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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형민 Jun 10. 2022

사장왈. 내가 이 회사 사장이다 생각하고!

바랄걸 바라세요.

안녕하세요. 창업준비생 김형민입니다. 약 10년여라는 짧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말들을 많이 들어 보았지만 그 중 단연 인상적이었던(!) 말은 바로 "사장 마인드를 가져라"는 사장님들의 넋두리였습니다. 


사장 마인드, 주인 의식, 기타 등등...


이와 비슷한 말을 하는 중소기업 사장님이 혹시 여러분들의 사장님은 아니신가요? 이 말을 혹시라도 들으보셨다면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나의 영혼까지 모두 회사에 갈아 넣어 달라고 (그것도 열정페이로) 하는 경우가 많으니 말이죠.


#왜 사장은 직원에게 사장 마인드를 요구할까? 

회사의 사장은 생각 이상으로 외로운 위치입니다. 계속 매출은 만들어야 하고 경쟁에서 살아 남을 무기를 (계속) 만들어야 하며, 직원들의 급여를 챙겨줘야하고 곧 돌아올 대금을 정산해야 하고... 어느것 하나 쉬운 것이 없습니다. 옆에 아무리 든든한 후원군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장의 마음을 뼛속까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거기에 지금과 같은 코로나로 인해 회사 경영상황이 악화되어 가는 상황이라면 어려움이 배가 되겠죠. 그럼에도 직원들은 코로나 전이나 후나 행동이 크게 달라진게 없어 보이고... 매년 임금이나 복리후생을 높이려고만 하는 것 같아 답답해지기 시작합니다.

 사장이라는 자리는 마치 텅빈 지하철 칸과도 같다.


"아침 9시 정시출근에 저녁 6시 칼퇴근. 사장인 나는 365일 연중무휴로 움직이는데 직원들은 왜 저리도 천하태평일까. 회사 사정이 어려운 줄 알면 내가 말하기 전에 먼저 나서서 이것도 저것도 해주면 정말 고마울텐덴. "

그러다 그만 답답한 마음에 사원들 앞에서 이런 말을 내뱉고 맙니다. 


"여러분. 사장 마인드를 가지세요. 지금 이럴때가 아닙니다. 내 회사다 생각하고...!"


그러나 직원들의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애초에 사장 할 생각도 없고 내 회사도 아닌데 무슨 사장마인드야? 그러고는 각자의 모니터를 바라보며 키보드 소리만 요란하게 울릴 뿐입니다.


#직원이 사장 마인드를 가질 수 없는 이유

혹시 위와 같은 경험을 해보신 분 계신가요? 제가 이전 직장에서 겪었던 실화입니다. 사실 그 마음이 이해 안가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좋은 단어 선택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당시 저도 이 말을 들을 때 마다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퇴근도 눈치 봐야 하고...)


사장 : 회사의 책임자. 회사 업무의 최고 집행자로서 회사 대표의 권한을 지닌다.


사장의 사전적 정의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권한'입니다. 사장은 회사의 모든 일에 최종 권한(결정권)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직원은 어떨까요? 일부 권한을 위임 받는 직책(또는 직위)에 있다고 한들 일부에 지나지 않고 오로지 업무를 수행해야 할 (책임이 아닌) 의무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밤 늦게까지 일한다고 사장 마인드가 길러지지 않을 뿐더러 애초에 어떠한 부분이 어렵고 따라서 이러한 부분을 당신이 좀 더 해주었으면 좋겠다 (그에 따른 보상은) 라는 명확한 정의 (공감)가 내려지지 않고서는 성립 되기 어렵기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 사장이 되고 싶거나 적어도 임원급으로 올라가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도대체 사장은 왜 그럴까? 왜 그런말을 할까?' 라는 물음에 답해 나가며 사장 마인드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사장이 되기를 원하는게 아니기에, 이 말을 들었을 때 직원들은 스트레스와 함께 퇴사욕구 +10이 되어 버릴지도 모릅니다.


#창업을 준비하며 느낀 사장님들의 위대함?

저는 창업을 준비하고 있고 1인 기업형태로 출발해서 점차 그 규모를 키워가는 것이 현재 가장 큰 미션입니다.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직원을 고용해야 하고 그럴려면 급여를 줄 수 있을 만큼의 이익이 나와야겠죠. 그래도 나를 고용해 주는 회사라는 것은 최소한 그 부분은 할 수 있다 (시스템이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고민하는 사장(?) 컨셉으로 찍은 사진. 


과정이야 어찌되었건 결과론적으로 이러한 흐름을 만들어 낸 대에는 분명 사장이 가장 큰 공헌을 했습니다. 그 외롭고도 고단했을 시간들을 이겨내 오기도 했고 말이죠. 그러기 때문에 이 땅 위의 많은 사장님들은 정말 존경 받아 마땅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사장이길 각오한 이상, 분사시키거나 별도로 사업을 맡길 생각이 없는 이상 '사장 마인드를 가져라'는 말은 금기어 사전에 넣어 두는 편이 회사를 위해서 더 현명한 선택일겁니다. 저 또한 이미 오래전부터 금기어 사전 1번에 등록해 두었습니다.


사장을 온전히 이해하고 그 믿음에 맞게 행동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사장 자신 밖에 없으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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