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빽빽한 도심에서 마주하는 '파랑'은 기껏해야 모니터 화면 속 픽셀이거나, 때론 지친 일상의 우울함을 뜻하는 단어(Blue)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사이판(Saipan)으로 향하는 비행기 창문 너머로 태평양이 펼쳐지는 순간, 우리 뇌 속에 입력되어 있던 파랑의 해상도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갱신됩니다.
이곳에서는 파란색이라는 단 하나의 낱말이 에메랄드, 코발트, 사파이어, 네이비로 무한하게 쪼개지며 여행자의 시야를 흠뻑 적십니다. '마리아나 블루'라 불리는 이 압도적인 색채 속으로 뛰어들 준비가 되셨나요?
당신의 무채색 일상에 가장 선명한 물감을 떨어뜨려 줄, 사이판 여행 필수 꿀팁 3가지를 소개합니다.
사이판 여행의 이유이자 시작과 끝인 '마나가하(Managaha) 섬'. 배를 타고 15분이면 닿는 이 무인도는 매일 한정된 시간 동안만 인간의 방문을 허락합니다.
여행 팁: 느지막이 일어나 점심때쯤 섬에 들어가는 것은 하수들의 방식입니다. 가장 맑고 투명한 마나가하를 만나려면 무조건 '첫 배(보통 오전 8시 30분경)'를 타야 합니다. 사람들이 몰려들어 모래가 부유하기 전, 아침 햇살이 직각으로 꽂히며 바닷속 바닥까지 투명하게 비춰내는 그 '골든타임'의 바다는 오직 부지런한 자의 몫입니다. 호텔에서 비치타월과 돗자리를 챙기고, 스노클링 장비를 낀 채 고요한 물결 속으로 몸을 밀어 넣어보세요. 발밑으로 헤엄치는 형형색색의 열대어들과 오롯이 눈을 맞추는 경이로운 아침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사이판의 남쪽이 온화한 휴양지라면, 북쪽은 날것의 대자연이 살아 숨 쉬는 야생의 땅입니다. 만세 절벽, 새 섬(Bird Island), 자살 절벽으로 이어지는 북부 투어는 대형 버스를 타기보다 반드시 '렌터카'를 이용해야 그 진가를 알 수 있습니다.
여행 팁: 하루쯤은 과감하게 뚜껑이 열리는 머스탱이나 카마로 같은 스포츠카, 혹은 오프로드를 달릴 수 있는 투박한 SUV를 빌려보세요. 북부로 향하는 길은 신호등이 거의 없고 도로는 시원하게 뻗어 있습니다.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모두 내린 채, 짭조름하고 거친 태평양의 해풍을 온몸으로 맞으며 달려보는 겁니다. 오른쪽으로는 아찔한 절벽 아래로 코발트블루의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고, 머리 위로는 쨍한 태양이 쏟아집니다. 내 발끝으로 엑셀을 밟으며 대자연의 스케일을 직접 통제하고 가로지르는 쾌감. 렌터카의 엔진 소리와 파도 소리가 섞이는 완벽한 로드무비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
눈부신 햇살이 스러지고 사이판에 밤이 찾아오면, 여행자들은 약속이나 한 듯 다시 북쪽(주로 만세 절벽 부근)으로 차를 몹니다. 인공적인 가로등 불빛이 하나도 닿지 않는 완벽한 어둠을 찾아서 말이죠.
여행 팁: 별빛 투어를 갈 때는 푹신한 돗자리와 얇은 담요, 그리고 시원한 맥주 한 캔을 챙겨가는 것이 좋습니다. 렌터카 보닛 위에 기대거나 돗자리에 대자로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세요. 도심의 불빛에 가려져 있던 수만 개의 별과 은하수가 마치 눈앞으로 쏟아질 듯 아득하게 펼쳐집니다. 어둠에 눈이 익숙해질수록 별은 더 또렷하게 빛나고, 정적을 깨는 것은 오직 저 멀리서 부서지는 파도 소리뿐입니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잠시 내려두고, 우주의 광활함 아래에서 나의 존재가 얼마나 작고 또 동시에 얼마나 소중한지 조용히 곱씹어보는 시간. 사이판이 건네는 가장 어둡고도 눈부신 위로입니다.
사이판의 바다와 하늘이 보여준
그 무한한 파랑의 해상도는,
우리의 비좁았던 마음의 폭마저 한 뼘 넓혀주었습니다.
다시 돌아온 일상의 하늘이 조금 흐리고 답답하게 느껴질 때면,
두 눈을 감고 사이판에서 담아온
그 시리도록 투명한 파란색 물감을 조용히 꺼내어
당신의 하루에 덧칠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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