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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작가 역사트레킹 Oct 17. 2023

<도봉산원통사> 이거 신선놀음한 거야?

도봉산원통사 역사트레킹







*원통사: 사진 상단에 우뚝솟은 우이암이 보인다. 







2023년 10월 10일 화요일.

롯데문화센터 <역사트레킹 서울학개론> 가을학기.


이번 가을학기는 코로나 때문에 실시하지 못했던 코스를 여럿 배치했다. 이날 행한 도봉산원통사 역사트레킹도 4년 전에 마지막으로 다녀온 후 이번이 처음이었다. 시간이 오래되서 그랬나? 이동 경로가 살짝 혼동스럽기도 했다.^^ 구체적인 이동 코스는 이렇다.


무수골 -> 세일교 -> 무수골논 -> 자현암 -> 원통사


1호선 도봉역에서 하차한 트레킹팀은 역 아래에 있는 무수천 보행로를 따라 이동했다. 그 무수천을 따라 올라가면 무수골 계곡이 나온다. 도봉산에서 발원된 무수천은 골짜기를 타고 내려가다 1호선 도봉역 동쪽에서 중랑천에 합수된다. 


무수골 계곡에는 노닐기 좋은 너럭바위가 넓게 펼쳐져 있다. 그래서 여름에는 사람들이 돗자리를 펴놓고 더위를 식히는 피서지로 변모한다. 무수골은 근심이 없다는 뜻인데 그 말에 맞게 트레킹팀은 근심이나 걱정을 내려놓고 느긋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무수골은 근심이 없는 만큼 한가로움과 여유가 가득한 곳이다. 또한 전원적인 모습도 자랑한다. 서울에 이렇게 느긋한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 있다는 게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런 전원적인 풍광의 정점을 찍는 곳이 바로 무수골논이다. 무수골논은 실제로 논농사를 짓고 있는 곳이다. 서울에서 도시형 텃밭이 아닌 논농사를 짓는 곳이 있다고 하면 사람들이 잘 믿지를 않는다. 하지만 서울시 도봉구 도봉동 무수골에 와서 직접 콤바인, 트랙터 같은 농기계들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거다. 


이날 가보니 벼를 수확하고 있었다. 날짜에 맞춰 잘 온 것이다. 서울에서 벼농사를, 더군다나 가을걷이를 하는 날에 트레킹을 하다니! 이런걸 두고 딱이라고 하지.


비구니 사찰인 자현암을 지나 이제 트레킹팀은 본격적으로 원통사를 향해간다. 이곳은 도봉산 등산로이기에 노면이 좀 거칠다. 돌길이라 운동화보다는 역시 트레킹화가 제격이다. 계단도 있고, 오르막도 있어 난이도는 '중'이다. 하지만 씩씩하게, 천천히 걸어가면 누구나 다 오를 수 있다. 그렇게 약 2km 정도를 오르니 드디어 원통사에 다다랐다. 





* 원통사: 원통사에서 바라본 서울의 노원, 중랑지역. 맞은편에 불암산이 보인다. 





도봉산 우이암 아래에 있는 원통사는 관음사상의 성지로 후기 신라시대에 도선국사가 창건한 천년고찰이다. 원통사는 천혜의 관음성지라고 불린다. 우뚝 솟은 우이암 아래쪽, 고지대에 있다보니 경내 자체가 큰 전망대처럼 쓰이는 것이다. 


실제로 원통사에서는 수락산과 불암산이 바로 눈 앞에 잡힐 듯이 보인다. 또한 천마산과 예봉산, 검단산 같은 남양주, 하남 지역의 산들도 잘 관찰된다. 


원통사에는 태조 이성계가 기원을 올렸던 석굴이 있는데 지금은 나한전으로 쓰인다. 그러고보면 조선 창업과도 관계가 깊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트레킹팀도 이곳에서 기원을 올렸다. 시원한 풍광을 눈에 담고 합장을 하니 기도빨이 더 잘 받는 듯했다...ㅋ


4년 만에 와서 그런가? 그동안 변화가 있었다. 전에는 원통사의 본전이 원통보전이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대웅전으로 바꼈다. 원통보전은 관음보살을 모신 곳이고, 대웅전은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신 곳이다. 본전이 대웅전으로 바뀌기는 했지만 원통사가 관음성지라는 것은 여전히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로켓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거시기한 남근석 같기도 한 우이암을 보면서 트레킹팀은 하산을 서둘렀다. 사실 도봉산원통사 역사트레킹은 낮은 단계의 등산이라고 할 수 있다. 돌길도 밟봐야 하고, 가드레일도 잡고 내려와야 하는 구간도 있다. 그렇다고 너무 힘들지는 않다. 느릿느릿 걷다보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코스다.


그렇게 천천히 내려왔더니 북한산의 입구인 우이동이었다. 이곳에 음식거리가 있지 않은가? 출출한 속을 달래고자 파전에 도토리묵을 먹었다. 얼마나 맛있던지! 원통사에서 시원한 풍광도 감상하고, 하산 후 파전과 도토리묵도 먹고... 이거 신선놀음이네!^^




* 무수골논: 트레킹팀의 인증샷




*무수골논: 콤바인으로 가을걷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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