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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혁재 Jan 19. 2022

예측 가능한 곳으로 복귀

-힐링n차탐구

코로나가 닥치기 직전 마지막 해외 여행이 될 거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한 채 나리타 공항에 내렸다. 신오쿠보에 에어비앤비 숙소를 베이스캠프 삼아 도쿄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


2년이 흘러가 여자친구와 그 때 여행 얘기를 하면 꼭 나오는 얘기는 편의점 치즈타르트다. 너무 맛있어서 도쿄 밤거리를 걸어 숙소로 돌아오는 길 꼭 하나씩 들고 왔는데 아침에 일어나 숙소에서 먹고 하루를 시작하면 그렇게 상쾌할 수 없다.


새파란 하늘과 차갑지만 맑은 공기의 도쿄 거리들도 참 좋았지만 숙소에서 먹고 놀던 순간들이 강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건 왜일까.


1월 첫 주 경주로 휴가를 다녀왔다. 중학교 이후 첫 방문인데 첨성대와 불국사를 보겠단 일념으로 기차에 몸을 실었다. 황리단길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빌라 원룸을 베이스캠프로 삼고 때론 자동차로, 때론 두다리로 열심히 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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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경주월드에서 드라켄을 3번 타고 저녁 일정은 여유있게 갖자고 얘기한 뒤 여자친구와 일찍 숙소로 왔다. 마트에서 파는 치킨과 연어, 와인까지 곁들인 휴식 겸 파티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서울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풍경이 경주 여행하면 서둘러 떠오르는 기억 중 하나가 된 이유는 또 왜일까.


##힐링의 순간

두 시공간의 공통점을 찾아봤다.


일단 복장부터 편하다. 두 여행 모두 1월에 다녀와 두터운 옷들로 중무장, 꽤 긴 시간을 야외에서 걸어다녔다. 때문에 베이스캠프에 돌아온 순간 첫 업무는 일본에선 히터를 경주에선 보일러를 틀고 가장 좋아하는 반바지 축구 유니폼에 맨투맨으로 갈아입는 일이다.


식당에서 먹은 음식과 비교하면 단촐하지만 숙소의 작은 책상에 부족하지 않게 안주를 차리고 술까지 따르면 마치 무대에 막이 내리는 느낌이다.


일종의 피로연 같은 느낌으로 웃고 떠들다 보면 잠이 솔솔 오는데 긴장감이 풀리는 이 순간이 절정이라 할 수 있다.


일상에 지쳐 떠난 여행은 환기에 제격이지만 낯선 환경을 극복해야한다는 스트레스가 나도 모르게 쌓인다. 여행의 반대급부라 할 수 있다. 다만 오감이 즐겁다 보니 미미하게 쌓이는 스트레스들을 망각하기 쉽다.


밤이 되고 숙소로 돌아오는 . 느껴지는 공허함과 약간의 불안감이 망각의 결과물이다. 본능적으로  결과물들을 치우려는 행위가 개인적으론 숙소에서 즐기는 시간들이다.


수많은 새로운 자극에서 잠시 떨어지는 시공간. 가장 일상과 비슷한 모습들이 연출되는 환경에 들어가 다시 낯선 환경에 적응할 힘을 채우는데 힐링의 순간이다.


예측할  없는 짜릿함과 익숙함을 잇는 매개.

 역시 여행을 와야 느낄  있기에 


결론은 여행과 휴가는 진리다.


##탐구결과

-황남빵


“또 먹으려고?”

“에피타이저로...”

“내려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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