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맞은

보탑사의 가을은 고요했다.

최근 어떤 스님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 때문에 시끌시끌하다. 개인적으로 그 사람의 책을 읽을 이유나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기에 읽어본 적은 없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스님이라면 인생에 현명하 길을 제시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많이 읽은 것으로 알고 있다. 직업에 귀천도 없고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정해질 필요도 없지만 적어도 사람들에게 그 자체로 신뢰를 주는 업에 종사한다면 신중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

IMG_2801_resize.JPG

개인적으로 사찰을 좋아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사찰이 풍광이 좋은 곳에 터를 잡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도심에 있는 사찰은 무언가 삭막해 보인다. 사찰의 건물들 역시 한옥의 색을 가졌기에 자연과 어울릴 때 아름다워 보인다.

IMG_2804_resize.JPG

욕계육천(欲界六天)의 최하위를 차지하는 사대천왕이지만 보통 사찰에 가면 가장 먼저 만나보는 호법신이다. 부릅뜬 눈, 잔뜩 추켜올린 검은 눈썹, 크게 벌어진 빨간 입 등 두려움을 주는 얼굴에 손에는 큼직한 칼 등을 들고, 발로는 마귀를 밟고 있는 모습으로 사천왕과 그 부하 권속들은 천하를 두루 돌아다니면서 세간의 선악을 늘 살핀다고 한다.

IMG_2810_resize.JPG

보탑사의 중심이 되는 건물 앞에는 단풍색이 곱게 든 나무가 먼저 눈에 뜨이고 앞에는 언제부터 재배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배추가 자라고 있었다. 사찰음식에서 김치도 빠지지는 않는다.

IMG_2811_resize.JPG

보탑사의 곳곳에 이렇게 배추가 심어져 있는데 이제 조만간 배춧잎을 모아서 김장을 시작할 것 같은 분위기다. 진천도 괴산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서 배추가 맛이 좋을 것 같다. 음식은 재료가 좋아야 맛이 있는데 절임배추 역시 배추가 좋아야 하는데 괴산, 음성, 진천 등의 충북은 배추 생산의 최적지다. 절임배추를 물에 한 번 씻는 사람들이 있는데 몸에 좋은 미생물이 제거되고 맛도 없어진다.

IMG_2823_resize.JPG

진천 보탑사의 물맛을 보기 위해 안쪽으로 다시 걸어서 들어간다. 상륜부를 제외한 목탑 높이가 42.73m이며 목탑을 떠받치는 기둥만 29개에 이른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걸어서 내부를 오르내릴 수 있는 목탑이 이곳에 있다.

IMG_2830_resize.JPG

농익어가는 가을 물맛은 그냥 좋았다. 물론 목이 마르기도 했지만 사찰의 물은 무언가 시원하고 맛이 좋게 느껴진다. 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이번 행사는 도내 주요 관광지에 가서 모바일 앱으로 인증을 받으면 선물을 주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도내 관광지 35곳 스탬프 수에 따라 편의점, 커피, 주유소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3만 원 상당의 모바일 선물권을 제공했는데 진천에는 진천 만뢰산 자연생태공원, 농다리, 보탑사가 포함되어 있다.

IMG_2832_resize.JPG
IMG_2839_resize.JPG

이곳을 찾아온 사람들이 단풍을 배경으로 연신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제 나무는 단풍을 미련없이 모두 떨어트리게 된다. 인간의 역사가 모두 끊임없는 소유사(所有史)였으며, 소유욕을 버려야 진정한 평화와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무소유라는 수필집이 생각나는 날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파리 강화 회의(講和會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