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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현 Sep 16. 2024

서문, 당신을 짓습니다.

안녕하세요. 자아 짓기에 참여하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자아 짓기는 여러분이 자기 자신을 찾는, 만드는, 탐구하는 하나의 흥미로운 여정이 될 것이며,

이 과정을 모두 끝마쳤을 때, 여러분은 더 이상,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혼란스러워하지 않을 거라고 감히 예상해 봅니다.


십수 년 전부터 대중매체와 SNS에서 "자기 자신을 찾아야 합니다."라는 주장 떠돌았습니다. 이 주장은 한 가지 사실이 전제되어 있다는 점을 우리는 명심해야 합니다.


그 전제는 바로 '자기 자신'이 존재했다는 가정입니다.


한 번 생각해 볼까요? 우리는 얼마든지 우리의 이름을 바꿀 수 있습니다. 우리의 역할, 직업도 얼마든지 바꿀 수 있죠. 맞나요? 물론 용기가 필요하겠지만 말이죠.


그렇다는 건, 이름과 역할, 직업은 진정한 나를 나타낼 수 없다는 말이 됩니다. 옷처럼 언제든지 갈아입을 수 있는 '나'에게 걸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지요.


조금만 더 생각해 볼까요? 우리는 '애초에 이름이 없어도' 살아갈 수 있어요. 그리고 우리는 '자아'가 없어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동물들을 생각해 볼까요? '이름'은 사람이 붙여주죠. 그리고 그 이름이 나를 부르는 거구나라는 점을 학습합니다. 하지만 유기견, 유기묘가 되었을 때, 그 강아지와 고양이의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습니다. 참 안타깝지만 말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강아지와 고양이는 누군가에게 불려지는 이름 없이도 살아갑니다.


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그 이름이 당신을 표현할 수 있나요? 종이나 스마트폰 어디라도 좋으니까. 이름을 적어보세요. 그건 문자일 뿐 아닐까요? 물론 당신을 타인에게 인지시키기 위해 부르는 '도구'지만요.


그래도 우리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인상착의'로 그 존재를 인지할 수 있지요. 거동수상자나, 외모가 마음에 드는 이성을 보며, 이름을 알고,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도 이름보다는 실제로 존재하는 그 모습이나 상태가 앞서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철학적인 말로 '실존주의'라고 하는데 여기까지 아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자. 여기까지 잘 따라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딱 하나만 더 생각해 볼까요? 조금 특이한 경우이기는 하지만, 자아 짓기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시고 끝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경우를 알고, 명심하고 계셔야 합니다.


바로 '늑대소년, 소녀'의 경우입니다. 여러분 여기서부터가 가장 중요합니다. '서문, 당신을 찾습니다'는 여기만 읽고 넘어가셔도 됩니다.


여러분 '자아'라는 건 태어나자마자 주어지거나, 만들어지거나,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알고 계셨나요? 그렇기 때문에 갓난아기는 자신을 양육해 주는 환경을 통해서 사회적인 분위기와 문화, 문화에 따른 예의범절을 익히며 성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의 '자아'는 자연스럽게 생겨나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숲에 버려져 늑대와 같은 야생동물에게 보살핌 받고, 양육받은 아이들은 곧 그들의 생활양식을 따라 하게 됩니다.


과거에 '늑대소년과 소녀'를 발견해서, 사회화를 시키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시도는 빈번히 실패했으며, 그 늑대화 된 아이들은 무리에서 떨어져 낯선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스트레스를 받아 대부분 사망하게 됩니다.


"여러분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잘하는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는 여러분!" 여러분이 20대, 30대라면 저는 과감하게 말해보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아직 '자아'가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태어나서 부모님 등의 양육자가 시키는 대로 살고, 사회가 흘러가는 모양대로 살고, 우리는 우리에 대해서 제대로 생각해 보지 못했습니다. 사회와 교육기관은 여러분들의 '자아'를 형성하는 교육을 시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찾는다는 말'은 아직 여러분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이번 브런치북을 통해서 여러분에게 스스로 원하는 '자아상'을 만들고, 거기에 가까워질 수 있게 여러분들의 '조력자'로서 질문을 드리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이 이야기는 당신이 당신을 스스로 만들 수 있게 도와주려는 저의 '조력자'로서의 의지가 문자의 형태로 여러분들에게 전달되고 있는 겁니다.


이번 과정을 전부 온전하게 수료하시고, 반드시 자기 자신을 만드시고, 앞으로 자아 정체성으로 인한 혼란스러움에서 해방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김동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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