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왜 철이 늦게 들까? 몸이 줄어들면, 욕망은 깊어진다
고전인 황제내경에서는 여성은 7, 남성은 8의 리듬을 따라 성장과 쇠퇴를 반복하는데
여성은 14세에 초경을 시작하고 28세에 전성기를 지나 49세에 생식 기능이 마무리되고,
남성은 16세에 생식 능력이 형성되고 32세에 전성기를 지나 64세를 지나며 그 힘이 약해진다고 한다.
젊을 때의 에너지는 거의 전부 바깥으로 쏟아진다.
성장하고, 확장하고, 경쟁하고, 증명한다. 몸이 중심이다.
욕망이 방향을 정하고 몸이 그 욕망을 실행한다.
그래서 젊은 시절은 끌리면 가고, 원하면 얻고, 부딪히면 싸운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 흐름이 바뀐다.
힘은 오래 가지 않고 회복은 더디다. 욕망은 여전한데 몸이 예전 같지 않다.
사람들은 이걸 흔히 늙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에너지가 방향을 바꾸는 순간이다.
더 이상 몸에 쓸 필요가 없어진 에너지는 안으로 들어온다.
생각으로, 판단으로, 통찰로.
소비하던 사람이 설계하는 사람이 되고, 쏟아내던 사람이 쌓아두는 사람이 된다.
욕망은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사라진 적은 없다.
욕망이 없어진 게 아니라 방향을 바꾼 것이다.
어떤 사람은 그 에너지의 방향을 전환하지 못하고 계속 몸으로 쓴다.
관계로, 성으로, 자극으로. 겉으로는 활발하고 뜨겁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그 에너지를 안으로 돌린다.
책을 읽고, 생각하고, 몰입한다. 겉으로는 조용하고 차분해 보인다.
여기서 오해가 생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욕망이 없는 것 같고 욕망이 많은 사람은 더 인간적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둘 다 같다. 쓰는 방식만 다를 뿐이다.
아이러니한건 사람의 본능은
밖으로 흩어지는 에너지보다 안으로 응축된 에너지에 더 끌린다.
그래서 역설이 생긴다.
욕망을 많이 쓰는 사람이 오히려 욕망을 절제하는 사람에게 더 강하게 끌린다.
이건 도덕의 문제가 아니다. 밀도의 문제다.
쉽게 드러나는 것은 쉽게 소비되고, 쉽게 드러나지 않는 것은 오래 남는다.
많이 표현하는 사람이 아니라 쉽게 읽히지 않는 사람에게 더 강하게 끌리는 것이다.
남성은 여성보다 오랫동안 몸 중심의 삶을 산다.
결국 몸의 욕망이 내려가야 정신의 욕망이 올라온다.
그래서 “남자는 철이 늦게 든다”는 말이 생겨난다.
욕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깊어지고 조용해지고 강해진다.
젊음은 속도다. 성숙은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