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교육을 넘어, 쓰는 경험으로 확장되는 작은 서점
읽는다는 것과 쓴다는 것은 글과 관련된 활동으로 비슷해보이지만 어디까지나 많은 차이가 있다. 자신의 생각을 직접 표현하는 것은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큰 힘이 된다. 특히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런 힘들은 더 쌓여서 자신에게 돌아오는데 이것은 습관이 되어야 가능하다. 도시는 늘 바쁘게 움직이며 그 속에서 교육이라는 단어는 때로는 규칙과 제도로만 보이기도 한다.
이번에 방문한 공간은 대전 동부교육지원청으로 이곳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어떤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생각은 조금 달라지게 된다. 대전 동부교육지원청 건물 안쪽에는 조용한 복도를 지나 한 켠에 자리한 작은 전시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는 봄빛갤러리가 있는데 이번에도 봄빛을 피우듯이 학생들이 작품이 걸려 있었다. 이런 작품의 세상처럼 이야기를 빌려주는 공간을 찾아본다면 어떨까. 대전동부교육지원청의 ‘있으려나 서점’이 그 주인공이다.
책이 아니라 ‘이야기’를 빌려주는 공간을 만들어준다는 것에 대해 큰 의미가 있다. 처음 이 공간을 마주하면 익숙한 도서관의 풍경과는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자신의 학교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벽면에는 정리된 그림들이 걸려 있고 전시대 위에는 누군가의 손을 거쳐 완성된 책들이 놓여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정형화된 교과서가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써 내려간 이야기들을 직접 접해볼 수가 있다.
‘나만의 책 쓰기’에서 시작된 서점으로 요시타케 신스케의 그림책 『있으려나 서점』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무엇이든 찾아주는 상상의 서점이 학교를 찾아간다. 그런 개념이 현실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확장되면서
‘읽는 공간’이 아닌 ‘쓰는 경험을 공유하는 공간’이 만들어졌다.
이동하는 서점은 확장되는 이야기를 만든다. ‘있으려나 서점’은 하나의 공간에 머물지 않는다.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학생 작품 79점과 함께 원작 그림책, 전시대, 포토존까지 하나의 패키지로 구성되어 학교로 이동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초등학교 18개교, 중학교 7개교가 참여한다. 이동하는 서점은 학교마다 다른 모습으로 다시 만들어진다. 같은 책이지만 다른 아이들이 읽고, 다른 질문을 던지고, 다른 이야기를 이어간다.
읽는 교육에서 쓰는 교육으로 나아간다는데에 의미가 있다. 전시된 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완벽하지 않은 선과 조금은 서툰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그 안에는 누군가의 생각이 있고 누군가의 질문이 담겨 있다. 교육이란 정답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질문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이 공간이 보여준다.
창작은 ‘자신감’을 만들어준다. 이 사업의 핵심은 단순하다. 아이들이 또래의 작품을 보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준다. 그리고 그 경험이 다시 공모전 참여로 이어지는 하나의 흐름을 만든다.
공간이 아니라 ‘방향’이다. 앞으로의 시대가 요구하는 능력을 이야기하고 있다. AI가 빠르게 답을 만들어내는 시대에 결국 남는 것은 질문하는 능력과 자신의 이야기를 만드는 힘이기 때문이다. 대전의 동부교육지원청에서 시작된 이 작은 서점은 생각보다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책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써본 경험이다. 그리고 그 경험은 아이들의 시간 속에 오래 남으며 미래에 대한 기회를 만들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