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귀를 온몸에 달고 있는 사람.
“너는 귀를 온몸에 달고 있는 사람. 네게는 이파리 같은 수 많은 귀가 달려 있어. 들어주는 사람, 감춰주는 사람, 안아주는 사람, 끝끝내 후회를 지워주는 사람, 너는 그들을 그들 자체로 가장 그들답게 있게 해주는 사람. 그들 목소리를 가장 가까이서 듣고 혹시 티가 섞일까 싶어 조바심내며 불안해하며 가장 정직한 방법으로 뱉어주는 사람. 그래서 너는 가장 가난한 사람. 이름을 지우는 존재라는 거. 네 몸에 여름 나무 이파리 같은 귀들이 쫑긋 제 몸을 세우고, 잘못 듣고 잘 못 들을까 봐 서로 쉬쉬하며 들어주는 사람. 그래 그거, 들어주는 사람..., 들어서 주는 사람.”
- 문학하는 마음, 김필균 인터뷰집 서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