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 요리에 무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남편 그리고 복이. 그들은 면 요리 레시피를 늘 애정을 가지고 찾아본다. 쇼츠, 유튜브, 블로그 등. 취미 생활을 공유하는 부자는 아름답다.
1차 저녁 원팬 토마토 파스타
야심 차게 저녁으로 파스타를 해준다고 했다. 남편이. 나는 스파게티 면은 소화가 힘들어 안 좋아한다. 여러 번 반복해서 말했지만 메뉴를 바꾸지 않았다. 신나서 재료를 준비하며 이것저것을 내 주방에서 자신의 주방으로 옮겨 달라고 부탁했다. 아이고 다리야.
메뉴는 원팬 토마토 파스타. 요즘 유행이랬다. 주말에 사 온 스파게티 소스 세 병은 멀쩡하게 뚜껑이 닫혀 있었다. 그럼 저 넓은 팬에 부글부글 끓고 있는 벌건 건더기와 물과 뻐덕한 면은 무엇이란 말인가. 마트 행차를 하신 남편은 또 20리터 불투명 봉지에 비밀스러운 무언가를 잔뜩 사 왔다. ‘나는 스파게티 소화가 안 된다고요’를 외쳐도 제 흥에 겨워 듣지를 못한다.
“버터, 소금, 간장이 필요해. ”
숟가락과 그릇을 내 손에 쥐여준다.
“눼눼.”
그러곤 보여주는 토마토 통조림 캔. 마트에서 이천 몇 원을 주고 샀다고 했다. 이것만 넣고 팬 하나에 끓이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그런데 버터도 소금도 간장 등등을 넣으면 그냥 소스 사서 부어 먹는 게더 편한 것 아닌가 나는 생각했다. 그러나 정말 원팬에 남편의 손으로 뿌리고 넣은 조미료 몇 가지를 첨가해 15분 여만에 스파게티가 완성되었다.
색깔은 정말 빨간빛이 토마토케첩 색깔이었다. 맛은 정말 끝내주게 맛있다. 그런데 내 우려대로 면은 딱딱하다. 남편은 스파게티 면이 원래 그렇다고 했다. 그러더니 그냥 면도 질긴데 일 인분 물에 이인분 면을 넣고 했더니 중간에 물이 다 졸아 면이 덜 익은 것 같다고도 했다. 굵은 면이라서 더 그렇다고 했다.
음식 하는 남편의 정성을 생각해 소화가 잘 되도록 딱딱한 면을 꼭꼭 씹어서 먹었다. 아내가 한 그릇의 스파게티를 다 비우자 남편은 이번엔 통조림으로 했지만 다음번엔 진짜 토마토로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 올해에는 비닐하우스에 토마토를 잘 키워보겠다고도 했다.(지난해에는 바깥에서 물을 많이 주는 작물들과 키웠더니 많이 갈라졌다. 한다면 하는 사람이니 올해에는 정말 토마토를 키워 토마토 스파게티를 원 없이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요리와 시식이 끝난 후, 만족스러웠던 남편은 다음 요리를 준비했다. 캔통조림을 인터넷에서 더 주문했다. 그러곤 바로 마트 행차를 감행했다. 토마토 통조림 400그램 5개와 스파게티면 2개를 사 왔다. 다음날 복이에게 레시피를 알려준다며 또 신이 났다.
2차, 늦은 밤 원팬 토마토 파스타 과외
늦은 밤 스파게티 소식을 들은 복이는 야밤에 끓여 먹을 계획을 세웠다. 남편의 요리 강연이 시작되었다. 원팬을 강조하며 저녁때와 마찬가지로 완벽하게 만들어진 스파게티는 1인분으로 물양을 알맞게 맞추어 면이 잘 익었다. 면을 또한 좋아하는 복실이는 야밤에 폭식을 하고 입술이 벌겋게 되었다. 한 그릇을 넷이서 나눠 맛을 보았다.
3차 크랩로제 파스타 복이편
복이는 자신의 또 다른 스파게티 요리를 준비했다. 속성으로 빠른 배속으로 요리 프로를 시청했다. 복이도 나름의 레시피를 보고 연구한 후에 요리를 한다. 핸드폰은 복이의 친구이며 요리 스승이다. 물론 아빠에게 배운 것도 해 볼 것이다. (그건 다음날로 미뤄졌다.)
주체적 주도적 복이 만세! 복이는 크랩로제스파게티를 끓인다며 재료를 꺼냈다. 양파 대신 배추가 불려 나왔다. 크랩로제 소스와 마늘과 소시지를 준비했다. 버터와 후추도 꺼냈다.
마늘과 버터향이 달큼하고 고소하게 퍼진다. 양파 대신 배추를 잘게 썰어 넣어 지글지글 볶았다. 소시지를 썰어 넣고 소스도 넣고 면수를 조금 첨가한다. 가끔 저어주며 끓이다 삶은 면을 투하하고 볶는다. 물이 없도록 볶는다. 볶음면 느낌이 나도록 계속 볶는다. 면이 조금 끊어지며 불은 느낌이 나지만 색깔과 비주얼이 좋다. 나 한 입 얻어먹는 동안 한 그릇을 다 비웠다. 사진도 못 찍고 억울했다.
4차, 그래서 아침에 다시 복습해 보는 크랩 로제 파스타 엄마 편
귀찮아서 마늘은 크게, 배추도 크게 썰었다. 귀찮아서 버터를 뺐더니 단향이 안 올라온다. 버터를 후첨하였다.
면은 10분 푹 삶았다. 소시지 대신 스팸을 넣었다. 고춧가루, 후춧가루를 솔솔 뿌렸다. 복이가 4분의 1만큼 쓰고 남은 소스를 마저 다 넣었다.
면 양이 너무 많아서 면의 반은 대기시켰다. 늘 대충 하는 나의 요리는 뭔가 많이 모자라다.
소스 색깔이 좀 김치찌개 같아 보이지만 맛이 일품이다. 복이를 제외하고 아이들 셋이서 맛있다고 입술에 스파게티 립스틱을 바르며 먹었다. 음하하하하! 나도 스파게티 요리사!
5차 남은 면 처리 토마토소스 이용 스파게티 엄마 편
남은 면이 붇기 전에 빠르게 야채를 볶고 소스를 넣었다. 로제소스는 병째 부어서 다 먹었고 이번엔 토마토소스를 반만 부었다.
빠르게 했더니 뭔가 깊이가 부족했다.
6차 어제의 쓰던 소스병을 찾는 복이.
볶음밥 복이편.
오후 3시까지 낮잠을 자고 일어난 복이는 아침의 요리에 대해 알지 못한다. 자신이 쓰던 소스를 찾았지만 찾지 못했다. 토마토소스 반통만이 남았을 뿐이다. 토마토소스는 싫었는지 김치볶음밥을 해 먹겠단다. “엄마 저녁해야 하니까 주방 쓸 시간 30분만 줄게. ” 복이는 처음으로 김치 냉장고에서 김치통을 꺼내 김치를 잘랐다. 파를 송송 썰고 볶고 김치를 넣었다. 그리고 간장을 들이부었다. 긴급하게 김치를 더 넣었다. 짜지는 않을까... 남편이 사 온 새 팬 위로 주걱이 요란하게 움직이는 소리가 난다. 태우는 건 아닌지... 곧 탄 내가 올라온다.
집에는 아직 토마토 통조림 4개가 남았다. 가게 앞 마트에서 다 쓸어 담아온 건 아닌지...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매한 통조림도 6개 도착할 예정이다. 우리의 원팬 파스타는 다음 주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그리고 복이의 요리도 계속되겠지? 이제 방학 시작이다. 복이의 활약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