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Holi)’라 불리는 축제

사랑과 색의 축제 '홀리(Holi)'

by 백두산

매 년 이맘때가 되면 인도는 각양 가지 색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다양한 색의 가루를 서로에게 뿌리며 춤추고 즐긴다. 이 날을 사람들은 ‘홀리(Holi)’ 축제의 날이라 부른다. 예로부터 전해진 인도의 이 축제는 사랑의 축제(Festival of love), 색의 축제(Festival of colour), 봄의 축제(Festival of Spring)로도 알려져 있다.



이 축제는 또한 선의 악에 대한 승리를 기린다. 여기에는 전해지는 신화가 있다.

Hiranyakasipu.jpg 히란야까시뿌(Hiranyakashipu), (출처-위키피디아)


히란야까시뿌(Hiranyakashipu)라는 이름을 가진 악마(Asura)들의 우두머리가 있었다. 그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히란야(Hiranya)는 금을 까시뿌(Kashipu)는 베개를 의미, 부와 쾌락을 즐기는 악마였다. 그의 여동생 히란약샤(Hiranyaksha)가 신 위슈누(Vishnu)의 화신인 와라까(Varaka)에게 죽임을 당하자 복수를 다짐한다. 악마들의 우두머리인 그는 복수를 위해 창조신인 브라흐마(Brahma)에게 특별한 힘을 얻을 수 있는 기도를 행한다. 하지만 결국 그는 위슈누(Vishnu) 신의 화신, 사자의 머리 형상을 가진, 나라심하(Narasimha)에게 죽임을 당한다.



Narasimha.jpg 히란야까시뿌(Hiranyakashipu) 와 나라심하(Narasimha)의 전투, (출처-위키피디아)


축제 홀리는 이러한 선의 악에 대한 승리를 축하하며 기리는 의미를 가진다. 동시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놀고 웃으며 용서하고 화해하며 소원한 관계를 회복하는 날이기도 하다.



Holika_Dahan_2020.jpg 홀리 축제 전날 장작불을 피우는 의식 (출처-위키피디아)

인도에서 햇수로 십 년 가까이 지내면서 여러 번의 ‘홀리’를 맞이했다. 많은 이들이 이 축제를 단순히 색색의 가루를 뿌리고 춤추고 즐기는 것으로 기억할지 모른다. 하지만 축제 홀리는 사실 전날 밤부터 시작된다. 장작더미를 쌓고, 악마 홀리까(Holika)의 인형을 그 위에 놓고 불을 피우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인도의 축제에는 불을 피우는 의식을 심심찮게 보게 된다. 또한 여러 제사 의식의 가운데 큰 불을 피우고 그 안에 여러 의미를 지닌 나무, 기, 식물 음식 등을 정해진 순서로 태우며 진행된다. 불은 산스끄리뜨어로 아그니(Agni)라고도 불린다. 불은 물질의 형태와 성질의 변화를 가능하게 한다. 소멸과 생성 그리고 물질의 변화는 아그니(Agni) 즉 불이라는 매개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우리 몸에도 아그니(Agni)가 있다. 우리가 먹은 음식은 우리 몸에 지닌 불에 의해 그 형태와 성질이 변화되고 우리 몸의 일부로 자리 잡게 된다. 장작더미 속에 부정적인 생각, 감정들을 던져버린다. 그것은 소멸되고 그 자리는 좀 더 긍정적이고 선의로 자리 잡는다.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가족 친구들과 기뻐하고 나누며, 새로운 친구를 만들고, 서로를 용서하고 화해한다.



2022-03-18 11.43.29.jpg 축제 홀리를 즐기는 학교의 학생들


춤추고 즐겁게 소리 지르면 신나게 한바탕 놀고 나면 속이 시원 해진다. 얼마나 많은 인도의 친구들이 이 축제의 의미를 마음에 새기며 즐기고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내가 우리나라의 빨간 날(공휴일)들을 별생각 없이 ‘쉬는 날’로 여기며 지나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럼에도 그런 날이 있고, 전통적으로 행해져 오는 행위들을 하는 것은 그것의 깊은 의미를 알든 모르든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의미를 제대로 알고 행한다면 더욱 뜻깊은 날이 될 것이다.



만약 당신이 인도를 여행하며 축제 홀리에 참여할 기회가 있다면, 축제 전 날 장작불을 두고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던지고 다음날 다양한 색으로 물들이며 즐거움과 기쁨, 용서와 화해로 이어지는 날로 이어지는 이 축제의 참 맛을 느껴 보기를 권한다. 세상을 부정적이고 비관적으로 바라보고자 하면, 어둡고 불행하고 힘든 일들은 셀 수 없다. 내가 보고자 하는 대로 보고 싶은 것들은 보이게 마련이다. 즐겁고 기쁘기만 한 사람은 없다. 인생이 고난의 연속이기에 더더욱 한 번씩 몸과 마음에 붙은 부정성을 털어내고, 맑은 몸과 정신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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