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사용 설명서 16편 _브랜드 자산의 원천
브랜드 자산의 원천이란 무엇일까요? 어떤 브랜드가 자산적인 가치가 있다.라고 이야기했을 때 '그 자산적인 가치는 무엇에서 비롯되는가? 도대체 왜 그 브랜드가 자산적인 가치가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를 말합니다.
브랜드 자산의 원천은 크게 두 가지로 설명됩니다. 바로 Awareness(인지도)와 Association(연상 이미지)입니다. 예를 들어 가수 '아이유'를 이야기했을 때 '아이유'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느냐? 는 Awareness이고 '아이유'하면 떠오르는 것이 뭐야? 할 때 귀엽다, 노래 잘 부른다. 등 이것저것 떠오른 것이 바로 Association입니다. 이 두 가지가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기 위한 하나하나의 벽돌에 해당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브랜드 자산 가치를 구성하는 요소들의 계층 구조를 아래와 같은 그림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가장 낮은 단계의 자산가치의 원천은 Awareness(인지도), 중간 단계는 Associations (연상 이미지), Loyalty는 가장 상위 단계의 자산가치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Awareness, Associations, Loyalty가 Brand Equity Pyramid를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인데요. 쉽더라도 하나하나 살펴보고 가겠습니다. 다시 한번 가수 '아이유'의 예를 들면 '아이유'를 일단 알아야(Awareness, 인지해야) 연상 이미지(Associations)가 쌓이고 좋은 이미지가 생겨 충성도(Loyalty), 그 후에 팬덤이 형성되는 거죠. 즉, 인지도가 생겨야 연상 이미지가 나타나고 그 연상 이미지가 쌓여 로열티가 형성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Brand Awareness(인지도)의 역할
그럼 가장 하위 단계인 Awareness(인지도)의 역할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인지도는 브랜드 구매 결정 과정의 첫 단계이자 브랜드 자산의 출발점입니다. 브랜드 구매 결정 과정(Consumer decision process)이란 소비자가 ‘제품을 사야겠어’ 하는 마음이 들 때부터 실제로 그 제품을 구매할 때까지 거치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합니다. Brand Equity Pyramid에서 보듯이 Awareness(인지도)부터 시작해서 Associations, Loyalty 순으로 발전을 합니다. 인지도가 없이 바로 Associations(연상 이미지)로 , 혹은 로열티가 발전하는 경우는 아주 드뭅니다. 예를 들면 A라는 소비자가 휴대폰을 사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가정한다면 그다음에 시중에 어떤 휴대폰 브랜드가 있는지 찾아볼 것입니다. 또 우유를 사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은 어떤 우유가 있는지 살펴볼 것입니다. 이와 같이 인지도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지가 되지 않은 브랜드가 구매될 확률은 1% 이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두 번째 인지도는 이어지는 브랜드 연상의 형성과 강도에 영향을 줍니다. 첫 번째 역할에서 이야기했듯이 인지도가 없으면 브랜드 연상 이미지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또한 인지도가 강하면 강할수록 강한 이미지 연상에 도움을 줍니다. 앞서 말한 가수 ‘아이유’에 대해 많이 알게 될수록 ‘아이유’에 대한 이미지도 강하게 연상되겠죠.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강한 인지도는 강한 연상의 형성에 영향을 줍니다.
여기에서는 먼저 ‘Krugman's Sequence model’을 살펴보겠습니다. Sequence는 순서를 의미합니다. Krugman은 A라는 제품이 광고를 열심히 했는데도 불구하고 브랜드 인지도만 높아졌지 매출은 오르지 않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이에 Krugman은 '광고를 해서 A브랜드를 아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왜 매출이 오르지 않지?' 이런 간단한 의문에서 이 모델을 구상하게 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소비자의 구매 결정 과정은 관여도가 높은 제품과 낮은 제품이 서로 다른 순서를 나타나게 된다는 모델입니다.
여기에서 또 한 가지 중요한 개념, 관여도(involvement)의 의미를 살펴보도록 하죠. 관여도를 모르면 브랜드나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없다고 할 정도로 관여도는 마케팅의 아주 중요한 기본 개념입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관여도는 글자 그대로 관여하는 정도입니다. 풀어서 설명하면 제품을 구매할 때 얼마나 신경 써서(관여해서) 사느냐? 의 정도가 관여도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와 과자를 구매한다고 할 때, 자동차를 그냥 구매하나요? 아니면 이것저것 브랜드별로 비교평가도 해보고, 시승도 해보고, 디자인이나 가격 등을 고민하면서 사나요? 아마 돈을 흥청망청 쓰는 사람이 아니라면 거의 모든 사람들은 후자일 것입니다. 이렇듯 구매할 때 신경을 많이 쓰는 제품을 관여도가 높은 제품, 고관여 제품(High involvement product)이라고 말합니다. 이와는 반대로 과자의 경우, 자동차만큼 큰 고민과 사전조사를 통해 과자를 구매하고 애지중지하나요?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그렇지 않죠. 이렇듯 구매하는데 신경을 많이 쓰지 않는 제품을 저관여 제품(Low involvement product)이라고 합니다.
다시 ‘Krugman’s Sequence model’로 돌아와서 관여도가 높은 경우와 낮은 경우에 소비자의 구매 결정의 순서가 바뀐다고 이야기하는 거죠. Descision Process와 관련된 모델은 굉장히 많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3단계부터 복잡한 11단계도 있습니다. 여기서는 가장 간단한 모델을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고관여 제품 자동차를 산다고 할 때 먼저 어떤 브랜드가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인지) 그다음에 비교 평가를 통해 어떤 것이 더 좋은지 태도가 형성되죠(태도, 선호). 그리고 태도, 선호가 형성된 후에야 제품을 자동차를 구매하게 됩니다. (행동)
다음은 저관여 제품 과자를 산다고 할 때 어떤 브랜드의 과자가 있는지 알고(인지) 바로 과자를 구매(행동)합니다. 과자를 맛본 후에 행동의 결과로 여러 가지 (태도)가 나타나게 됩니다. 즉 행동의 결과가 긍정적이었으면 재구매로 연결이 되고 부정적일 경우에는 재구매로 연결이 안 되는 거죠. 이것이 바로 관여도에 따라 Sequence가 변화한다는 Krugman의 Sequence model입니다.
다시 인지도의 역할로 돌아와서, 인지도는 저관여 제품의 경우 구매에 직접적 영향을 줍니다. 위 Sequence model에서 말한 것처럼 관여도가 낮은 제품은 인지 후에 바로 구매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이렇듯 저관여 제품은 인지만 되면 바로 행동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매우 많습니다. 반면에 고관여 제품의 경우에는 인지가 행동으로 바로 연결이 되지 않고 중간에 태도라는 것을 거치게 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경우는 매우 적습니다.
이것이 바로 위에서 Krugman이 가졌던 의문점, '어떤 제품이 광고를 열심히 해서 브랜드가 인지도가 높아졌는데 매출은 오르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거죠. 인지도는 높아졌는데 태도가 충분히 호의적으로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매출로 연결이 안 된 거죠. 이와 같은 현상은 매우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1999년도에 출시된 삼성 프린터 ‘마이젯’이라는 제품 기억하시나요? 무명에 가까웠던 전지현이라는 배우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은 광고로 유명한 제품이었습니다. 그 당시 정적인 세대말 분위기의 광고 트렌드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테크노 댄스를 추는 전지현의 모습은 큰 화제를 일으켰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광고로 인해 마이젯이라는 브랜드의 인지도는 엄청나게 상승했습니다. 그 당시 프린터 1등 브랜드는 휴렛 팩커드였는데 휴렛 팩커드보다 훨씬 높은 단계의 인지도인 90%까지 높이 올랐다고 합니다. 1등 브랜드인 휴렛 팩커드의 인지도가 60% 중반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 높은 인지도임을 알 수 있습니다. 10명 중 6~7명이 휴렛 팩커드를 알고 갓 등장한 브랜드인 마이젯은 10명 중에 9명이 알고 있으니 엄청난 광고효과였습니다. 인지도가 높아졌으니 삼성 측에서는 매출에 엄청난 기대를 했을 겁니다.
그러나 매출은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럼 여기에서,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매출이 안 올랐으니 실패한 광고일까요? 아닙니다. 무명 브랜드에서 일약 1등 브랜드보다 인지도를 높였으니 분명히 성공한 광고입니다. 그러면 왜 매출이 안 올랐을까요? 답부터 말씀드리면 인지도를 높이긴 했지만 태도로 연결이 되지 않은 겁니다. 삼성의 마이젯 프린터를 알지만 휴렛 팩커드보다 더 좋은지 모르겠어라고 인지 단계에서 멈추어 버린 것입니다. 호의적으로 바뀌어야 하는데 이 관문이 통과하지 못해서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죠.
그러면 위에서 이 광고는 성공한 광고라고 말씀드렸는데 어떤 면에서 성공한 광고일까요? Decision Process에서 첫 번째 단계인 인지 단계를 매우 효과적으로 돌파시켜줬기 때문에 성공한 광고라고 평가한 것입니다. 다음 광고를 할 때부터는 태도로 연결되는 것을 높이는 광고를 진행하면 되는 겁니다. 거의 모든 국민이 '마이젯'을 알게 했으니 그다음에는 태도를 바꾸는 광고를 집행하면 되는 거죠. 광고의 전략적 프로세스를 한번 더 깨닫게 해주는 사례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2lae87CEXBU
반면 관여도가 낮은 제품인 과자, 음료, 껌 등은 관여도가 높은 제품보다 광고에 대한 민감도가 빨리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즉 광고를 많이 하면 할수록 일시적으로 매출이 급상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또 중요한 포인트 한 가지, 저관여 제품은 광고만 하면 되는 거라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재구매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광고로만, 광고의 양으로만 승부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제품의 퀄리티가 갖추어져 있지 않은 제품은 광고를 통해 일시적인 매출 상승을 할 수 있지만 지속적인 효과는 볼 수 없습니다. TV광고에 많이 노출이 되고 반가워서 구매한 과자가 맛이 없다면, 그 과자를 재구매할 확률은 아주 낮아질 것입니다. 행동의 결과가 호의적이지 않다면 재구매로 이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저관여 제품 역시 광고만으로 제품을 띄울 수 없다는 사실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네 번째 인지도는 소비자가 제품 품질을 평가할 수 있는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할 경우 그냥 가장 친숙하거나 잘 알려진 브랜드를 선택하는 식의 Simple Heuristic이 작동하기도 합니다.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의 장점을 잘 모를 때 많이 들어보고 많이 알려진 것을 구매하는 경우를 이야기합니다. 이렇듯 제품을 구매할 때 Heuristic이 작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섯 번째 브랜드 인지도는 저관여 제품의 경우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창출하는 역할도 합니다. 어떤 대상(브랜드 혹은 사람)에 대해서 반복적으로 노출이 되면 인지도가 높아져서 그 대상에 대해 호감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단순 노출 효과(Mere Exposure Effect)를 말합니다. 이 경우에는 연예인들이 대표적인데요. 여러분들도 연예인 중에서 처음 봤을 때 참 이상하게 생겼다고 생각하는 연예인들이 있었을 거예요. 저의 경우는 박명수나 JYP, 조세호 같은 경우 굉장히 비호감이고 어색하게 느껴졌어요.(개인 취향입니다. ^^) 처음에는 못생기고 어색했지만 지속적으로 TV와 프로그램에 노출이 돼서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잘생기지는 않았어도 친숙감은 생겼습니다. 이와 같은 경우를 단순 노출 효과라고 합니다.
여섯 번째 인지도가 높아지면 고려대상 상표군(consideration set)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고려대상 상표 군은 꼭 알고 지나가야 할 개념인데요. 제품을 구매할 때 고려의 대상이 되는 브랜드의 집합을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어 라면 이야기를 잠깐 하도록 하죠. 저는 라면을 고를 때 매운 라면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제일 먼저 고르는 라면이 안성탕면, 짜파게티 정도이고 매운 라면이 생각나면 너구리나 꼬꼬면 정도입니다. 이것이 라면을 고를 때 저의 고려대상 상표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려대상 상표군에 포함되어 있냐? 아니냐는 엄청나게 중요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만약 고려 대상 상표 군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그 브랜드는 고려의 대상조차 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불닭볶음면이나 팔도비빔면이 맛이 있어도 저한테는 고려대상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구매 확률은 0%가 되는 것입니다. 당연히 고려 대상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구매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고려대상 상표군에 들어가게 할 것인가는 정말로 중요한 전략적 활동입니다. 고려대상 상표 군은 워낙 중요한 개념이라 차후에 포지셔닝 전략을 이야기할 때 한번 더 자세히 언급하겠습니다.
발행일 2022.01.10
최종 수정일 2022.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