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주의? 개인주의?
'외동같은' 아이들.
모든 외동이 다 이기적이거나 개인주의는 아니다. 형제자매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 남을 배려하는 건 아니듯. 그러나 흔히 '외동같다'는 말은 이기적이거나 배려없는 모습을 보이는 이에게 사용한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친해진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영락없이 '외동같은' 외동딸이었다. 벌써 10년도 더 지난 일인데, 한 번은 그 친구가 슈퍼에 가자고 했다. 둘이 간 슈퍼에서 그 친구는 아이스크림 냉장고로 향했고, 아주 신중하게 아이스크림을 골랐다. 그리고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아이스크림을 딱 하나 샀다. 나에게는 어떠한 질문도 없이. 나랑 같이 놀면서 그 친구는 그 아이스크림을 낼름낼름 다 먹었다.
이 일이 당신에게는 어떠한가. 아무런 특이점을 찾지 못하는 사건인가.
나 혼자 먹어도 부족할 것만 같은 과자 한 봉지. 지금 당장 먹고 싶은 그 과자 한 봉지. 그 한 봉지를 살 수 있는 돈이 있는데, 친구와 함께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나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는 것 같다. 첫번째는 비록 적은 양일지라도 과자 한 봉지를 사서 친구와 나눠 먹는 것. 다른 하나는 친구와 헤어지고 나 혼자 있을 때 사먹는 것.
그러나 요즘에는 이 두가지 선택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친구와 함께 있는 것이 과자를 혼자 사먹는 것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냥 내 돈으로 나 혼자 먹을 과자를 사서 먹는다.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친구가 혼자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은 게 충격적이었기에 아직까지 기억을 하고 있다. 나라면 친구 아이스크림을 사줄 수 없다면, 혼자있을 때 사러갔을 것이고, 당장에 먹고 싶었다면 친구에게 나눠먹자고 제안했을 것이기에. 그리고 이런 나의 생각이 보편적이고, 도덕적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렇게 느낀 것 같다. 그래서 그 친구가 나에게 아무런 말 없이 혼자 아이스크림을 사먹는 걸 보면서 서운한 감정을 느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다르다. 친구와 함께 있을 때, 설령 친구의 아이스크림을 사줄 돈이 있어도 그저 자신의 것만 구입해서 먹는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서운해하지 않는다. 진짜로 외동딸 외동아들이 많아서인지 '외동같은' 아이들이 참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