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쓰고 싶다는 욕심 멀어지는 브런치

by 까칠한 현자까

매주 월요일 연재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기존에 썼던 글은 수정하고 부족한 건 채워가며

나에게 뿅 하고 나타날 편집자님을 기다리며 신나게 쓰기 시작했다.

첫 주에는 너무 신나고 욕심이나 연재 일정 따위 무시하며 이틀 만에 글을 올렸다. 하지만 그 열정도 잠시

글을 올리다 보니 그날의 관심은 잠깐. 다음날부터 다시 똑같아지는 조회수에 의기소침해지기 시작했다.

충분히 재미있는 것 같은데 뭐가 부족할까. 왜 사람들은 내 글을 몰라줄까.



필력? 꼭 심금을 울려야 필력인가 보면서 한 번씩 웃으면 그걸로 부족한가.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하루이틀 쌓이고 읽고 나서 구독 안 하는 브런치의 수많은 사람이 미워지기 시작했다. 나보다 구독자가 더 많은 작가님들의 글을 보면서 아주 못난 생각들로 가득했다.


'아니 뭐 이 사람은 글도 개떡 같은데 왜 구독자가 많은 거야? '

'아니 뭐 글도 몇 개 없는데 왜 나보다 구독자가 많은 거야?'

그 외 등등…. 마음의 소리를 쓰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었다. 내 글을 몰라주는 브런치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서운했다. 이런 불특정 다수를 향한 미움이라니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나의 더러운 마음으로 이어졌다.



매주 내일은 연재일입니다.

작가님을 기다리는 구독자들에게 새 글 알림을 보내주란다.


지랄하네

기다리긴 개뿔

못났다. 참 못났다.

사춘기 중2병도 아니고 이런 질투라니.

참으로 못났기도 하지.


사랑받지 못한 자 한없이 삐뚤어지며 브런치와 거리두기를 시작했다.

그렇게 매주 기다리는 사람 없는데 뭘 더 쓰나. 운명의 편집자는 이번 생에 없는 듯한데.

이쯤이면 머 브런치와 절교하고 자체 절필 선언이랄까?


한 달이 넘게 지났다.

가끔 글에 라이킷 소식은 전해졌지만 궁금하지 않았다. 불쌍해서 하나 눌러줬나 보다.

뒤로 버튼 누르다 잘못 눌렀나보네 하며 브런치와 거리두기를 하는 한참 속 좁은 나를

주기적으로 발견했지만 괜찮다. 들어가서 배 아프고 결국 내가 제일 부족하네

알고 돌아설 바엔 브런치에 접속하지 말자.


근데 오늘 다시 브런치로 돌아왔다. 글을 쓰고 있다.

왜냐고? 입에 발린 소리일지 몰라도 따뜻한 댓글과 구독 버튼에 용기를 얻었거든.

맑고, 경쾌하고, 솔직하고 나의 글에 공감한다는 댓글이 비록 지나가는 위로이자 스팸성 댓글이라 할지라도

그 소중한 댓글은 절필 선언한 나를 다시 브런치로 불러들였다.


오늘은 무려 팔로워가 50명을 돌파한 날이다. 정말 작고 귀여운 팔로워지만 50명 중에 많은 사람이 맞구독, 혹은 내 글을 안 보는 구독자님이 더 많겠지만 내 글에 공감하는 누군가가 하나는 있다는 사실 하나로

너무 감사해진 날이다. 다시 운명의 편집자를 만나겠다는 나의 목표는 잠정 휴업을 끝내고 다시 오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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