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불편한 여행을 계속 할 것이다

여행은 나에게 수행의 한 방법이었다

by 곽작가 역사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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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짬짬이 예전 여행 기록을 새 노트에 옮겨적는 일을 하고 있다. 생생함 때문이라도 오리지널 수첩에 그대로 두는 게 맞지만 수첩 상황이 매우 안 좋아 옮겨적기로 한 것이다. 비에 젖어 너덜너덜하기도 하고, 일부는 곰팡이까지 끼어서 훼손 정도가 너무 심한 것이다. 여행기를 옮겨적다보니 자연스럽게 내 예전 여행들에 대해서 곱씹어 보게 됐다.


- 돈 없이 그지처럼 하고 다녔는데도 참 많이도 싸돌아 다녔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닌데 난 정말 돈 없이 여행을 했었다. 1만 원도 안 되는 돈으로 여정을 이어나간 적이 꽤 많았다. 5천원 이하로 버틴 적도 있었고 어떤 날은 아예 한 푼도 안 쓴 날도 있었다. 그렇게 궁핍하게 여행을 하다보니 공동묘지 인근에서 잠을 잔 적도 있었다. 새벽에 물폭탄을 맞은 적도 있었다. 따뜻하고 안락한 숙소가 그리울 정도로 내 여정은 불편함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도 내 여행은 계속 불편할 거 같다. 안락한 여행도 좋지만 난 불편한 여행에서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사진에서 보이는 저 고물자전거와 거기에 실린 짐까지 합치면 약 40kg 정도 됐다. 물론 제대로 체크해 본 건 아니고...^^ 저 고물자전거를 끌고 여러 고개를 넘었었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고개는 지리산 성삼재였다. 구비구비 꼬부라지는 길, 그 꼬불꼬불거리는 지리산 관통도로를 저 고물자전거를 끌고 갔었다.


경사도도 급하고 짐도 많이 실려서 그런지 몸이 뒤로 밀리더라. 그렇게 밀리지 않기 위해서 버티고 버티며 노고단 아랫자락인 성삼재에 올라갔었다. 몸은 녹초가 됐을 정도였다. 기운이 다 빠질 정도로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하지만 정신은 너무나 맑았다. 육체가 한계에 다다를 정도에 이르니 역설적으로 정신이 깨어났던 것이다. 어쩌면 나에게 여행은 수행의 한 방법이었던 같다. 일부러 수행을 하겠다고 나선 것은 아니지만... 그 자체로 수행을 행했던 것 같다.


- 여행을 불편하게 하자. 안락한 여행도 좋지만 나에게는 불편한 여행이 더 어울린다.


그 이후로 이렇게 다짐을 했었다. 뭐 사실 돈이 없어서 그렇게 계속 가난뱅이 여행을 해왔기는한데... 스스로에게 다짐까지 해본 것이다. 물론 지금은 나이도 들고, 약간이나마 수입이 있어 예전보다는 확실히 상황이 좋아기지는 했다. 하지만 불편한 여행을 하겠다는 다짐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난 여행을 통해 세상을 배웠으니 앞으로도 계속 불편한 여행쪽 설 거 같다. 어렵게 배워야지 기억에 많이 남는 것이 아닌가!^^




ps. 사진은 2011년 여름, 전남 완도에 있는 청산도에서 찍은 사진이다. 뭐하느라 저렇게 주렁주렁 매달고 다녔는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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