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화. 가까움이 때로는 멀어지게 만든다

『소레나 루밸라: 정서복원소』

by heyna

[관계 피로] / [거리두기] / [자기 허용] / [투명한 실] / [루미]


사람을 만나는 일은 여전히 좋지만,
그 전에 먼저 계산부터 한다.
오늘은 뭘 조심해야 하지?
무슨 말을 준비해야 하지?
과연 이 만남이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만 불편한 걸까?
아무렇지 않으니 연락한 걸 텐데...
나는 왜 부담으로 느껴질까?
그런 자리, 피하고 싶어졌다.


정서복원소의 문을 열자
루미는 투명한 실 한 줄을 꺼냈다.
빛에 따라 희미하게 반짝이는 긴 실이었다.


“이건 관계의 실이에요.
너무 당기면 끊어지고,
너무 느슨하면 흩어지죠.
적당히 팽팽할 때,
가장 오래 유지됩니다.”


나는 그 말을 들으며
최근에 스스로 멀어진 사람들을 떠올렸다.
서운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했다.


가까움은 늘 좋은 것이 아니라는 걸,
나는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았다.

루미가 덧붙였다.

“멀어짐은 끝이 아니라,
간격을 다시 맞추는 과정일 수 있어요.
당신이 거리를 둔 건,
관계를 더 오래 지키려는 마음일지도 몰라요.”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부담되는 자리를 피하고 싶은 내 마음,
그건 이기심이 아니라
관계를 끊기 전에 균형을 맞추려는 몸의 신호였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 루미의 감정카드
멀어진다는 건 관계를 버린 게 아니라,
간격을 다시 맞추려는 움직임일 수 있습니다.


▽ 오늘의 마법 장치
투명한 실(끈)
가까워질수록 팽팽해지고,
적당히 풀릴 때 가장 오래 유지되는 관계의 상징.



NOTE by H.na…
가까움이 늘 정답은 아닙니다.
당신이 조금 멀어지고 싶은 순간은,
관계가 무너지기 전에 스스로 균형을 맞추는 시간일지도 몰라요.


정서복원소 / 루미 / 감정기록 / 관계피로 / 거리두기 / 작가H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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