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흐른 뒤 울음은 그저 감정을 확인하는 방법이 되었고, 감정은 인생의 유일한 나침반이 되었다. 14쪽
한 사람의 감정이 항상 삶의 무게와 같은 것은 아니다. 때로는 이렇다 할 가치가 없을 때도 있다. 15쪽
- 소설을 펼치고 한 장도 채 읽지 않은 상황에서 마주한 문장은 나를 멈추게 만들었다. 초반부터 이렇게 훅 들어오면 곤란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 소설이 좋아질 것을 예감했다.
울음이 감정을 확인하는 방법이 되고, 감정은 인생의 유일한 나침반이라니.
그런 순간들이 너무나 많아서 깊은 공감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어떤 일을 결정해야 할 때, 직감과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고 생각했는데 따지고보면 감정에 충실했다는 사실도 부정하지 못했다. 찜찜한 감정이 남을 때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고 반대의 길을 선택하기도 한다. 나 역시 감정을 나침반 삼아 결정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감정이 쌓이고 쌓여 경험이 되고 삶의 지혜가 되면 좋겠지만 '항상 삶의 무게와 같은 것은 아니다'란 말에도 공감한다. 스스로만 돌아보더라도 감정의 변화가 무뭉구진하고 신중하다고 해도 올바르게 선택했다는 보장도 없다. 결국은 합리화를 만들 때가 허다하다. 그렇다고 가치 없음에 너무 절망하지도 않는다.
모두 공감이 가는, 상반된 두 문장 앞에서 앞으로 이 소설이 나에게 어떤 내면의 울림을 줄지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