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보내는 쪼~금 긴 메모 14

마음에도 안전거리가 필요해

by 김현정

새들이 아침을 알리며 지저귀던 어느 날,


엄마는 문득 너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떠올라서, 조금 긴 메모를 카톡으로 보냈단다.

그런데 만 하루가 지나서야 도착한 너의 답장은,


“헉! 너무 길어!”


그래서 오늘은 조금 짧게 써본다.


살다 보면 "잃을 게 하나도 없다"라고 말하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어.

그럴 땐 조심해야 한단다.


물론, 무조건 피하라는 말은 아니야.

다만, 그런 사람을

쉽게 이기려 하거나,

성급히 판단하거나,

도와주려는 마음부터 앞세우지는 않았으면 해.


사람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삶의 가치가 다르지만,

엄마는 양심(도덕심), 돈, 명예, 이 세 가지가 사람을 지탱하는 중요한 기둥이라고 생각해.


엄마가 부족해서 그런 걸지도 모르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며 보니

이 세 가지를 다 갖춘 사람은 드물었고,

두 가지를 가진 사람도 흔하지 않았어.

대부분은 한 가지를 지키며,

나머지를 얻으려 애쓰며 살아가더구나.


그런데 이 셋 중 그 무엇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

그리고 스스로 잃을 게 전혀 없다고 느끼는 사람은

때때로 자기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도 상처를 주는 경우가 있더라.


그래서 엄마는 그런 사람을 만났을 때

굳이 맞서기보단

조용히 한 걸음 물러서서

먼저 상황을 바라보려 해.


젊은 너는, 엄마의 이런 생각을 어떻게 느끼는지 궁금하구나.

월, 화, 수, 목, 금, 토 연재
이전 09화아들에게 보내는 쪼~금 긴 메모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