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는 기억 ㅣ 엄마는 육아 중 ♪
결혼하고 처음으로 남편이 없는 두번의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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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내는 소리_ 그러니까, 매일이고 뭐먹지? 뭐먹고 싶어? 를 48시간 이상 듣지 않았고 아기를 보아야 할때면 꼭 화캉스로 떠나 한동안 돌아오지 않던 그 꼬라지도 눈앞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야밤에 잠들라치면 골아대는 그 코골이와 뿡쁑대는 그 크나 큰 방귀소리도 1301호에서 잊혀질 만큼 그가 내 곁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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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옆에 붙어 하루 한번이라도 기저귀 갈아주는게 이리 좋았음을 깨닫는다. 어쨋든 컴백한 그는 장례식과 결혼식 그리고 그 뒷풀이를 행차했을 피곤함에 침대에 붙어버렸다. 그래도 성실함이 몸에 베여있는 그는 두시간도 채 되지 않아 일어나서는 내게 다시 나타났는데 갑자기 침대에서 사라져 버렸던 그에게 난 “ 뭐했어 ? “ 라고 물었고 그는 “씻었어. 욕실에 있었는데” 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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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를 살폈다.
위아래 그리고 양옆으로 살폈따.
그리곤 한마디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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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가 안나는데 ? 씻은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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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칼의 샴푸향을 내게 비벼대며 확인사살을 해주던 그가
멋쩍게 웃으며 “씻었다고”를 다시 반복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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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런게 부부인거겠지.
이런 대화와 이런주말이 우리가 가족이라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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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했다 남편님아.
당신의 이틀간의 외박생활 - 그거 참 고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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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아버지 발인 잘 마쳤다니 너무 다행이고
또 다른 친구는 결혼을 했음에 축하한다고 전해주려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