후로 같은 향의 디퓨저를 계속 사서 쓰고 있다. 살 때마다 매번 다른 향의 룸 스프레이도 주셔서 여러 가지 향을 시험해 보거나 친구들에게 선물한다. 향이 퍼지는 따뜻한 느낌 자체를 원한다면, 캔들 워머를 추천한다. 그렇다, 향을 안 좋아한다더니 디퓨저에 캔들 워머도 샀다. 캔들 워머는 초를 끄지 않고 출근했다가 등줄기가 서늘해졌던 나 같은 사람이 쓰면 좋은 아이템이다. 전셋집이 타버렸을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검색하며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가는 경험을 하지 않을 수 있어서 좋고, 간접 조명으로도 쓰기 좋다. 밤에는 캔들 워머와 스탠드 등 두 개만 켜두고 있으면, 아늑한 느낌이 든다. 


메종데부지 http://storefarm.naver.com/maisondesbougies


이 글을 틈틈이 쓰고 있는 동안, 나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바다를 건너고 있다. 여러분,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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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여행기 <아, 이제 남미에 가야겠다>를 썼습니다. storyjungstor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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