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26-27 페이지
관아재고 觀我齋稿'는 조선 후기의 문신 조영석趙榮祏 (1686, 숙종 12~1761, 영조 37 )의 시詩·서序·기記·제발題跋 등을 수록한 시문집입니다. 책에는 18세기 한국의 시·서·화의 발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저자 조영석은 물론 정선·이병연 등에 관한 기록들이 있습니다. 1984년에 필사본 2 책을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영인했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원문 이미지를 제공했습니다.
번역 습작입니다.
이령공李令公이 나의 병이 나음을 축하한 시를 차운하다
못에 붉은 연꽃 피어 향기 가득하다고 아전이 아뢰니, 마땅히 시 한수 지어 문 너머 옥정玉井[1]에 화답하리.
꿈결같은 구지仇池[2]와 아득히 멀어진 긴 하루, 적적한 침상에 누워 지난날 취했던 아찔함 떠올리네.
연꽃 신선이여, 서둘러 떠나지 마오, 이 몸의 피로 가시기를 기다려 그대 옆에 다시 서리니
원문 중 주석
작년에 한전寒田과 함께 못의 연꽃을 감상했으나, 지금은 내가 병으로 누워 지척에 있으나 가지 못하여 이로써 한탄하고 한스러운 뜻을 보인다
[1] 옥정(玉井): 도가적 이상향을 상징하는 신선의 거처. 병든 현실과의 대비로 사용됨.
[2] 후한서에 등장하는 고립된 산악 지명. 화자의 고독감과 현실 도피 욕망 반영.
其二
작은 못에 늦은 연꽃 피고, 높은 홰槐나무에 해 그림자 더디 간다.
한가로운 유람(清逰)으로 지난 세월 좇으니, 물색物色(자연)은 다시 가을이로다.
붉은 꽃은 시 읊는 자리에 어울리고, 푸른 줄기는 낚싯줄에 걸리네.
해마다 인간사는 달라져도, 이공李公의 시구 한수 보태 얻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