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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08. 2016

새만금 가을 여행 '소풍'

새만금으로 떠나는 여행

국민 중에서 새만금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듯하다. 

그러나 새만금은 그냥 개발사업이라고 기억하는 사람은 있어도 그곳을 여행지로 기억하는 사람의 비중은 높지는 않다. 군산과 김제, 부안이 접해있는 새만금은 가을 여행지로 괜찮은 곳이고 먹을거리나 볼거리가 풍부한 곳이기도 하다. 


새만금이 없었다면 군산, 김제, 부안이 하나로 이어지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길이 가는 곳에 사람이 있고 사람이 있으면 길이 생겨난다. 그리고 새만금은 국내 최대 방조제로 없었던 길을 만든 창조의 공간이기도 하다. 가을 여행하면 단풍이 가장 먼저 생각나기는 하지만 무엇보다도 먹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한 곳을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1박 2일 새만금으로의 출발


AM 10:00 군산 도착 ~ 12: 30 근대 역사거리 탐방


서울이나 경기도, 중부권에서 출발하면 시간이 1시간 반~2시간 반까지 걸린다. 군산에  10시쯤 도착해야 알차게 둘러볼 수 있기에 서둘러서 출발해보자. 군산은 최근 근대역사를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고 골목길마다 색채를 부여하여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군산에 도착해서 너무 많은 곳을 보는 것보다 조금 여유를 가지고 둘러보는 것이 좋다. 군산에는 근대 역사박물관을 비롯하여 옛 군산세관 등 적지 않은 근대 역사의 흔적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점심 먹기 전까지 두 시간 정도를 여유 있게 돌아다니면 군대의 근대 역사문화 경관지구를 둘러볼 수 있다.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였던 초원사진관도 그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지역적 이점을 가지고 있던 곳으로 일제강점기 시대에는 해상교통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남자라면 한석규가 되어보고 여자라면 심은하가 되어보는 사치를 누려봐도 좋다. 

초원사진관에서 잠시 감상에 빠졌다가 조금 걸어서 나오면 동국사로 가는 이정표가 보인다. 일본인 승려 우치다에 의해 지어졌는데 당시에는 금강사라고 불리다가 현재는 동국사로 바뀌어서 보존되고 있다. 근대기 불교 사찰 건축물로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일본 목조 건축 양식으로 사용되는 몇 안 되는 사례로 꼽히는 곳이다. 때만 잘 맞추어서 가면 해설사의 자세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시간도 갈 곳도 애매하다면 그냥 군산의 옛 거리를 걸어보아도 좋다. 무언가 보물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살짝 가지고 돌아다녀도 좋다. 시간은 아직 여유가 있다. 잠시 비석 치기를 하면서 옛날 추억에 잠겨도 좋다. 아~ 지금 젊은 세대들은 비석 치기를 모를 수 있으니 인터넷에서 잠시 찾아 본 다음 비석 치기에 도전해보자. 

음표와 여행길이 엮여 있는 조금은 아이디어가 넘치는 작품이다. 별 의미 없어 보이지만 읽다 보면 무언가 설득되는 느낌이다. 

돌아다니다가 보니 이제 점심 먹기까지 한 시간쯤 남았을까. 

옛 군산세관을 잠시 들려본다. 국경을 통과하는 물품에 대해서는 관세청이 관리하는데 세관은 관세청 산하의 조직으로 일제 시대 당시에 전북 곡창 지대의 쌀을 군산에서 실어 날랐는데 그 당시 군산항을 통해 드나들던 물품에 대해 세금을 거두던 곳이 바로 옛 군산세관이다. 


옛 군산세관은 1908년에 준공이 되었는데 현재는 전북 기념물 제 87호로 지정이 되어 있다. 일본인들이 아닌 독일인이 설계하고 벨기에의 적벽돌을 수입하여 유럽 양식으로 지어진 곳이다. 옛 군산세관은 청색과 백색이 차분하게 잘 어우러진 곳으로 1945년 광복까지 곡물의 수탈 창고로 사용되었다. 


점심을 조금 늦게 먹어도 좋다면 문화재 제183호로 지정된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인 신흥동 일본식 가옥을 둘러보자. 일제강점기에 군산에서 포목점과 소규모 농장을 운영하며 부 협의회 회원을 지낸 일본인이 건립한 일본식 2층 목조 가옥이다. 일본식 가옥의 1층에는 부엌, 식당, 온돌방, 화장실 등이 있고 2층에는 일식 다다미방과 도코노마 등이 남아 있다. 

요즘에는 가을비가 하루 걸러 하루 내릴 정도로 자주 내리는 느낌이다. 평일에 가도 한국사람들이 보일만큼 군산의 대표적인 여행지로 주목받는 공간이기도 하다. 골목골목에 일본의 색채가 묻어 있어 색다른 느낌을 선사하는데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한국사람들에게는 오래된 건축물을 만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으니 한 번쯤 들려봐도 좋은 곳이다. 

일본에서 오래 살다가 온 지인이 일본식 가옥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있다. 일본식 가옥은 말 그대로 일본식으로 만들어진 주택이다. 근대기 동안 군산에 지어진 대표적인 대규모 주택으로 일본인 상류층의 주택이었던 히로쓰 가옥은 수많은 한국 영화의 촬영지로 활용이 되고 있다. 지인의 말로는 부분적으로 변형되어서 전형적인 일본식 가옥은 아니라는 말도 전해주었다. 


PM 12: 30 식사 


식사시간이 되면 항상 고민이 된다. 점심식사 시간에는 밥이나 면이냐를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데 마치 아빠가 좋냐 엄마가 좋냐를 물어보는 것만큼 힘든 결정이다. 대부분의 맛집이 그렇듯이 한 두 가지 메뉴를 취급하지 백화점식으로 취급하는 곳 중에 맛집은 거의 드물다. 근대 역사 문화거리에서 가까운 곳은 소고기 뭇국으로 유명한 한일옥이 있고 면으로는 조금 이동해야 하는 거리의 장미 칼국수와 뽀빠이 냉면집도 있다. 이때가 가장 큰 고민이 시작된다. 

호불호가 거의 갈리지 않는 한일옥의 소고기 뭇국은 팔팔 끓여져 나오는 쇠고기 맑은 뭇국에다가 생각할 것 없이 밥 한 공기를 잘 말아 넣고 수저에 밥과 무, 쇠고기가 적당량 올라가게 해서 먹으니 맛이 좋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담백한 것이 좋다. 이 음식점은 시간에 상관없이 번호표를 배부받아야 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음식점이기도 하다. 

전국 어디를 가도 칼국수 맛집은 최소한 세 군데 이상이 있는데 군산에서는 장미 칼국수를 빼놓기 힘들다. 장미 칼국수의 국물은 그 끝을 보여주지 않고 위에 있는 면발을 살짝 보여주기만 한다. 여기에 고추 양념이라도 풀어헤치면 그 내용물은 더 잘 보이지 않는다. 이곳의 칼국수는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것이 특징이다. 

칼국수의 비주얼이 깔끔해 보이기도 하지만 밍숭 밍숭 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내는 겉절이의 조합이 좋다. 먹다 보면 한 그릇이 아주 쉽게 비워진다. 

군산의 뽀빠이 냉면은 군산시민들이 좋아하는 냉면집이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뿐만이 아니라 지금처럼 갑자기 추워진 가을날에도 어울리는 음식이다.  간장. 커다란 솥에 물과 고기를 넣고 푹 끓이면서 간을 간장으로 맞추는 냉면 맛은 담백하고 뒷맛이 깔끔하다. 

다른 음식에 비해 뽀빠이 냉면의 맛은 호불호가 조금 갈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닭 육수의 국물이 살짝 비리다고 느낄 수 있지만 간장 맛의 육수가 잘 감추어주고 있다. 지금도 기억되는 독특한 맛을 자랑하는 곳이다. 


PM 1:30


여러 사람들과 여행하다 보면 조금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가 있다. 혼자서 가는 여행도 좋지만 이렇게 여유를 가지고 돌아다니는 것도 좋다. 아직 못 본 곳이 있으니 다시 근대 역사거리로 돌아가 본다. 


군산 근대 역사거리에서 숙박공간으로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바로 군산 월명동에 자리한 고우당이다. 게스트하우스인 고우당은 전라도 사투리인 '고우당께'에서 따온 곳으로 지금의 형태로 구성이 된 것은 지난 2012년 군산시가 새롭게 조성하면서부터이다. 

도심 속에서 이런 숙박공간을 찾아보는 것은 흔치 않다. 전주에도 한옥거리가 있지만 이런 분위기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금 이곳은 스템 냉·난방 시설 등 현대식 편리함과 조화를 이룬 5동 21실의 다다미방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옛날의 향수와 현대의 편리함이 접목된 곳이기도 하다. 

굳이 숙박을 하지 않고 돌아보아도 운치가 있다. 새만금이 위치한 곳에서 숙박을 하려면 보통 세 가지가 추천이 되는데 근대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고우당 같은 곳에서 숙박하는 방법과 섬 속에서 자연을 느끼실 분들은 선유도에서 아니면 부안의 채석강에서 숙박하는 방법이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해도 좋다. 

고우당에는 숙박시설뿐만이 아니라 먹거리가 있는 음식점과 카페도 자리하고 있다. 이국적인 숙박 체험과 함께 과거 일제 강점기 시대의 아픔을 되새기고 미래를 만드는 새만금의 길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무얼 했다고 벌써 배가 고파지는지 모르겠지만 간단하게 간식을 먹기로 했다. 여러 사람이 가면 어묵을 두어 점씩만 먹어도 금방 바닥을 드러낸다. 여행은 먹방이 최고이다. 먹고 보고, 찍는 것이 여행의 모든 것인 것 같다. 


PM 3:00 ~ 6:00 고군산 군도 탐방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화창한 날에는 화창 한대로 새만금 도로와 고군산군도는 매력이 있다. 우산을 쓰고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것은 생각보다 많이 불편하지만 사진이 아니면 이런 풍광은 내 머릿속에서 서서히 잊혀 간다. 가끔 갈매기를 만날 수 있는데 다른 곳과 달리 이곳에서 만나면 정말 반갑게 느껴진다. 

고군산군도는 선유도, 야미도, 관리도, 무녀도가 대표적인 섬으로 현재 상당수의 섬들이 새만금 방조제에서 직접 도로로 연결되어 있다. 그렇지만 군산에도 섬을 이어주는 수많은 크고 작은 배가 있는데 몇몇의 배는 차를 실어 나를 수 있기도 하다. 오랫동안 항해를 해야 하는 대형 유람선과 달리 이 곳의 배는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을 정도의 공간만을 제공한다.

옛날에는 이곳의 섬들은 모두 배가 아니면 왕래가 불가능했다. 고군산군도를 여행하는 좋은 방법은 입구 쪽에 차를 세우고 자전거를 이용해 돌아보는 것이 좋은데 아이들이 있는 집은 여유 있게 세 시간 정도를 잡는 것이 좋다. 기차를 운전하는 차장, 비행기를 운전하는 기장, 배를 운전하는 선장은 모두 책임감이 막중한 사람들이다. 이곳을 여행지로 데려온 가장들도 책임감이 막중한 사람으로 고군산군도를 여행지로 선택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다. 

고군산군도도 주변을 걸어보고 트래킹 해볼 수 있는 둘레길 같은 코스를 개발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선유도에는 해수욕장 종합안내센터와 화장실 2동, 관광안내소, 망주봉 수변공원 조성과 포토존 1개소가 조성되고 신시도에는 관광안내소 2개소와 고군산군도 '상징문'과 몽돌해변의 '조약돌'을 형상화하는 쉼터 조성 2개소, 포토존 2개소, 무녀도에는 '염전'을 형상화하는 쉼터 1개소와 포토존 1개소가, 장자도에는 고군산 '해넘이'를 형상화하는 쉼터 1개소와 포토존 1개소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고군산군도는 신석기시대에 사람이 살았을지도 모른다. 고군산군도가 처음 등장한 것은 충무공 이순신의 난중일기에 셔 였다.

고군산 군도를 보고 다시 새만금 방조제를 타고 질주(?)를 해본다. 고군산군도의 섬 중에서 태어나고 자라면 부자가 된다는 장자도가 살짝 애착이 가기도 하지만 그곳에서 태어나지 않았으니 그냥 섬이 푸르고 물이 맑다는 어청도에 애착을 가지고 마음을 먹어본다. 


여행은 안정되고 싶은 마음이 강한 사람들에게는 불편하고 피곤한 여정의 연속으로만 느껴질 수 있다. 여행은 아주 조그마한 용기를 가진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선 물라는 생각이 든다. 


PM 6:30 ~ 7:30 비응도에서 식사 


고군산군도를 보고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관문인 비응도로 향해 본다. 


비응공원이 있는 지근거리에는 예전에는 섬이었던 비응도는 지금은 간척사업을 통해 육지와 연결되었으며 군장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선 곳이다. 새만금 방조제의 시작점의 바로 옆에 있는 비응도에는 지금 거주하는 사람은 없고 1994년에 방조제로 연륙 되어 섬으로서 기능은 상실되었지만 관광지로 더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고군산 군도와 연장선상에 있는 비응도의 자연환경은 육지의 토사 유입이 많아 수심이 얕고 조석간만의 차가 심하여 간조 시에는 광대한 갯벌 지대가 형성되었다. 섬의 모습이 매가 나르는 모습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 비응도는 동쪽으로는 모래 해변이 있고 서쪽으로는 갯벌이 발달하여 정치망 어업의 적지였었다. 

새만금에 왔으니 그 이름 그대로 붙인 새만금 횟집으로 발길을 해보았다. 군산에 온만큼 바다에서 잡아온 회를 저녁식사로 마무리하기 위해서이다. 새만금에 위치해서 그런지 새만금에 대한 내용이 횟집 안의 공간에서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사랑, 바다, 그리고 물고기와 새만금의 대한 내용이 적당하게 배치되어 있다. 

먹음직스러운 코스가 나오기 시작하고 상앞에 우리의 젓가락이 매우 바빠졌다. 음식 하나하나를 먹으면서 탄성이 나오는 것 같았다. 

요즘에는 바다에서 직접 겪고 생활하는 1박 2일이나 삼시 세끼 덕분에 바닷가 사람들이 아니면 맛보기 힘든 해물이 머릿속 게 각인되어 있다. 

군산 앞의 바다에서 잡힌 생선과 해산물로 저녁상이 코스로 ㅏ오는데 먹을만한 것 위주로만 나오는 구성이 남다르다. 

잡힌 지 얼마 안 된 생선은 고추장과 각종 양념으로 맛을 낸 매운탕이 진국이다.  신선한 물고기의 향과 맛이 맑은 국물에 배어 나와 본질의 맛이 그대로 혀에 전달이 되는 것 같다. 


PM 8: 00 숙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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