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예술가가 아니다. 나는 철저한 비즈니스맨이다.
나의 커리어중 많은 시간은 호텔이었다. 특이하게도 나는 디자이너로 입사했다. 하지만 내 업무는 디자인에 머무르지 않았다. 대표님과 함께 전 부서 회의에 참석하며 회사의 자금 흐름과 운영 시스템을 배웠고, 조직의 핵심인 인사(HR) 문제에까지 깊숙이 관여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기획을 성공시키며 기획실장 자리를 놓지 않았고, 나중에는 웨딩과 레스토랑 사업부까지 도맡아 운영하며 사실상 총지배인(GM)의 역할을 수행했다. 디자이너의 감각과 경영자의 시야,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익힌 시간이었다.
이후 뷰티디바이스 네이버1위를 찍은 광고회사 팀장을 거쳐 IT 씬으로 넘어와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PM을 거쳤고, 내 이름을 건 컨설팅 회사를 직접 운영했다. 수많은 기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브랜딩과 마케팅 전략을 짜주면서 나는 확신했다.
"본질이 튼튼한 브랜딩은 어떤 시장에서도 통한다."
나는 내가 가진 브랜딩 노하우가 예술 내가 미술 시장에 뛰어든 건 우연이자 필연이었다. 웹 3.0의 파도를 타며 나는 당시 글로벌 NFT 시장을 강타했던 '슈퍼노멀(SuperNormal)' 프로젝트(총 거래액 125M달러(약 1,500억 원)/28.3k 이더리움) 의 탄생과 성장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다.
대표는 나에게 친한 동생이자 든든한 마케팅 파트너였다. 나는 예술시장에서도 통할지 궁금하고 또 증명하고 싶었다..
"가장 팔기 힘든 상품으로, 진정한 브랜딩을 실현해 보자."
그래서 나는 그림 한 점 팔아본 적 없는 무명작가와 손을 잡았다. 당시 슈퍼노멀(SuperNormal) 프로젝트가 탄생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얻은 영감, 그리고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수많은 작가의 고민들을 바탕으로 우리는 실험을 시작했다.
나는 캔버스 앞에 앉아 막연히 영감을 기다리지 않았다. 철저하게 기업 컨설팅 하듯이 접근했다. 시장을 분석하고, 이 그림을 구매할 타깃 페르소나를 집요하게 설정했다. 그리고 '단 한 명의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무엇을 그려야 할지 치열하게 논의했다. 작가는 내 피드백을 바탕으로 몇 달에 걸쳐 그림을 수정하고 또 수정했다.
단순히 그림만 그린 게 아니다. 그 그림이 생명력을 가질 수 있도록 매력적인 스토리텔링과 세계관까지 치밀하게 설계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책상 뒤에만 있지 않았다. 직접 발로 뛰며 우리 작가의 결에 맞는 갤러리를 선별했고, 무작정 관장과 디렉터들을 만나 비즈니스 언어로 그들을 설득했다. 작가노트와 캡션 한 줄까지 직접 수정하며 고객이 반응하는 언어로 다듬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그 무명작가의 그림은 아트페어에서 '완판(Sold Out)'을 기록했고, 그다음 전시에서는 이례적으로 '사전 판매 예약'까지 이끌어냈다.
우리의 전략이 시장에 먹혀들자 보수적인 기존 갤러리들이 반응했다. 마케팅 컨설팅 의뢰가 들어와 그들에게 솔루션을 제공해 주기도 했고, 나중에는 백화점 내 갤러리 관장직을 제안받아 약 2달간 운영하며 거대 유통 채널의 메커니즘까지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은 철저히 계산된 '럭셔리 비즈니스 전략'의 결과였다. 이것은 운이 아니다. 예술도 결국은 상품이고, 철저한 기획과 브랜딩의 결과라는 것을 증명한 승리였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수많은 작가는 이 명확한 공식을 외면하고 있었다. 그들은 작업실 안에서만 고뇌하며 이렇게 말했다.
"좋은 그림을 그리면 언젠가 알아줄 거야."
여기서 묻고 싶다. 당신이 말하는 좋은 그림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내면의 깊은 울림? 심미적 아름다움?
냉정하게 말하자면, 시장에서 말하는 좋은 그림의 정의는 다르다. 권위 있는 갤러리에 걸리고, 비평가의 글에 실리고, 컬렉터가 지갑을 열게 만드는 그림. 그것이 비즈니스 관점에서 좋은 그림이다.
당신은 성공한 작가가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당신이 생각하는 성공의 정의는 무엇인가?
만약 당신이 "나는 성공 따윈 관심 없다. 그저 내 방에서 나만의 예술을 하며 자기만족을 느끼는 것으로 충분하다"라고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 이 책을 덮어라.
이 책은 당신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런 고고한 취미 생활에 대입하기엔, 여기에 담긴 전략들은 너무나 세속적이고 치열하다.
하지만 당신이 "내 작품으로 세상의 인정을 받고 싶다", "전업 작가로 생존하며 내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욕망을 가졌다면, 잘 찾아왔다.
이 책에서 정의하는 성공은 생존이다. 시장에서 살아남아 지속적으로 작품을 판매하고, 당신의 예술 활동이 멈추지 않도록 만드는 지속 가능한 상태. 그것이 우리가 목표로 하는 성공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작가들이 흔히 빠지는 막연한 환상을 걷어내고, 내가 직접 검증한 노하우와 시장을 움직이는 데이터의 논리를 공유하려 한다.
당신이 붓을 든 창업가라면, 이제 작업실 문을 열고 시장으로 나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