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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MG 저널 Mar 11. 2022

유럽을 사로잡은 현대차그룹 E-GMP의 혁신성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가 전 세계 자동차 시상식을 휩쓸고 있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국제 에너지 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이하 IE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신차 등록 대수는 줄어든 반면, 오히려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약 660만 대로 전년 대비 무려 2배 가까이 늘어났고, 전체 신차 중 전기차의 점유율은 8.57%에 달했다. 코로나 19 팬데믹과 반도체 칩 부족 현상으로 인해 자동차 생산이 원활하지 않았던 걸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세라고 볼 수밖에 없다.


유럽은 중국에 이어 전기차가 가장 많이 판매되는 지역으로, IEA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약 230만 대의 전기차가 새로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PHEV 포함, 중국은 약 340만 대). 이는 전체 신차 등록 대수(약 1,175만 대)의 19.5%에 달하는 양이다. 즉, 신차 5대당 1대꼴로 전기차가 판매된 셈이다. 이처럼 전기차의 점유율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유럽에서 현대차그룹의 최신 전기차에 대한 호평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데뷔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가 나란히 활약을 펼치며 각종 자동차 시상식에서 수상 소식을 전해오고 있는 것이다.




유럽 자동차 시상식을 휩쓴 아이오닉 5와 EV6의 활약상


아이오닉 5와 EV6가 출시 후 유럽 및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한 내역이다


규모가 큰 만큼 다양한 모델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유럽의 전기차 시장에서 아이오닉 5와 EV6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은 두 전기차의 완성도가 대단히 뛰어나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는 유럽 내 자동차 강국인 독일과 영국에서 각종 자동차 시상식의 정상을 차지하며 전기차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두 모델의 행보를 통해 알 수 있다.



아이오닉 5는 2021 독일 올해의 차, 2022 영국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수많은 호평을 받았다


아이오닉 5에 쏟아진 관심이 대단하다는 건, 눈에 띄는 수상 실적만 간추려 봐도 알 수 있다. 아이오닉 5는 지난해 7월 영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 익스프레스(Auto Express)>가 선정한 2021 올해의 차에 이름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독일 자동차 전문 기자들이 선정한 2021 독일 올해의 차, 2022 영국 올해의 차 및 최고의 패밀리카 등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아울러 독일을 대표하는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빌트(Auto Bild)>와 <아우토 자이퉁(Auto Zeitung)>은 아이오닉 5를 각각 2021 최고의 수입 전기차, 최신 전기차 비교평가 1위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아이오닉 5의 미래적인 디자인에 대한 호평도 이어졌다. 전 세계 자동차 디자이너들의 커뮤니티인 <카 디자인 뉴스(Car Design News)>는 아이오닉 5를 2021 최고의 양산차 디자인으로 선정했으며,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미국 IDEA 디자인 어워드는 아이오닉 5에 자동차·운송 부문 최고상인 금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EV6는 2022 유럽 올해의 차로 등극했다. 유럽 최고의 자동차로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아이오닉 5보다 유럽 출시가 늦긴 했지만, 기아 EV6의 활약은 거침없이 이어졌다. EV6는 2021 독일 올해의 프리미엄 자동차에 선정됐으며, 영국의 세계적인 자동차 매체인 <탑기어(TopGear)>가 선정한 2021 올해의 크로스오버, 영국 <왓 카(What Car?)> 선정 2022 올해의 차 및 올해의 전기 SUV에 등극했다.


무엇보다 눈여겨볼 것은 EV6가 2022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는 점이다. 약 60년간 이어진 유럽 올해의 차는 유럽 전역의 자동차 전문 기자들이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자동차 시상식 중 하나로, 여기에 이름을 올린다는 것은 유럽 최고의 자동차로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아이오닉 5와 EV6는 다가오는 4월 13일에 결과가 발표되는 2022 세계 올해의 차 최종 후보에 나란히 올라 있어, 유럽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두 전기차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기대해볼 만하다.




세계의 관심을 사로잡은 현대차그룹 E-GMP의 혁신성


E-GMP에는 전기차를 위한 혁신적인 기술들이 가득 담겨 있다


이처럼 아이오닉 5와 EV6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며 ‘전동화’에서 비롯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배경에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에 담긴 혁신적인 기술력이 존재한다. E-GMP는 전용 전기차에 걸맞은 독창적인 디자인과 넓고 편안한 실내 공간, 안정적이고 민첩한 주행 성능, 실 사용성을 고려한 주행 가능 거리와 효율적인 PE 시스템(Power Electric System) 등을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들을 담고 있다.



E-GMP를 기반으로 한 아이오닉 5의 실내 모습. 평평한 바닥과 넓은 실내 공간이 인상적이다


우선 E-GMP의 구조적인 특징 중 하나는 앞뒤 바퀴 사이의 바닥에 무거운 배터리를 넓고 평평하게 배치한 덕분에 무게 중심을 낮추는 동시에 바닥이 고르고 넓은 실내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부피를 많이 차지했던 엔진, 변속기, 프로펠러 샤프트(후륜구동 및 4륜구동 한정), 배기가스 계통의 부품 등이 필요 없기 때문에 최적화된 설계로 차의 공간을 더욱 폭넓게 쓸 수 있다.




또한, 차의 무게 중심이 낮으면 고속 주행이나 역동적인 코너링 상황에서 차의 움직임이 한결 안정적으로 변한다. 아이오닉 5와 EV6는 이러한 설계에 차의 특성에 맞는 서스펜션 세팅을 더해 각각 편안하고 안정적이되 민첩한 주행 특성을 갖출 수 있었다. 이에 대한 효과는 아이오닉 5와 EV6를 실제로 시승한 유럽 기자들의 평가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독일 <아우토 빌트>는 EV6를 시승했을 때 “차의 움직임, 조향 감각, 서스펜션 등이 적절하고 완벽하게 조율됐다. 운전하는 재미가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5대의 전기차를 비교 평가한 <아우토 자이퉁>은 “아이오닉 5의 주행 안정성은 최고 수준이다. EV6는 스포티한 섀시 튜닝 때문에 승차감은 떨어지지만, 핸들링 성능이 돋보인다”라고 언급했다. 유럽 올해의 차 심사위원단 역시 “EV6는 다른 전기차와 비교할 때 차체 롤링이 적고 핸들링이 활기차며 스티어링은 민첩하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스포티한 느낌이 든다”는 심사평을 남겼다.



E-GMP의 V2L 기능을 활용하면 각종 가전 기기뿐만 아니라 다른 전기차를 완속 충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유럽을 사로잡은 아이오닉 5와 EV6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전기차를 마치 대용량 보조 배터리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V2L(Vehicle to Load) 기능이다. E-GMP에는 전기차의 고전압 배터리와 보조 배터리를 모두 충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통합 충전 시스템(Integrated Charging Control Unit)이 적용됐으며, 이를 통해 별도의 어댑터 없이도 차의 전력을 외부 기기에 공급할 수 있다.


V2L을 활용하면 최대 3.6kW의 전력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각종 가전 기기를 연결해 야외 활동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전기차의 배터리가 100% 충전돼 있을 경우 17평 에어컨과 55인치 TV를 24시간 동안 작동할 수 있을 정도다. 이뿐 아니라 충전이 필요한 다른 전기차에 전력을 공급할 수도 있다.



E-GMP에는 400V/800V 멀티 급속 충전 기술이 적용됐다


E-GMP의 혁신적인 특징 중 하나는 800V 고전압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덕분에 약 18분 만에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초급속으로 충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기차 사용자에게 빠른 충전은 아주 중요한 요소다. E-GMP에는 초급속 배터리 충전을 위해 충전 시 배터리를 포함한 차의 각종 상태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배터리의 온도에 따라 충전 전류를 최적화하는 등 충전 성능을 극대화하고 배터리의 내구성도 확보하기 위해서다. 초급속 충전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50~100kW급(400V) 전기차 급속 충전기보다 높은 전력을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350kW급 초급속 충전기가 필요하다.




아울러 E-GMP에는 기존의 50~100kW급 전기차 급속 충전기를 사용해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400V/800V 멀티 충전 시스템도 적용됐다. 이는 대개 400V의 전압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기존 급속 충전기를 연결했을 때 구동용 전기 모터 내부에 통합된 인버터를 통해 800V로 전압을 높인 후 고전압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술이다. 덕분에 전기차 사용자는 별도의 어댑터를 장착할 필요없이 다양한 급속 충전기를 이용할 수 있다.


참고로 E-GMP의 구동용 전기 모터는 직류(DC)와 교류(AC)를 전환하는 인버터, 자동차 바퀴의 회전수에 맞게끔 전기 모터의 회전수를 낮추는 감속기 등을 하나로 통합하면서 구조적으로 훨씬 작고 간단하며 가볍게 만들어졌다. 이는 실내 공간 활용성을 높이고 차의 중량을 낮추는 것은 물론, 배터리 장착 공간을 더욱 여유롭게 확보하는 등 여러 이점이 있다.



E-GMP의 800V 고전압 초고속 충전 시스템 덕분에 아이오닉 5와 EV6는 약 18분 만에 배터리를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E-GMP를 기반으로 한 아이오닉 5와 EV6의 빠른 충전 능력은 유럽 자동차 기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아우토자이퉁>은 “아이오닉 5는 현대차그룹의 E-GMP가 적용되어 전체적으로 조화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주행 안정성과 경제성은 최고 수준이며, 뛰어난 운전 재미까지 제공해 최신 크로스오버 전기차 사이에서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EV6에 대해서는 “고객 친화적인 전기차다. 특히, 20분 내로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EV6의 800V 초급속 충전 시스템은 최상의 충전 성능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2022 유럽 올해의 차에 오른 EV6에 대한 심사평에서도 E-GMP의 초급속 충전 시스템에 대한 호평을 찾아볼 수 있다. “EV6는 스포티한 주행 감각, 단단한 서스펜션, 긴 주행 가능 거리, 탁월한 800V 초급속 충전 시스템, 넓은 공간, V2L 기능 등을 갖고 있다.” 또 다른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Auto Motor und Sport)> 역시 “EV6에서는 충전을 위해 많은 시간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로 빠른 충전 속도에 대해 호평한 바 있다.



E-GMP에는 겨울철 원활한 배터리 충전을 지원하는 승온 히터가 적용됐다


E-GMP에는 추운 겨울철에도 배터리 성능을 유지해 원활한 충전이 이뤄지도록 도와주는 승온 히터도 적용됐다. 전기차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액체 상태의 전해질을 통해 충전과 방전(사용)을 반복하는데, 겨울에 기온이 낮아지면 전해질이 굳어져 충·방전 성능이 저하되면서 충전 시간이 길어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E-GMP에는 충전 시 배터리 온도를 순간적으로 높여서 전해질이 굳지 않도록 해주는 승온 히터가 마련돼 있다.


이 밖에도 E-GMP는 전기차의 주행 가능 거리를 늘리기 위해 다방면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을 채택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경우 패키징을 최적화하는 동시에 배터리의 밀도를 높이기 위한 하이니켈 소재가 쓰였다. 아울러 배터리 충·방전 시 배터리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해 주행 거리 향상에 도움을 주는 제어 기술도 적용됐다.



E-GMP의 구동 모터에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이 적용됐다. 덕분에 아이오닉 5와 EV6의 주행 가능 거리 및 전비 효율성은 현존하는 전기차 중 최고 수준에 이른다


또한, 구동 모터에 헤어핀 권선 기술을 적용하고, 모터의 열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유냉 방식을 사용하는 등 구동 모터 자체의 성능과 효율을 높이는 데도 주력했다. 4WD 전기차의 전륜 구동 모터에 적용된 감속기 디스커넥터 기술은 전륜 모터의 역할이 필요하지 않을 경우 0.4초 만에 구동을 차단해 효율성을 높인다. 이를 통해 약 6~8%의 주행 가능 거리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E-GMP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의 효율 개선 기술의 효과는 유럽 여러 매체의 평가와 자동차 시상식 심사단의 평가를 통해 입증됐다. 영국의 자동차 유튜브 채널인 <카와우(Carwow)>는 올해 초 6대의 동급 전기차를 한데 모아 완전히 방전될 때까지 고속도로를 달리며 테스트했다. 그 결과 EV6가 가장 먼 거리(439km)를 달렸으며, 배터리 1kWh당 5.9km를 달릴 수 있는 높은 효율의 전비를 기록했다. 이는 한 겨울에도 EV6의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인 482km(영국 기준)의 91%를 달성한 수치로, E-GMP의 뛰어난 효율성이 입증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전기차 시대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전기차 전략


현대차그룹은 E-GMP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전기차 전용 eM 플랫폼을 2025년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아이오닉 5와 EV6는 현대차그룹이 선보일 혁신적인 전기차 시대의 개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E-GMP를 기반으로 한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는 더욱 다채롭게 구성될 예정이다. 차의 목표 성능과 차급에 따라 전기 모터의 배치(2WD & 4WD)와 배터리의 확장 여부를 손쉽게 조절할 수 있는 E-GMP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소형부터 대형 차급에 이르는 전기차를 모두 아우를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이끌어가는 ‘톱 티어’ 기업으로 퀀텀점프하고 있다는 평가는 E-GMP의 이런 기술적 우위에서 비롯된다.




나아가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배터리 및 전기 모터의 모듈화를 완성해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 IMA(Integrated Modular Architecture)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전기차 라인업을 효율적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전기차의 성능과 수익성까지 높일 계획이다. 


IMA 체계에서 E-GMP의 차세대 버전으로 활용될 eM의 개발 목표는 다음과 같다. 현재 전용 전기차의 주행 가능 거리 50% 이상 개선, 최고 수준의 전비 효율 유지, 레벨 3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 적용, 실내 공간 활용성 개선(B 필러를 없앤 양문형 도어, 1열 스위블 시트, 2열 시트 롱 슬라이딩),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본 적용, 내장형 공기청정 시스템 등이다. 이러한 기술이 적용된다면 eM 기반의 전기차는 우리가 익히 알던 자동차의 모습을 벗어나 혁신적인 미래 모빌리티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E-GMP 및 eM 플랫폼을 기반으로 2030년까지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각 11종, 6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며, 기아는 2027년까지 14종의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은 2030년 도합 307만 대 이상의 전기차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체 신차 판매량의 30% 이상을 전기차로 채워 전기차 시대의 패러다임을 주도하겠다는 목표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시대는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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