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스페인 9편>
* 알리칸테: 세라그로스에서 바라본 알리칸테 해변
☞ 지난 2023년 12월 14일부터 2024년 1월 26일까지 스페인과 튀르키예를 여행했습니다. 여행은 크게 3단계로 나눠서 했는데 1단계는 산티아고 순례길, 2단계는 스페인 도시여행, 3단계는 튀르키예 여행이었습니다.
여행을 하는 내내 여행일지를 기록했습니다. 이 포스팅들은 그 여행일지 노트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여행일지를 중심에 두고 작성된 포스팅이라 그렇게 재미진 포스팅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디테일한 정보를 가져다 주지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의 여행일지를 객관화 하는 작업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것이 개인의 역사가 되고, 더 나아가 모두의 지식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알리칸테: 포스티쿠엣해변
* 2023년 12월 30일 토요일: 17일차 / 맑음
- 새벽 3시가 가까운 시각에 마드리드 바라하스 터미널4(T4)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아차 싶었다.
그 새벽에 무슨 비행기가 이착륙을 하겠나? 그러니 당연히 새벽 버스도 없지!
-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아예 이날은 이동일로 삼았다. 어차피 안달루시아 지역으로 내려가야 했으니... 세비야로 갈까, 그라나다로 갈까하다가 시간이 무척 애매해서 아예 마드리드 남부터미널(Madrid-south)로 가기로 했다. 그동안 마드리드를 몇 번 왔다고 새벽시간에 마드리드 중심가로 이동하기로 한 것이다. 다행히 N27번 공항버스가 20분 간격으로 24시간 운행되고 있었다. 공항버스라 좀 비쌌다. 5유로를 직접 현금을 주고 탔다.
- 세비야나 그라나다로 가는 버스편은 좀 오래기다려야 했다. 카르타헤나(Cartagena)로 가는 버스가 가장 적합했다. 지도를 보니 카르타헤나와 알라칸테(Alacant)가 그리 멀지 않았다. 그래서 두 도시의 연계 도시인 무르시아(Murcia)로 떠나기로 했다.
- 무르시아까지는 약 5시간 정도 걸렸는데 하필 역방향 좌석이 배정됐다. 정방향에 앉는 사람들... 우락부락한 아재 둘이랑, 껑뚱 청년, 나... 총 4명이서 테이블 하나를 앞에 두고 이동한 것이다. 우락부락 아재들은 끊임없이 맥주를 마셔댔고, 주점부리를 즐겼다. 지들만 먹고...ㅋ
- 차라리 이럴 때는 몸이 피곤한게 나았다. 우락부락 아재들 보기 싫었는데... 하여간 잠이 잘 와서 다행이었다.
- 무르시아를 거쳐 알리칸테로 향했다. 알리칸테까지는 약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됐다.
- 알리칸테에 있는 hostal mayor에 체크인을 했다. 시설은 낡았지만 20유로에 룸 하나를 통으로 썼다. 나야 좋지! 새해 선물을 미리 받은 것인가?
- 아름다운 알리칸테 해변 일대를 탐방했다. 밤에도 아름다운데 낮에 보면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 산타바바라성(Castell de Santa Bàrbara)
* 2023년 12월 31일 일요일: 18일차 / 맑음
- hostal mayor에 체크아웃한 후 전날에 이어 구도심 일대를 다시 돌아보았다. 그런데 배가 고픈게 아닌가? 어제 먹었던 식당에서 다시 점심을 먹었다. 전날 저녁에 멋고 모르고 이것저것 주문해서 식사비가 25유로가 나왔었다. 궁시렁대면서도 잘 먹었다.
- 아름다운 모래사장을 가지고 있는 playa del postiquet를 거쳐 산타바바라성(castell de la santa barbara)에 올라갔다. 전날 매표소에 갔더니 문을 닫을 시간이란다. 그래서 내일 오겠다고 하니 문을 안 열거라고 한다. 그러는게 어딨나!
동네길을 따라서 산타바바라성에 올랐다. 그렇게 고도가 높은 곳은 아니었다. 확트인 전망이 빼어난 풍광을 보여주고 있었다. 반대편에는 멀리 큰 산들이 보였다. 그런데 이곳은 외성이었다. 외성에서 바라본 전망이 이렇게 멋진데 내성으로 들어가면 더 멋진 풍광을 볼 수 있을 거라며, 내심 기대를 했다.
- 그런데 사람들이 내성으로 들어갈 생각들을 안 하는 것이다. 왜지? 그러고보니 내성으로 들어가는 문이 잠긴 것이다. 오늘 문을 안 열거라는 매표소 처자의 말이 떠올랐다. 예쁜 풍광은 아주 많이 찍어서 좋았지만 무언가 허전했다. 메인을 안 보고 사이드만 봐서 뒷맛이 개운하지 않았다. 어쩔수 없이 이것도 여행의 일부니깐, 그 핑계대고 알리칸테에 또 오는 거지!
- 다시 무르시아로 넘어갈까 하다가 시간이 좀 남아서 산타바바라성 앞쪽에 있는 세라그로사(serra grossa) 에 오르기로 했다. 말이 산이지 세라그로사는 해발이 170미터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해안가 앞에 있다보니 예전에 관측장비 등, 군사시설이 있었다고 한다.
- 세라그로사에 오르니 산타바바라에서 바라보는 것보다 훨씬 더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꿩대신 닭이라고 하는데... 그 닭이 꿩을 능가할 정도로 풍광 자체가 너무나 아름다웠다. 이곳에 안 올랐으면 어쩔뻔 했나! 풍광사진도 많이 찍고, 내 셀카 사진도 찍었다. 이런 풍광에서는 인증샷을 남겨야 한다.
- 2023년의 마지막날이다. 이런날에는 카르타고 문화와 로마의 문화가 남아있는 카르타헤나(Cartagena)에 가야 한다. 그래서 카르타헤나행 버스 티켓을 끊으려 했는데... 매진이란다. 알라칸테에서 1박을 더 할 수 없으니 일단 다시 무르시아로 가기로 했다.
-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무르시아에 와서 보니 모든 버스편이 매진이란다. 2023년의 마지막날에 다들 어디로 가시는지...! 어쩔 수 없이 무르시아에 있는 hoomy 호스텔에 예약을 했다. 그런데 지도를 아무리 찾아봐도 hoomy는 보이지 않았다. 같은 골목을 뺑글뺑글 돌아도 간판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 어쩔 수 없이 주인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주인장이 잘 응대를 해줬는데... 구글 지도하고 실제 건물하고 차이가 있었다. 엉뚱한 건물 앞에서 전화를 하고, 대문을 열어달라고 한 것이다. 그러니까 간판 좀 크게 하고, 구글 지도도 업데이트 좀 하고 그러지...
- hoomy 이곳은 건물은 오래됐지만 출입문 시스템은 최신식이었다. 주인장이 멀리 출타중인데도
앱을 통해 문을 열 수 있는 구조였다. nuki라는 앱을 이용했는데 그 자리에서 나도 가입해서 대문과 방문의 온라인 열쇠를 전달받았다. 받기는 했는데 좀 어려웠다.
* 무르시아: 산토도밍고성당(Church of Santo Domingo)
- 배가 고프기도 하고 정신도 없고 해서 밖에 나와 식당을 찾았다. 마침 five-guy라는 햄버거집이 늦게까지 열어서 그곳에 들어갔다. hoomy 호스텔에서 한바탕 곤욕을 치를 때가 밤 10시가 훨씬 넘은 시각이었고, 햄버거집에 들어간 시각도 밤 11시가 넘은 늦은 시각이었다. 약 16유로가 나왔다. 좀 비싼 햄버거를 먹은 셈이다.
- 햄버거집에서 나왔더니 밤 12시가 가까워 오고 있었다. 그냥 숙소로 들어가기보다 무르시아 시민들과 함께 2024년 1월 1일, 새해를 같이 맞이하고 싶었다. 남의 나라에서, 남의 동네에서새해를 맞는 것도 좋지 않은가?
- 기분좋게 새해를 맞이하고, 호스텔에 돌아왔다. 대문은 잘 열렸다. 그저 기술의 발전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런데 방문이 안 열리는 것이다.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스마트폰 배터리는 얼마없고. 결론적으로 방문을 앞에 두고 약 10분 정도 고립됐었다. 그때가 12시 20분경이었다. 내 2024년은 고립과 함께 시작되는 것일까?
- 그 순간 전화가 생각났다. 늦은 시각이었지만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주인장에게 전화를 해서 방문을 열어달라고 했다. 덜컹! 바로 열렸다. 기술의 발전이...!
* 무르시아대성당(Catedral de Murcia)
* 알리칸테: 산타바바라성에서 바라본 세라그로사. 작은 석회석 산이다.
* 세라그로사에서 바라본 내륙쪽 모습:
* 인증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