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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MG 저널 Oct 20. 2022

현대자동차그룹, 달을 향한 위대한 도전을 시작하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이젠 우주에서의 가능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상상 속 세상을 만든다. 자신이 만든 세상에서는 엄청난 부를 축적한 사람이 되거나 초인적인 힘을 가진 영웅이 되어 지구를 구할 수 있다. 여기에는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우주다. 우주는 과학의 날 그림 그리기 대회나 공상과학 영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주제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우주 세계에 대한 막연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우주에 대한 상상과 갈망, 그리고 도전 정신은 상상을 현실에 옮겨 놓는 원동력이 됐다. 그 결과, 머릿속 세상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서는 데 성공했다. 달 착륙이라는 인류의 위대한 성과를 이룩한 것이다.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는 콘스탄틴 에두아르도비치 치올코프스키 탄생 100주년과 국제 지구 관측년 기간에 맞춰 발사됐다


달과 친해지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 드러나기 시작한 때는 1957년 10월이다. 당시 소련은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이자 우주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 ‘스푸트니크(Sputnik, 동반자) 1호’를 쏘아 올린다. 스푸트니크 발사 성공 소식을 접한 미국은 충격에 빠졌다. 소련의 과학 기술과 군사력이 미국에 뒤쳐지고 있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지구 전역을 놀라게 한 이 사건은 우주 경쟁에 도화선이 됐다. 



나사는 아폴로 계획을 위해 전체 예산의 34%를 사용했다. (이미지 출처: NASA)


미국은 우주 경쟁에서 소련을 앞서기 위해 미항공우주국(National Aeronautics & Space Administration, NASA, 이하 나사)을 발족하고,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인 나사는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폴로 계획(Apollo Program)’을 1961년부터 1972년까지 주도했다. 아폴로 계획은 존 F. 케네디가 35대 미국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인간을 달에 보내기 위해 세운 계획이었고, 6차례에 걸쳐 무사히 달에 도착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우주 경쟁에서 소련의 공세에 맥을 못 추던 미국이 전세를 역전시킨 순간이었다. 



아르테미스 계획이 성공할 경우 최초의 여성 우주인이 달에 발자국을 남기게 된다. (이미지 출처: NASA)


미국은 아폴로 계획을 성공한 지 반세기만에 우주를 향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바로 ‘아르테미스 계획(Artemis Program)’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아폴로의 쌍둥이이자 달의 여신의 이름을 따왔고, 아폴로 계획의 후속 프로젝트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2017년 미국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가 우주정책명령 1호에 서명하면서 시작됐고,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본질과 지향점은 바뀌지 않고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나사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통해 달 방문을 지속 가능하게 하고, 다인종과 남·여 우주인을 달에 착륙시켜 탐사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달을 화성 및 외행성 유인 탐사의 발판으로 삼는 것이다. 달은 지구와 가깝고, 우주 탐사에 활용할 기술들을 시험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2021년 5월 24일 아르테미스 약정에 서명했으며, 10번째 참여국이 됐다. (이미지 출처: NASA)


아르테미스 계획과 아폴로 계획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여러 국가가 힘을 모은다는 것이다. 미국은 아르테미스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2020년 일본, 영국, 룩셈부르크, 아랍에미리트 등 8개국과 손을 잡았고, 대한민국도 아르테미스 약정에 서명하며 정식으로 합류하기로 했다. 이로써 한국을 포함해 총 21개국이 아르테미스 계획 성공에 힘을 보태게 됐다. 협정을 통해 새로운 우주 연합체가 생긴 셈이다. 



(이미지 출처: NASA)


인류가 달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미지의 세계였던 달을 탐사하는 게 주된 목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의 새로운 가치에 집중하고 있다. 달에는 인류가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많다. 나사의 달궤도정찰위성(LRO)이 탐사한 결과, 달 남쪽에서는 약 6억 톤에 달하는 얇은 얼음층이 발견되기도 했다. 물은 사람이 머무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우주선 작동에도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



헬륨-3를 이용하면 리튬을 통해 삼중수소를 만들어 내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이미지 출처: NASA)


중요한 사실은 ‘헬륨-3(Helium-3)’의 존재다. 달에는 인간 70억 명이 약 1만 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약 110만 톤 이상의 헬륨-3가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헬륨-3은 핵융합 발전에 사용할 경우 우라늄이나 토륨을 기반으로 한 원자력 대비 효율이 5배 높고, 유해 방사능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아 미래 친환경 에너지 자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또한, 헬륨-3 1g은 석탄 40톤에 준하는 고효율 에너지원이다. 헬륨-3의 가치를 환산하면 1톤당 4조 원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은 다자간 공동 연구 협약은 현대차·기아의 로보틱스 비전 실현에 한 걸음 다가서는 계기가 됐다


대한민국의 아르테미스 계획 합류와 함께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달 탐사 모빌리티 개발에 뛰어들었다.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dvanced Air Mobility, AAM) 등을 통해 제시했던 모빌리티의 확장 가능성을 우주까지 넓히게 된 것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달 표면 탐사 모빌리티 개발을 위해 항공·우주 역량을 보유한 국내 6개 정부 출연 연구기관들과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하고 협의체를 구성했다. 이번 협약은 우주 기술 발전을 위해 정부 출연 연구기관과 기업이 보유한 역량을 동원하고, 관련 분야의 기술을 하나로 모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달 표면 탐사 모빌리티 개발을 위해서는 모빌리티뿐만 아니라 모빌리티에 적용되는 과학 탐사 장비, 운용을 위한 소프트웨어, 우주 통신 기능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협의체와 함께 달 탐사 모빌리티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달에서 모빌리티 운용을 위한 전략과 방안을 검토한다. 또한 미래 기술 역량을 하나로 모아 협의체를 지원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이를 위해 로봇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로보틱스랩을 포함해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설계 분야, 우주 환경 대응 분야, 탐사 임무 수행을 위한 특수장비 분야 등 핵심 인력들을 협의체에 배치해 조직을 구성했다. 




아르테미스 계획에서는 성공적인 달 표면 탐사를 위해 로보틱스 기술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탐사 모빌리티를 넘어 인간의 노동을 보조하거나 대체하는 로봇의 개발이 대표적이다. 고정기지 건설과 유지 보수, 그리고 이동기지 조립 등의 역할을 로봇이 담당하는 것이다. 실행 가능성, 보유 기술과 연계성 등을 바탕으로 살펴보면, 단순 작업이 가능한 로봇과 주요 목표 수행 능력을 갖춘 로봇이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인간이 필요한 작업 분야에서는 인간의 업무를 지원할 수 있는 다목적 로봇 개발도 고려해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런 흐름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탐사 모빌리티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해당 모빌리티가 활약할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달의 표면은 지구와 달리 운석이나 혜성, 소행성 등과 충돌해 생긴 수백만 개의 분화구가 존재한다. 또한 대기가 없기 때문에 우주의 방사선에 그대로 노출되기도 한다. 영상 130도에서 영하 170도를 넘나드는 극한의 날씨와 먼지 역시 장애 요소다. 현대차그룹과 협의체의 목표는 기술 혁신으로 이런 극한의 환경에서도 운용 가능한 모빌리티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것은 한 명의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는 위대한 도약이다.” 1969년 7월 20일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딛은 닐 암스트롱이 남긴 말이다. 이 날 이후 인류는 역사에 남을 도약의 순간을 수차례 맞이했다. 달을 향한 현대차그룹의 도전 역시 위대한 도약으로 남을 것이다. 물론 전에 없던 모빌리티의 탄생에 초석도 될 것이다. 우리가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도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글. 허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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