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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해 Aug 18. 2022

우연히 스치는 생각

<내버려둬> 최영미

지난밤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일까. 이른 아침에 눈을 떴다. 오랜만에 남편의 아침 식사를 챙기고 잘 다녀오라며 배웅을 했다. 매일 이렇게 눈을 맞추고 손을 흔들면 좋으련만 게으른 탓에 늘 미안하다.


산책 겸 조깅을 하기로 했다. 문을 나서니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곧 가을이 오겠구나. 문득 시 한 편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책 읽기 좋고 산책하기 좋은 날이다. 여러모로 알맞은 날이다.


어린 시절 엄마의 책장에 꽂혀있던 최영미 시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라는 시집이 기억에 머물러 있다. 어른이 되고 난 뒤 엄마가 읽던 시집이 생각나서 시집을 찾아 읽으면서 그때 엄마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생각해본다.


'내버려둬'는 최영미 시인이 2019년에 출간한 시집 <다시 오지 않는 것들>에 수록된 시이다. 시집을 읽다가 이 시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그동안 나는 늘 타인의 기대에 맞춰서 살아온 건 아니었을까. 내가 원하는 삶은 무엇이었는지. 이런저런 생각이 스쳤다. 나에게 좀 더 솔직하고 내가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애쓰는 날들을 살아내야겠다. 


9월. 많은 변화가 일겠다. 앞으로 어떤 날들을 살아가게 될까.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하는 요즘이다. 힘들면 잠시 이렇게 머물다 가자. 논문을 쓰다가 힘들어지면 수필을 쓰자. 그럼 행복해질 수 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추천 도서>

최영미 시인의 '다시 오지 않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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