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fi Electronics
아날로그의 정점에서 아날로그의 출구까지,
최고의 아날로그 음반 MFSL이 만들어내는 최고의 아날로그 경험
모바일 피델리티 사운드 랩(Mobile Fidelity Sound Lab, MSFL). 오디오파일이거나 고음질 음반 수집가라면 한 번 쯤 들어봤을 이름이다. 미국의 오디오파일 전문 음반 제작사인 모바일 피델리티 사운드 랩은 국내에는 정식 수입된 적은 없지만, 워낙 유명한 하이엔드적인 아날로그 음반 제작 기술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은 업체이다. 덕분에 국내 오디오 애호가들 중에는 인터넷을 통해 이 회사의 음반을 구입한 분들은 꽤 있을 것이다. 갑자기 하드웨어 소개란에 소프트웨어인 음반 업체의 이름을 언급한 이유는 이 아날로그 음반의 끝판왕으로 불리우는 업체가 아예 아날로그 턴테이블까지 내놓았기 때문이다. 궁극의 퓨어 아날로그 음반 업체가 그 음반의 진가를 보여주기 위하여 자신들의 명예를 걸고 턴테이블을 내놓았다. 도대체 어떤 엄청난 특별함이 있는 것일까? 오늘의 주제는 모바일 피델리티 사운드 랩의 하드웨어 사업부인 모파이 일렉트로닉스(mofi electronics)의 스토리이다.
모파이 일렉트로닉스를 소개하기 위해서는 먼저 모체가 되는 음반사인 모바일 피델리티 사운드 랩(이하 MFSL)에부터 알아두어야 한다. 미국의 하이엔드 오디오파일 음반사인 MFSL은 레코딩 엔지니어인 브래드 밀러(Brad Miller)가 설립한 음반 업체로 1950년대말부터 60년대 초에 LP를 만들어내던 업체였다. 마이너 레이블인 MFSL은 팝이나 클래식 등의 몇 가지 자체 제작 음반들이 있긴 했지만, 음반 기획 전문 레이블이라기 보다는 고음질 위주의 음반 제작 기술을 가진 스튜디오에 가까웠다.
MSFL이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1977년부터 발매한 “오리지널 마스터 레코딩(Original Master Recording)” 시리즈 덕분이다. 이 시리즈로 발매된 일련의 LP들은 당대 최고의 음질을 자랑하는 음반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시리즈의 이름이 의미하듯이, 오리지널 마스터 레코딩은 MSFL의 자체 기획, 제작 음반이 아니라 이미 기존에 발매된 타 음반사의 녹음을 라이센스하여, MSFL이 하이엔드적인 기법의 아날로그 리마스터링 프로세싱을 통해 기존 녹음을 새롭게 리마스터링해낸 고음질 음반이다.
70년대에 이런 음반 제작 방식이 등장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970년대에는 두 번에 걸친 석유 파동이 있었다. LP의 원자재인 비닐은 석유 화학의 부산물인데, 이러한 유가 급등 사태로 인해 LP의 제조 원가가 높아지게 된 것은 당연지사였다. 음반사들은 음반의 두께와 무게를 낮춰 제조 원가를 줄이기 시작했고, 1차 생산된 비닐이 아니라 재활용으로 만들어진 비닐들을 사용하여 원가 낮추기에 노력을 기울였다. 중량의 감소와 재활용 소재의 사용은 당연히 음반의 음질 저하가 뒤따라, 팝/클릭 노이즈와 표면 불량으로 인한 노이즈들이 LP에서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LP의 음질 저하에 반기를 들고 MFSL은 퓨어 비닐 소재로 200g 중량의 오디오파일용 고음질 리마스터링 음반 제작에 뛰어든 것이다.
물론 MSFL의 고음질 음반은 단순히 소재의 순도와 무게만 늘린 것이 아니다. ‘오리지널 마스터 레코딩’이라는 이름이 의미하듯이, 이들은 LP 생산의 모체가 되는 마스터를 완전히 새롭게 다시 만들었다. 오리지널 녹음의 마스터를 가져다가 MSFL의 자체 기술로 완전히 다른 새로운 마스터를 제작하여 LP를 프레싱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새로운 마스터 제작을 위해 ‘반속 마스터링(Half Speed Mastering)’이라는 자체 기술을 개발해냈다. 이름처럼 이 기술은 원본으로부터 새로운 마스터를 제작하기 위해, 1배속이 아닌 0.5배속으로 기존 녹음을 새로운 마스터 테이프로 트랜스퍼했다. 이를 통해 아날로그 원본에 담긴 모든 정보가 하나도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한 마스터 제작 기법이다.
사실 이 기술은 MSFL이 최초로 개발해낸 기술은 아니다. 1958년부터 영국의 데카 레코드가 자사의 클래식 녹음들의 제작에서 이 방식을 적용하여 아날로그 LP를 제작했었다. 1960년대 말까지 사용되었으나 이후에는 자취를 감추고 말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시간과 비용으로 인한 경제성 때문이었다. 음질이 좋기는 했지만, 마스터 제작에 걸리는 시간과 인건비가 몇 배나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MSFL는 음질을 위해 이 방식을 도입하고, 녹음 원본으로부터 MFSL의 자체 마스터를 제작하는 과정에 일체의 컴프레션이나 리미팅 같은 처리는 하나도 넣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리마스터링 과정 중에 흔히 사용하는 EQ도 쓰지 않거나, 쓰더라도 극히 필요한 일부 과정에만 사용하는 방식으로 아날로그 원본을 극상의 상태로 되돌려내는 데에 심혈을 기울였다.
물론 처리 과정만 고순도의 아날로그적 기법을 사용한 것이 아니다. 이 모든 과정에 사용된 아날로그 리마스터링 시스템도 모두 자체 기준의 사양을 정해, 특별한 엔지니어들에게 기기 제작을 의뢰하여 완성한 MSFL의 커스텀 사양의 특수 장비만을 사용했다. 그리고 LP의 원료인 비닐도 재활용이 아닌 1차 생산 원료의 오리지널 비닐 그대로를 사용하고 중량도 200g 수준으로 높였다. 특히 MFSL의 음반에 사용된 비닐은 소위 '수퍼 비닐(Super Vinyl)'이라 부르는 이 음반 소재가 사용되었다. 이 수퍼 비닐은 본래 JVC가 70년대 초중반에 등장한 4채널 아날로그 재생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개발된 4채널 LP 제작용 소재를 일반 LP에 적용한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리마스터링으로 다시 태어난 MFSL의 음반은 발매와 함께 큰 성공을 거두기 시작했는데,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게 해준 것은 1979년 발매된 핑크 플로이드의 의 오리지널 마스터 레코딩 버전이었다.
고음질 리마스터링으로 성공을 거두기 시작하자 일부 경쟁자들이 등장했으나, MSFL은 끊임없는 자체 혁신을 통해 Ultra High Quality Records™(UHQR)을 비롯한 새로운 기술을 담은 음반들로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1980년대 중반에는 LP 뿐만 아니라 CD로도 시장을 확장했다. 아날로그 뿐만 아니라 CD로 시작된 디지털 마스터링 시대에도 이에 걸맞은 새로운 리마스터링 기술들을 꾸준히 개발해냈다. Original Master Recording™ CD와 24K 골드 Ultradisc™ CD 그리고 Ultradisc™ Ultra High Resolution™ (UHR) 등이 그 결과물들이다.
위와 같은 MFSL의 시리즈 이름들은 단순히 리마스터링에서 약간 음색만 바꾸고 만들어낸 광고성 이름들이 아니다. MFSL은 이러한 고음질 음반 제작을 위해 마스터 원본에서 새로운 MFSL 마스터를 만들고 이를 사용하여 커팅 마스터를 제작하는 전 과정에 자체 개발한 특수 마스터링 기기들만을 사용하고 있다. 기존 스튜디오들에 없는 이 특별한 마스터링용 장비는 EAR을 이끌고 있는 엔지니어, 팀 파라비치니의 작품이다. 그는 오리지널 마스터 테이프를 복사하고 편집하는 리마스터링 트랜스퍼 장비와 최종 마스터로 프레싱용 마스터를 제작하는 커팅 헤드까지, 한마디로 아날로그 시작에서 끝까지 만들어내는 전 과정의 장비를 특수 사양으로 직접 개발해냈다. 전 세계에서 MFSL에서만 볼 수 있는, 이 특별한 고음질 전용 리마스터링 시스템이 바로 GAIN(Greater Ambient Information Network)이다. 이 GAIN 시스템은 MFSL 음질의 핵심이며, 아날로그 LP가 아닌 CD와 SACD를 위해서는 별도로 설계, 제작한 GAIN2 시스템이 사용된다.
1980년대를 거치면서 CD도 내놓기 시작한 MFSL은 2000년에는 SACD도 카탈로그에 추가하기 시작했다. SACD는 CD와 같은 디지털 미디어였지만, 여전히 MFSL은 LP와 마찬가지로 SACD도 오리지널 아날로그 마스터로부터 리마스터링 작업을 시도하여 음반으로 제작되었다. 특히 SACD는 PCM 방식에 의한 리마스터링이 아닌, 순수한 DSD 인코딩으로 제작하여 오리지널 아날로그 녹음의 순도를 있는 그대로 전달해주었다. 이렇게 제작된 MFSL의 음반들은 타이틀당 5000 카피 정도씩만 한정 생산 판매하고 모두 절판시켰다.
1999년 11월, MFSL의 음반 배급을 맡고 있던 중간 유통상이 부도가 처리가 되면서 MFSL은 커다란 위기를 겪게 된다. 생산된 모든 음반은 유통상이 가져갔지만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한정 라이센스, 한정 생산으로 버티는 작은 스튜디오에게는 청천병력같은 일이었고, 결국 MFSL은 문을 닫게 되었다.
2001년, 부도 처리된 MFSL은 그대로 사라지는 듯 했으나, 시카고의 오디오 유통 업체인 뮤직 다이렉트(Music Direct)를 보유한 사업가, 짐 데이비스(Jim Davis)가 MFSL의 모든 자산과 브랜드를 인수했다. 그리고 MFSL을 자신의 회사인 뮤직 다이렉트 소속으로 끌어들였고, MFSL이 보유한 모든 리마스터링 기술과 GAIN 시스템 그리고 그들이 발매했던 음반들에 대한 지적 재산권이 모두 함께 이전되었다. 모든 재정적 문제를 정리한 뒤, MFSL은 다시 문을 열게 되었고, 사운드 엔지니어들은 다시 합류하여 MFSL의 철학에 맞춰 본래의 모습대로 음반을 리마스터링하게 된다.
2007년부터 불어닥친 아날로그 부활 덕분에 MFSL의 매출은 과거에 비해 5배나 매출이 높아지는 호황을 누리게 되었다. 젊은 층들이 음반을 구입하여 자연스럽게 MFSL이라는 레이블의 가치가 시장에서 알려지게 되었고 ‘마니아들이 찾는 음반, 고음질 리마스터링 음반’이라는 명성으로 점차 MFSL은 음반 시장과 음악 시장에서 고음질의 대명사로 각인되기 시작했다.
높아진 MFSL의 브랜드 가치와 음반 매출의 증가는 자연스럽게 턴테이블의 매출로 이어졌다. 신규 아날로그 고객들이 늘기 시작하면서 보급형 턴테이블부터 중급 턴테이블까지 대중적인 아날로그 수요는 빠르게 늘었다. 이러한 아날로그 수요는 다시 고음질 턴테이블에 대한 요구를 강하게 만들었다. MFSL의 모회사가 되는 뮤직 다이렉트는 누구보다도 빨리 이러한 반응을 알아챘다. 자사의 턴테이블 매출 상승과 함께 고객의 문의가 많은 상품군이라는 것이 현장의 보고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저가 턴테이블이 즐비하게 나와있었지만, 정작 MFSL의 음반이 지닌 고음질을 제대로 소화해줄 만한 턴테이블은 이 가격대의 제품들 중에는 딱히 추천할 만한 제품이 없었다. 이를 몇 년 동안 지켜본 사람이 뮤직 다이렉트의 부사장, 조쉬 비자(Josh Bizar)였다. 그는 이러한 시장 상황을 정리하여 대표인 짐 데이비스에게 보고하며, MFSL의 이름으로 된 턴테이블과 카트리지 그리고 포노 앰프까지, 하나로 된 아날로그 재생 시스템을 내놓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조쉬 비자는 이미 수 년 동안 MFSL의 음반 유통을 담당하며, MFSL의 엔지니어들과도 많은 대화를 나누어왔기 때문에 시장의 수요와 가능성을 익히 예측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아이디어는 곧바로 제품 기획 및 개발로 이어졌다.
2014년 2월, 뮤직 다이렉트와 MFSL은 제품 개발을 시작하며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다. 바로 모파이 일렉트로닉스(MOFI Electronics)가 그것이다. 모든 기획과 개발은 MFSL과 뮤직 다이렉트의 대표인 짐 데이비스 아래에서 진행이 되었지만, 이들은 새로운 턴테이블과 포노 프리앰프 그리고 카트리지 등의 하드웨어를 MFSL의 이름으로 내놓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MFSL은 하드웨어 제조사가 아니라 순수한 리마스터링 스튜디오였고, 이미 잘 알려진 브랜드 가치가 그렇게 설정되어 있었다. 오히려 MFSL의 이름으로 제품을 내놓는 것은 MFSL의 명성을 해칠 수도 있었고, 하드웨어는 사실상 별개의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모든 기획, 개발, 튜닝은 MFSL이 참여하지만 실제 제작과 생산, 유통을 위해 별도의 조직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모파이 일렉트로닉스’라는 이름의 회사를 설립한 것이다.
짐 데이비스는 이를 위해 새로운 회사 운영팀을 구축했다. 와디아 디지털의 대표였던 존 스캐퍼를 사장으로 영입하여 새로운 회사의 구조와 영업 네트워크를 만들도록 했고, 제품의 기획과 개발은 MFSL의 엔지니어들과 협의하여 전문 엔지니어들을 찾아냈다. 이미 짐 데이비스가 인수한 회사 중에는 B.A.T(Balaced Audio Technology)가 있다. 사실, 하드웨어 제조에는 B.A.T가 가장 적합한 회사였고 B.A.T의 포노 앰프는 이미 아날로그 시장에서 정평이 난 제품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모파이 일렉트로닉스는 어디까지나 MFSL의 작품이기 때문에 MFSL의 철학에 부합하는 엔지니어가 제품 개발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 출발점이었다. 그렇게 하여 B.A.T는 처음부터 이 프로젝트에서 배재시켰다. 그리고 수 차례에 걸친 토론 끝에 두 명의 엔지니어를 섭외하게 되는데, 바로 EAR의 팀 파라비치니와 소타, 스파이럴 그루브의 앨런 퍼킨스가 그 주인공이었다.
앞서 소개한 대로, MFSL의 모든 리마스터링 시스템을 도맡아 개발한 사람이 바로 팀 파라비치니이다. 그는 자신의 하이파이 회사인 EAR(Esoteric Audio Research)를 운영 중이기도 하지만, 오늘날까지 MFSL의 모든 리마스터링 장비를 직접 관리, 유지보수 및 개발하고 있는 가족과도 같은 엔지니어였다. MFSL의 음반 마스터를 만들어내는 커팅 헤드도 그의 작품이다. 또한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고음질의 하이엔드 턴테이블을 만들 수 있는 적임자 중 한 명으로 꼽을 수 있는 사람이 앨런 퍼킨스다. 과거 소타를 비롯하여 최근작인 스파이럴 그루브에 이르기까지, 그가 만든 턴테이블은 항상 최고의 평가를 받아왔다. 이 두 사람이 최고의 아날로그 재생 시스템 개발에 합류하는 것은 MFSL의 철학을 제품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최적의 카드였고, 성공의 출발점이었다.
그렇게 하여 2014년부터 모파이 일렉트로닉스의 하드웨어 개발이 시작되었다. 이 프로젝트가 일반 제품 개발과 다른 점은 MFSL의 기술과 음질을 재현해내는 것이 모토였기 때문이다. 당연히 MFSL의 철학을 몸소 익히고 있던 파라비치니는 신제품 개발에 큰 역할을 했고, 함께 작업에 들어온 앨런 퍼킨스도 그러한 방향에 맞춰 턴테이블 개발을 진행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프로토타입의 제품은 MFSL의 엔지니어들에게 보내졌다. 리마스터링 엔지니어들은 자신들이 찍어낸 LP들을 모파이의 턴테이블과 포노 프리앰프, 카트리지로 들어보며 본래 마스터의 사운드에 근접하는지, 리마스터링 중에 살리고자 했던 음들이 제대로 재생되는지를 면밀히 검토하여 결과를 리포팅 해주었다. 그에 맞춰 기기의 설계에 변경이 이루어졌고, 기기의 보완을 위해 물리적 구조를 바꾸고 진동을 억제하는 작업도 끊임없이 시도되었다. 그 과정에서 함께하게 된 것이 HRS의 마이크 라트비스였다. 하이파이 마니아라면 익히 HRS(Harmonic Resolution Systems)라는 브랜드를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HRS는 오디오랙부터 시작하여 오디오 기기의 진동을 억제하거나 외부로 방출시켜 소멸시켜 주는 각종 오디오 기기 진동 관련 악세서리를 만드는 전문 업체이다. 결국 이렇게 3개 회사의 엔지니어들이 참여하여 일련의 모파이 제품들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MFSL과 기획 초기의 목표는 궁극의 하이엔드 시스템 개발이 아니었다. 일반인들이 제대로 아날로그의 음질을 즐길 수 있는 뛰어난 성능의 범용 아날로그 시스템의 개발이었다. 따라서, 기기에 정해진 예산은 처음부터 높지 않았고, 엔지니어들은 이 한계 속에서 가장 뛰어난 성능의 턴테이블과 포노 프리앰프 그리고 카트리지를 개발해내야 했다. 가격은 저렴했지만, 하이엔드에 능한 사람들이 모여 작업을 했고, 심지어 악세서리 전문 업체까지 투입하여 기기의 마지막 튜닝까지 다루어야 했다. 이 때문에 예상했던 기간보다 훨씬 개발 기간이 길어졌다. 가격과 성능의 타협점을 찾기 위해 훨씬 많은 소재와 회로가 테스트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모든 설계의 출발은 MFSL의 음질에 부합하는 성능을 이끌어내야 했기 때문에 MFSL의 음반 리마스터링에 사용된 기법도 기기 속에 녹여 넣어야 했다. 결국 2015년부터 곧 나올 것 같던 제품들이 실제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2016년 말이었다. 당시 도쿄 오디오쇼에서 처음 하나의 제품군으로 턴테이블과 카트리지, 포노 프리앰프가 소개되었고, 실제 발매는 이듬해인 2017년 중반이 되어서야 생산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초기 생산 이후 몇가지 시장에서의 요구와 개선점이 들어와, 다시 설계를 수정하고 시장의 요구 사항을 반영하여(예를 들어 더스트 커버 같은) 몇몇 악세서리들이 추가되어 2017년 말부터 완전한 제품들로 생산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처럼 많은 난제들과 예상보다 긴 개발 시간을 거쳤지만, 모파이 일렉트로닉스 제품들의 완성도는 가격 이상의 높은 성능과 만듦새, 가치를 갖추게 되었다. 예를 들어 모파이 일렉트로닉스의 카트리지를 보자. 모파이의 새로운 MM 카트리지에 대해 음질을 우선시했다면서 왜 MC가 아니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MM 카트리지의 설계는 사용자 편의성과 가격, 성능을 고려하여 긴 시간 동안 테스트한 최적의 결과물이다. 게다가 이 MM 카트리지는 단순히 가격을 저렴하게 맞추고 저렴한 턴테이블로 쓰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다. 이 카트리지들은 MFSL에서 현재 LP 제작용 커터 헤드에 사용되는 것과 똑같은 구조의 바늘과 모터 시스템으로 만들어졌으며, 제작 정밀도를 위해 최종 조립만 일본에서 별도로 진행하여 완성하는 고급 카트리지이다. 포노 프리앰프 또한 MFSL의 GAIN 시스템에 사용되는 회로와 유사한 성향을 갖춘 회로로 완성이 되었다. 가격은 MFSL이 생각하는 아날로그의 대중화의 기준일 뿐, 제품의 성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즉, 모파이 일렉트로닉스의 가성비와 가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훌쩍 뛰어넘는 고도의 전문적인 아날로그 플레이백 시스템인 셈이다.
모파이 일렉트로닉스는 단순하 MFSL의 음반이 지닌 명성에 묻어가는 이벤트성 아날로그 기기가 절대 아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쌓아온 MFSL의 고음질 아날로그 제작 기술을 바탕으로 기획, 설계 그리고 튜닝된 결과물이다. 세계 최고의 아날로그 전문가들이 머리카락을 쥐어짜며 MFSL의 기술과 노하우를 함께 녹여 놓은 최고 수준의 아날로그 재생 시스템으로, 합리적인 가격으로도 MFSL의 고음질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아날로그 솔루션이다. 이제 막 아날로그를 시작했거나 아날로그에 도전하려는 이들에게는 최고의 입문기로 추천할 수 있는 제품들이며, 가성비 좋은 아날로그 기기를 찾는 마니아들에게도 도전의식을 불러 일으키는 또 하나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다.
국내에서도 곧 모파이 일렉트로닉스의 제품들을 볼 수 있을 예정이다. 다인오디오를 수입하는 태인기기에서 정식 수입 계약을 맺고 발매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테스트용이자 1차 물량이 지난 4월에 반입되어 일부 매장에 전시되기 시작했고, 올 여름부터 본격적인 판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제품에 대한 소개는 추후 제품 리뷰와 함께 다시 소개하기로 한다. 모파이 일렉트로닉스와 함께 아날로그의 붐을 기대해본다.
제조사 : Mofi Electronics www.mofielectronics.com
수입원/문의 : 태인기기 / (02.971.8241) www.tae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