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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예림 Sep 03. 2023

시작은 그렇게

시작은 그렇게



나가주세요


열린 문의 되감기

힘없이 닫히는 소음


후두두 어색함이 떨어지던

건물 아래 그와 나

차가운 공기 한 스푼


내리는 게 비였다면

빗소리로 채워졌다면

덜어졌으려나 두 스푼


소고기와 돼지고기

망설임 없이 고른다


옆으로 치이고 위아래로 겹쳐지는

투명한 맥주잔

그 사이로 훤히 비춰지는

그의 속마음


길쭉한 종이백

채울 만큼 성큼 쌓여버린 애정

와인 한 병이 쪼르르 비워진다


외로움 밀려든 밤

문자 한 통에 쪼르르


이왕이면 포도보단 샤인머스켓이요


비웠던 와인잔

와인 한 병이 쪼르르 채워진다


시그널, 스파크

웬만하면 점등보단 소등이요


힘 있게 열린 소음

닫힌 문의 빨리감기


이제, 들어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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