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사용 설명서 18편 _ 브랜드 자산의 원천
개인적 관련성(Personal Relevance)과 시간 경과에 따른 일관성(Consistency over Time)에서 바라볼 때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연상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연상은 Strong(강력해야)하고, Favorable(호의적, 긍정적) 해야 하고, 경쟁과는 차별화된 Unique(독특한)한 연상이어야 합니다. 각자의 브랜드를 평가할 때 이 세 가지가 충족되지 않는 브랜드는 한번 더 브랜드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아주 평범한 요건이지만 이중에 단 한 가지도 만족 못하는 브랜드도 많이 있습니다. 어떠한 브랜드를 만들 때 반드시 이 요건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워낙 기본적이기 때문에 놓치기 쉽습니다.
브랜드 연상의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제품의 기능과 품질에 관련된 연상입니다. 제품의 범주는 어디에 속하는지? 제품 속성과 제품 편익은 어떠한지? 예를 들어 ‘볼보는 대단히 안전해’, ‘도브 비누는 상당히 부드러워’ 이런 연상들을 말하는 거죠.
여기서 잠깐 용어 정리를 하고 지나가겠습니다. 제품 속성(Product attributes)은 제품의 구체적인 특징을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어 가전제품의 에너지 효율이 몇 등급이냐? 자동차의 연비가 어떻게 되느냐? 청소기의 모터가 얼마나 빨리 회전하느냐? 비타민제에 어떤 비타민이 얼마나 들어있느냐? 이런 것들이 속성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반면에 편익(Consumer benefit)은 제품 속성의 결과로 소비자가 얻게 되는 혜택을 말합니다. 속성은 제품에 해당되는 내용이고, 편익은 소비자에 해당되는 내용이라고 보시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어로 표현할 때도 Product attributes와 Consumer benefit이라고 표현합니다.
예를 들면 ‘볼보’는 굉장히 안전하다고 연상되는 자동차입니다. 여기서 안전하다고 하는 것은 소비자가 얻는 혜택, 즉 편익이고, 왜 안전한가 살펴보니 '강판을 만드는 기술이 뛰어나서 그래'라고 표현되는 것이 제품 속성인 거죠. 죽염치약은 죽염이 들어가 있어서 치아건강에 좋아라고 할 때 죽염이 들어간 것은 속성이 되는 것이고 치아 건강에 좋은 것은 소비자들이 누리는 제품 편익에 해당되는 겁니다.
TPO, Time(시간), Place(장소), Occasion(상황)에 사용되느냐? 여러분은 'wine' 하면 어떤 연상이 떠오르나요? 왠지 기품 있는 분위기, 서구적인, 파티, 파스타 같은 게 떠오르죠, 반면에 막걸리 하면 향토적인, 서민의 , 비가 오는, 파전 이런 것이 연상됩니다. 또 음주 후에 먹는 숙취해소제도 음주 전후라는 Time 또는 Occasion에 해당되는 연상을 나타내고, 품질이나 가격도 고퀄리티의 고가, 저퀄리티의 저가를 말할 때 제품 기능과 품질에 관련된 연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제품 속성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브랜드 개성 측면에서의 연상이 있는데요. ‘풀무원’이라는 브랜드를 떠올렸을 때 바른 먹거리가 연상되는 경우, 또 ‘구글’ 브랜드는 굉장히 혁신적인 느낌, 아이폰을 생각하면 세련되고 샤프한 생각이 떠오르는 것처럼 정직, 활기, 현대적, 선도적, 여성적, 섬세한, 야성적 등의 품질이나 제품의 속성과 관련 없는 브랜드 개성에서의 연상이 떠오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세 번째로 브랜드를 만든 기업 차원의 역량 및 활동과 관련된 연상이 떠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카카오는 빨리 성장하는 기업, 애플은 굉장히 혁신적인 기업, 풀무원은 굉장히 환경적인 기업, SK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처럼 기업 차원에서 Quality, Innovativeness, Growth, Customer Orientation, Concern with environment, Social Responsibility, Top Management 식으로 연상이 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브랜드 연상에 대한 평가를 할 때 방향성과 집중성에 따라서 분석을 진행합니다.
연상의 방향성에 대한 분석은 일반적으로 호의적인 연상과 비호의적인 연상의 상대적 구성 비율에 따라서 파악하는데 예를 들면 ‘ㅇㅇㅇ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나 생각은?’이라는 식으로 조사하여 소비자에게 설문이나 직접 면접을 통해 조사하여 분석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방법은 브랜드의 콘텐츠나 내용을 가지고 분석하는데 얼마나 호의적이냐 아니면 비호의적이냐를 비율로 나타내고 그에 따른 평가를 합니다. 호의적인 이야기가 많을 경우 방향성이 좋다고 말할 수 있겠죠. 그리고 주의할 것은 이 분석을 진행할 때 관련되는 실무자와 의사결정권자는 배제해 놓고 진행해야 투명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사심이 포함되면 제대로 된 연상 방향성을 알아내기 어렵게 됩니다. 필자가 대학원을 다닐 때 했던 브랜드 연상 방향성 분석 중에서 기억에 남는 몇 개의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혹시 13편에서 이야기했던 Brand Identity와 Image에 대해 생각나시나요? Brand Identity는 기업 입장, Image는 소비자의 마음속에 들어가 있는 브랜드의 모습 즉 Brand Identity는 기업의 관점, Image는 소비자의 관점이라고 했죠. 기업이 브랜드를 출시하기 전에 소비자에게 어떤 브랜드로 연상이 되면 좋을 것인가를 정의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Brand Identity이고, Image는 기업이 identity를 반영한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커뮤니케이션하면 소비자가 브랜드로부터 느끼는 모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렇듯 브랜드 연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의미와 이미지이고 특히 명확하게 부정적인 의미가 떠오르는 브랜드는 원하는 image를 구축하는데 가장 큰 장애요소가 되고, 결국 브랜드가 실패하게 하는데 큰 힘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발음이 아무리 좋아도 , 기업이 아무리 좋은 의미를 부여해도 소비자가 부정적인 의미와 이미지를 연상한다면 그 브랜드는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마카다미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나 생각은? 하고 총 48명의 원우를 대상으로 물어보았습니다. "마카다미아"는 모 기업에서 만든 교육 플랫폼으로 "My Academy"의 줄임말로 기업 내에서는 교육 회사로서 충분히 가치 있는 네이밍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분석 당시에는 ‘마카다미아’가 오너 갑질, 땅콩 회항 등으로 화제시 되었던 시기였고 그로 인해 마카다미아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조차 마카다미아를 인식하게 되었던 시기여서 그런지 아래와 같이 비호의적인 연상이 거의 60%나 나왔습니다. 견과류 사업이 아닌 이상 브랜드 네임을 사용하는 것은 부정적이라는 원우들의 의견도 많았고 만약 이 브랜드 네임을 사용할 경우, 소비자들을 설득시키기 위해, 또는 소비자들에게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품질과 서비스를 기본으로 하고 엄청난 비용의 대대적인 광고나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지금도 네이버 검색을 해보면 당시 비호의적인 의견이 많았던 연상은 많이 사라졌지만 소비자 뇌리에 새겨져 있는 견과류로 가득 차 있습니다.
당시 마카다미아 보다 더 재미있는 비호의적인 연상을 주는 브랜드도 있었습니다. 이것도 ‘메르슈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나 생각은?’ 하고 총 48명의 원우를 대상으로 물어보았습니다. '메르슈'는 모기업이 개발한 티슈 브랜드로 '100% 무표백 순면 프리미엄 건티슈, 민감한 피부도 안심하고 사용하세요'라고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예상했겠지만 당시 원우들은 '메르슈'를 듣는 순간 2014년 공포로 몰아갔던 급성 호흡기 감염병 ‘메르스’가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입니다. 특히 티슈는 인체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 위생적이어야 하는데 떠오르는 연상은 전혀 반대되는 이미지였던 것입니다. 그러니 이것도 연상의 방향성 결과 비호의적 연상이 77%나 넘게 나왔습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Covid-19로 인해 위생과 안전이 중요한 시기이니, ‘메르스’가 연상되는 브랜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비호의적으로 연상되는 브랜드가 왜 생기게 될까요? 그 이유는 의사결정권자나 관련 실무자들이 지나치게 주관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것은 간단하게 세가지만 체크하고 지나가면 됩니다.
첫 번째, 개발된 브랜드를 결정할 때 정량적인 선호도 조사도 중요하지만 어떤 의미와 이미지가 떠오르는지 정성적인 조사도 해야 합니다.
두 번째, 의사결정권자의 개인적인 느낌보다는 소비자 최우선 시각에서 판단해야 합니다. 결정권자가 아무리 좋아하는 브랜드라도 소비자가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버려야 합니다.
세 번째, 적어도 실무담당자는 포털사이트에서 단어를 검색하는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어야 합니다. 검색 자동 완성되는 연관 검색어가 부정적인 단어가 많다면 포기해야 합니다.
브랜드 연상의 집중성 분석은 연상의 숫자와 그 내용상의 다양성에 따라 분석을 진행하는데 이것은 얼마나 특정 이미지가 강하게 형성되어 있는가? 아니면 얼마나 다양한 이미지가 형성되어 있는가를 분석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필자를 평가했을 때 100명 중 90명이 하이킥 작가는 아주 스마트하지라고 적었을 경우, 필자가 매우 스마트하다는 이미지만 형성되었다는 것이죠. 이런 경우를 연상의 집중성이 높다고 표현합니다. 그런데 만약 30명은 무식하다, 30명은 잔머리가 뛰어나다, 30명은 스마트하다고 표현했을 경우 다양한 연상이 형성된 경우이므로 집중성이 떨어진다고 이야기합니다. 다양성을 갖춘 것은 긍정적이지만 Unique하지 않다는 면에서는 부정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 다뤘던 Brand Equity Pyramid를 보면 인지도(Awareness)와 연상 이미지(Associations)가 바탕이 돼서 브랜드의 충성도(Loyalty)가 형성되면 브랜드 자산가치는 완성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최근에 부각되는 브랜드 트렌드를 말씀드리면 Brand Loyalty보다 더 높은 단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브랜드 가치의 궁극, ultimate, high level of brand loyalty라고 이야기한다면 그것이 바로 Brand Admiration이라는 개념입니다. 이것은 최근에 등장한 이야기지만 마케팅이나 브랜딩함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반드시 달성해야 할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Admired Brand와 Power Brand의 차이
먼저 Admired Brand와 Power Brand 차이는 무엇일까요? Power Brand는 워낙 많이 언급이 돼서 다 아실 거예요. 말 그대로 산업군에서 쎈, 강한 브랜드를 말합니다. 그러면 Admired Brand는 무엇일까요?
Admired는 동경하다, 선망하다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Admired Brand는 동경받는 브랜드, 선망받는 브랜드를 말합니다. 이런 Admired Brand를 소비자들은 점점 Power Brand 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는 Brand라고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면 이재용 부회장의 Samsung과 스티브 잡스의 Apple을 비교해보면 일부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도 있겠지만, 삼성은 분명히 누가 봐도 Power Brand지만 삼성이 없으면 못 사는 사람들은 세계적으로 많이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반면에 Apple은 속칭 ‘애플빠’, “아이폰 빠”라고 할 정도로 팬덤이 깊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Founder를 존경하는 강도도 이병철 회장이나 이건희 회장을 존경하는 것보다 스티브 잡스에 대한 동경과 존경이 훨씬 더 강한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거예요. ‘삼성은 너무 품질이 좋고 멋있어’라고 표현되듯이 삼성은 아직까지는 Power Brand까지의 단계입니다. 만약 삼성이 ‘삼성하면 가슴이 떨리고 반드시 구매해야 해.’라고 표현이 된다면 Admired Brand 단계까지 온 거라고 할 수 있는 거죠.
Power Brand는 그냥 브랜드 중에서 최강자라고 보시면 되고 Admired Brand는 Power Brand를 뛰어넘은 그 이상의 브랜드, 팬덤이 형성된 브랜드라고 보시면 됩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BTS는 ‘아미’라는 강한 팬덤이 형성되어 있죠. 뭐 굳이 아미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좋아하는 BTS는 K-POP 시장에서 Power Brand를 넘어 Admired Brand가 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Admired Brand를 만드는데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Power Brand에서 한 단계 뛰어넘어 Admired Brand로 가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작용해야 할까요? Admired Brand는 Power Brand + 알파인데 알파가 과연 무엇일까요? 무엇이 소비자들에게 선망과 동경을 받게 할까요? 또 무엇이 소비자의 마음속의 울림으로 남을 수 있을까요?
한 문장으로 말씀드리면 '소비자들이 공감하고 추종할 수 있는 가치를 세상에 제시하고 있는가?'입니다. 가치를 제시하면 Admired Brand이고 그냥 강한 브랜드면 Power Brand인거죠.
또한 팬덤 형성을 위한 Brand Admiration의 요건은 Trust, Love, Respect입니다. Trust는 품질이나 기능적인 신뢰를 의미하고, Love는 감성적인 충족감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Trust와 Love만으로는 Brand Admiration이 될 수 없습니다. 여기에 반드시 존경하고 추구하는 가치인 Respect이 존재해야 합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Harley-Davidson 모터사이클 브랜드는 엄청난 팬덤, 종교집단과 가까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Admired Brand가 된 것은 품질이나 기능, 디자인뿐만 아니라 Harley-Davidson이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 추구하는 가치인 “freedom”을 소비자에게 알려, 공감으로 이끌어 추종하게 하였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혼다나 도요타 등 다른 브랜드의 모터사이클을 타도 되지만 Harley만의 가치는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동경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에 불편하고 세련되지 않더라도 Harley를 타게 되는 것입니다.
발행일 2022.01.17
최종 수정일 2022.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