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한봉규 PHILIP Jan 5. 2020
표지 디자인을 선정한 후 ‘아이컨택’ 기법이 있으니 한번 참고해 보라는 말에 디자이너를 졸랐다. 잠시 후 디자이너가 내 논 표지(안)는 ‘악마를 보았다’라고 이구동성 할 만큼 책 콘셉트와 달랐다. 디자이너 역시 마땅한 소품을 찾지 못한 점이 있다고 했다. 시안을 본 후 어떤 디자인 액세서리를 가져와도 원안보다 낫겠다 싶지 않았다.
표지 디자인은 원안 즉, 체스 게임 말 나이트 옆모습으로 확정하고 새로 만든 표지(안)는 폐기하려니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활용할까? 궁리 끝에 ‘b컷’이라 이름 짓고 심심풀이 삼아야겠다.
원안보다 강렬함은 눈동자 때문이다. 게다가 나이트 골격을 더하니 흠칫한다. 이모저모로 쓰려는 데 괜히 원안에 흠집 난다고 만류도 한다.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면 모를까. b컷은 요렇게 쓰는 선에서 만족해야겠다. 간혹 b컷이 더 주목받곤 하는 데, 그것은 아마 원본과 다른 색다른 매력이 있어야 하고, 그 매력이 시절과 맞아 b컷을 소구 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 한 마디로 '뜨기 위해서'는 우주의 기운이 들어와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원안이든 b컷이든 모두 #해결에_집중하라 책을 만드는 과정 기록이다. 쓰지 못하는 이유는 있지만 깨물면 아픈 손가락인 탓에 b컷 역시 귀한 흔적이다. 훗날 말이다 책 역사를 더듬을 때 이 기록을 보며 웃는 날이 있을 것이다. 특별한 삶이 따로 있을까. 오늘 있었던 작은 흔적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한 탑 한 탑 쌓는 인생 탑 아니겠는가. 탑돌이를 하며 소원을 빌어야겠다. 어느 인연이든 함부로 대하지 않고, 사랑 여기서 더 빠진 인생을 살지 않도록 지혜와 용기를 빌려 달라고 말이다. 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