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의 가스라이팅
기록하는 기억 ㅣ 엄마는 육아 중 ♪
가스라이팅의 시작은 동요에서부터
착한 어린이 - 뽀로로와 노래해요
착한 어린이는 다투지 않아요
누가 누가 뭐라 해도 하하하 웃지요
언제나 친구들과 사이좋은
가장 착한 어린이는
바로 바로 바로 나나 나 뽀로로
착한 어린이는 울지도 않아요
누가 누가 뭐라 해도 하하하 웃지요
넘어져도 일어나 활짝 웃는
가장 착한 어린이는
바로 바로 바로 나나 나 루피
착한 어린이는 장난치지 않아요
누가 누가 뭐라 해도 하하하 웃지요
언제나 친구들을 도와주는
가장 착한 어린이는
바로 바로 바로 나나 나 에디
착한 어린이는 빼앗지 않아요
누가 누가 뭐라 해도 하하하 웃지요
친구에게 나눠주고 같이 쓰는
가장 착한 어린이는
바로 바로 바로 나나 나 포비
그보다 가장 착한 어린이는
바로 바로 바로 우리 우리 우리
모두랍니다
노래출처: 뽀로로와 노래해요 中 착한 어린이
아이와 함께 동요를 듣다가 문득 뒷통수를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노래가 과연 맞는건지 하고 말이다. 그래 착한 어린이 정말 좋지, 말 잘듣는 아이는 더 좋고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노래로 만들어서 이걸 강요하는게 과연 맞는건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아이가 울 수 도 있고 장난치면서 크는거지 누가 뭐라해도 하하하 웃을거 까진 없지 않나,
이렇게 까지 가스라이팅을 해야하나 싶었다.
동요 특유의 반복됨과 발랄한 음율 속에 이리도 사악한 어른들의 마음이 녹아있었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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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 마음도 그렇다. 저 노래가사처럼 아이가 행동하고 지내만 준다면 어찌나 편하고 좋을까 말이다. 내가 바라는 바도 어느정돈 맞지만 사고를 치더라도 아이답게 컸으면 한다.
그러니까 내 아이는 그저 아이의 나이에 맞게 아이스러움이 뭍은 채로 그렇게 하루하루 자라나길 바란다.
그런데 생각보다 동요 속 가스라이딩은 참으로 많다. 곰세마리에서는 아빠는 뚱뚱해도 엄마는 날씬해야 한다고 말하는것 같고 개굴개굴 개구리가 노래하는 그 노랫말 속에는 아들 손자 며느리가 언제든지 다 모여있어야 할 것 같고 핑크퐁 노래 중에는 9시에 잠들지 않으면 늑대아저씨가 잡아간다고도 한다.
그러고보면 어릴적 부터 아무렇지도 않고 부르고 익히고 그렇게 세뇌당한 것이 한두개가 아닌 것만 같다. 날 사랑하는 부모님에게서 조차 어쩌면 "이래야만 한다"고 그렇게 치부된 일이나 "올바르게 하는것" 이라는 행동 수칙들이 스며들어 나라는 사람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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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참 무섭다.
그래서 그냥 결심했다. 적어도 이것이 강요인지는 한번 더 생각하고, 아이에게 해야 할 말을하고, 행동을 유도하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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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든 것이 참 힘들다. 식사자리 예절부터 옷입는거 장난감을 정리하는 것 까지 사실 정해진 것이 없다고 해주고 싶지만 어쩐지 그래야만 하는 것들이 널리고 널렸고 속히 말하는 ‘바르게’의 규범은 언제나 가스라이팅을 동반할 수 밖에 없는 거 아닌가 싶다.
번외로 우리나라 전국민이 정부로부터 받은 가스라이팅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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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물부족 국가’라는 타이틀이다. 물을 아껴쓰라는 포스터는 아마 내 나이대라면 어릴적 어디서든 마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변기에는 벽돌을 넣고 씻을때는 물을 받아서 써야 한다는 등의 물을 절약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을 학교에서도 알려주고 실천하게끔 장려 하였다. 그리고 목욕탕에는 늘 물 부족 국가라는 포스터가 버젓이 붙여있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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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알고보니 생각보다 우리나라는 물이 참 좋은 나라였다. 해외여행만 가도 우리나라 물이 얼마나 맛좋은지, 그동안 얼마나 깨끗한 물로 내몸을 씻고 있었는지 깨닫게 된다. 정부가 그 시절 가지고 있는 소중하고 깨끗한 물이라는 자원을 아끼고 유지하고자 했던 그 가스라이팅이 결과적으로 앞으로도 쭉 깨끗한 물을 쓰는 나라를 위한 것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이 바람은 앞으로도 현실속에 쭉 이어지길 바란다.
그런거보면 좋은 뜻으로 하는 가스라이팅은 되돌아봤을때 속았다는 기분보다는 다행이다는 생각이 드는건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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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물 깨끗한 물을 쓰고 있는 지금 처럼 아이가 자라남에 있어 올바른 행동을 위해 아이에게 강조해야 할 것도 있을 분명 있다.
아무튼, 그래도 가스라이팅은 안좋은건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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