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록 : 구글 Design Note 팟캐스트 리뷰
Design Note는 구글의 Liam Spradlin이 진행하는 팟캐스트입니다. 본 글에서는 M3 Expressive 디자이너들의 팟캐스트 내용을 살펴보며, 실제 디자이너들의 배경과 작업 과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Aneesha: 먼저 할게요. 저는 Aneesha고, she/her를 사용해요. Material 팀에서 Android 중심의 제품 관리 역할을 하고 있어요.
Michael Gilbert: 안녕하세요, 저는 Michael Gilbert입니다. 대명사는 he/him이고, Material Design 팀에서 리서치 리드를 맡고 있어요.
Andy Stewart: 모두 안녕하세요. 저는 Andy Stewart이고, he/him을 사용합니다. Material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예요. 오늘 함께할 수 있어 정말 기대돼요.
Andy: 어려운 질문부터 시작하네요. 제가 보기엔 ‘표현적’이라는 건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눈으로 보고 느끼고, 소리를 듣고 감정을 느끼듯, 디자인도 그런 감각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봐요. Material 3에서 우리가 자주 이야기한 것이 ‘정신(spirit)이 담긴 디자인’이거든요. 그래서 표현적 디자인은 사람과 연결되고,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느껴지는 무언가’라고 생각해요.
Michael: 표현적이라는 말을 들으면 누구나 직관적으로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어요. 그런데 디자인에서의 표현성은 특정한 사용 방식이나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결국 표현적 디자인이란, 더 이해하기 쉽고, 감정적으로 연결되며, 사용하기 쉬운 디자인을 의미하죠. 아름다움을 통해 사용 패턴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디자인이라고 볼 수 있어요.
Aneesha: 앞에서 두 분이 너무 잘 설명해 주셔서 덧붙일 게 많지는 않지만, 지난 1년 동안 Expressive를 만들며 느낀 건, 이 디자인이 앱을 더 사용자에게 가까이 다가가게 해 준다는 거였어요. 특히 사용자의 ‘감정 상태’에 맞춰 디자인이 반응한다는 점이 중요한 것 같아요.
진행자: Andy, 크리에이티브 디렉션 관점에서 M3 Expressive가 별도 업데이트로 만들어지게 된 배경이 궁금해요. M3의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라기보단, 시스템의 급진적인 확장처럼 느껴졌거든요. 그 아이디어는 어디서 시작된 걸까요?
Andy: 동기는 사실 사람들이 우리에게 요청한 데서 시작됐어요. M3는 M1, M2의 기반 위에 새로운 표현 방식을 쌓은 것인데, 유저들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기를 원했어요. 새로 도입된 그래픽 언어, 서피스 색상, 테마 기능 모두 사용자가 ‘나’를 드러낼 수 있게 해주는 도구였죠. 그리고 이게 실제로 유용하다는 것도 리서치를 통해 알게 되었어요.
M3 Expressive는 M3에서 미처 다 담지 못했던 컴포넌트들을 완성하고, 더 유연하고 다양한 표현을 가능하게 하려는 노력의 연장선이에요.
진행자: Material의 10년 동안 ‘개성을 줄 수 있는 유연한 테마 기능’을 제공하려는 시도와 동시에, ‘구조를 제시하는 강한 관점’을 유지하려는 긴장감이 늘 존재했던 것 같아요. 이제는 디자인 시스템이 훨씬 더 추상화되고 규모도 커졌는데, 그 균형은 어떻게 맞추고 있나요?
Aneesha: 그게 바로 Material이 안고 있는 멋진 문제예요. 우리가 다루는 스케일은 어마어마하거든요. 모든 구글 앱, 수십억 명의 사용자, 픽셀 폰, 폴더블, 워치, 태블릿 등 다양한 디바이스까지요.
이런 상황에서는 Android 제조사나 앱팀이 각자 유연한 해법을 내놓기 힘들어요. 그래서 저희는 확실한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죠. 하지만 동시에 커스터마이징도 지원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한 방법은 ‘Material Labs’라는 실험 프로그램을 통해 구글 앱들과 함께 초기 개념을 검증하는 거였어요. 예를 들어, 표현의 강도를 Small, Medium, Large 같은 티셔츠 사이즈처럼 나눠 제시했는데, 이게 실제 앱팀에 매우 잘 맞았어요. 어느 정도는 기본값으로 두고, 어느 부분은 유연하게 조절 가능하게 한 거죠.
Andy: Aneesha 말대로 표현의 스펙트럼이 다양할 수 있어요. 조용한 표현도 있고, 강한 표현도 있고요. 예를 들어 로딩 스피너만 봐도, 단순한 원형부터, 흔들리는 형태의 더 감성적인 것도 선택할 수 있어요. 개발자 입장에서도 사용자의 감정이나 상황에 따라 표현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거죠.
진행자: 좋습니다. 하나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이 있어요. 다이내믹 컬러에서 시작한 흐름을 이어받아, 이번에도 사용자 주관성과 감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시스템을 의도적으로 설계했다는 점이에요. 인터페이스를 설계할 때, 우리는 흔히 ‘객관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사용자의 감정에 영향을 주고 있잖아요. 표현적 디자인이 감정을 자극하고 증폭시킬 수 있다면, 리서치팀은 이런 ‘감정’과 ‘주관성’을 어떻게 다뤘는지 궁금해요.
Michael: 이건 정말 길고 깊은 과정이었어요. 처음 Expressive 리서치를 시작한 게 2022년 겨울쯤이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거의 멈추지 않고 이어졌죠. 가장 먼저 했던 건 ‘표현적 디자인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개념 정의였어요. 단지 디자인의 모양이 아니라, 사람들이 이 디자인을 보고 어떤 감정이나 반응을 느끼게 할 것인가—즉 감정 반응을 유도하는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출발했죠.
표현성은 ‘사용성’, ‘접근성’, 그리고 ‘목적 있는 아름다움’이에요. 이런 정의를 바탕으로 디자인 팀, Andy, Christian, 제품팀과 함께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방향을 맞췄고, 그다음 단계가 구체적인 연구였어요. UI, 프로토타입, 디자인 방향을 평가하기 위한 여러 연구를 설계하기 시작했죠.
진행자: 실제로 그런 감정적인 영향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예를 들어줄 수 있을까요?
Michael: 네, 2023년 중반쯤에는 ‘디자인이 감정 상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측정하기 위한 방법론을 실험했어요. 그때 사용한 도구 중 하나가 ‘마네킹 척도’라는 인지심리학 기반 측정 도구였는데, 사용자의 각성 상태와 그 감정의 긍정/부정 여부를 시각적으로 측정할 수 있었죠.
이걸 통해 표현적 디자인이 유발한 ‘흥분도’와 ‘긍정성’이 사용 경험의 매력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했어요. 미디어 앱처럼 감정적 고조가 자연스러운 제품에서는 표현적 디자인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걸 알게 됐죠.
또 Gmail 같은 커뮤니케이션 제품에서는 감정 강도가 너무 높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있을 수 있으니, 맥락에 맞게 ‘표현 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야 했어요.
초기에는 소규모 인터뷰와 설문으로 시작해서, 나중에는 수천 명 이상을 대상으로 글로벌 규모의 비교 연구를 진행했어요. 디자인 표현 강도에 따라 사용자들이 느끼는 현대성, 에너지, 나와의 관련성 등을 20가지가 넘는 항목으로 정량화해서 측정했죠.
Andy: 사실 ‘사람이 무언가를 보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가’를 연구하는 건 정말 어려워요. 디자인과 리서치가 함께 협업해서 “우리는 사용자에게 어떤 경험을 전달하려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었던 게 정말 좋았죠. 어떤 사람은 미니멀한 디자인을 좋아하고, 또 어떤 사람은 맥시멀 한 걸 좋아하잖아요. 표현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선택지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Aneesha: 제품 기획에서 리서치는 절대적으로 중요해요. Andy가 말했듯 ‘사용자가 디자인을 어떻게 느끼는지’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는 건, 제가 제품 스토리를 설득할 때 너무나도 큰 도움이 돼요.
예를 들어, Pixel이 프리미엄 디바이스로 인식되려면 어떤 디자인이 필요한지, Google Maps 사용자가 왜 계속 Maps를 쓰고 싶어 하는지—이런 질문에 대해 ‘표현성이 어떻게 기여하는가’를 리서치와 함께 설명할 수 있죠.
덕분에 우리는 ‘디자인이 비즈니스 성과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라는 스토리를 각 앱팀이나 리더십에게 맞춤형으로 제시할 수 있었어요.
Andy: 컬러 쪽 이야기도 할게요. M3 Material You를 만들면서 전반적으로 색이 다소 부드럽고 차분했거든요. 좀 더 생생한 테마, 채도 높은 조화가 필요하다는 피드백이 있었어요.
그래서 M3 Expressive에서는 더 풍부하고 고급스러운 컬러 시스템을 도입했죠. ‘소프트한 색’을 원하면 여전히 선택할 수 있고, ‘좀 더 선명하고 존재감 있는 색’을 원하면 그것도 선택할 수 있게 만든 거예요.
진행자: 이제 이 표현적 디자인이 단순한 개념에서 실제 제품으로 구현되기까지의 과정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싶어요. 특히 창의적인 초기 단계에 대해서요. 내부적으로 Material 디자인팀은 항상 ‘발산과 수렴’을 반복하는 흐름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저는 특히 ‘Undirected Sprint(비지시적 스프린트)’가 흥미롭더라고요. 팀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펼치는 방식이죠. 그 작업 방식이 어떻게 이루어졌고, 어떻게 명확한 컨셉으로 정리되었는지 알려주세요.
Andy: Material 3는 정말 긴 여정이었어요. M3 Expressive도 M3에 기반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다 담지 못한 아이디어가 너무 많았거든요. 저는 그걸 ‘라자냐’라고 불러요. 라자냐는 두 번째 날 더 맛있잖아요? 우리는 M3 작업 도중 만든 수많은 아이디어들을 다시 꺼내보고 싶었어요. 우리 팀은 그림을 잘 그리는 디자이너들, 뛰어난 모션 디자이너들, 인터랙션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UX 엔지니어들이 모여 있어요.
그래서 “그냥 그리자!” 하고 시작했죠. 그게 바로 Undirected Sprint예요. 매년 하는 내부 이벤트인데, 정말 아무런 제약 없이 “빈 슬라이드 덱에 원하는 아이디어를 그려 넣어라”는 식이죠. 이게 보통 수백 장, 심지어 천 장이 넘는 슬라이드가 되기도 해요.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Vault of Expressive Design(표현적 디자인 금고)’였어요. 우리가 만든 수많은 아이디어의 보고(寶庫)라 그런 이름을 붙였죠. 어떤 아이디어는 굉장히 재미있고, 어떤 건 차분하고 섬세한 표현이에요.
그래서 표현적 디자인에는 ‘재미’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봐요. 꼭 시끄럽고 튀는 표현만이 아니라, 조용하고 따뜻한 재미도 포함해서요. 이런 부분이 M3 Expressive에 녹아 있어요.
진행자: 저는 정말 누군가가 만든 결과물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기분으로 만들었는지가 느껴진다고 믿어요. 그림이든 코드든 말이에요. 그렇다면—청취자들을 대신해서 묻자면—그 ‘금고’ 안엔 뭐가 있었나요? 어떤 라자냐가 이번에 아쉽게 빠졌는지 궁금해요.
Andy: (웃음) 그라디언트요. 그라디언트는 분명 금고에 있어요. M3는 매우 플랫(flat)한 디자인이었는데, 앞으로는 더 입체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 같아요.
진행자: 저도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건, 금고에 있는 아이디어들 속에 ‘재질감(materiality)’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여전히 녹아 있다는 점이었어요.
Andy: 모션 얘기를 안 할 수 없네요. 새로운 모션 물리 시스템이 바로 그 금고에서 나온 거예요. 이제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했죠.
이건 단순히 멋진 효과가 아니라, 개발자와 사용자가 모두 ‘모션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게 해주는 기반이에요. 예를 들어 컬러와 모션을 함께 연계하거나, 밝기·톤을 시간 흐름에 따라 변화시키는 식이요.
아직은 시스템에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본격적인 ‘모션 시스템의 일부’로는 자리 잡지 않았어요. 앞으로 이런 부분을 확장하는 게 흥미로울 것 같아요.
진행자: Aneesha, 그럼 제품 매니저로서 이런 ‘금고’와 어떻게 씨름하셨나요? 구글 디자인팀에서 일한다는 게 겉보기에 되게 여유롭게 보이잖아요. “디자인 시스템 딱 만들고 끝!” 같은 느낌인데, 실제로는 어마어마하게 복잡하잖아요.
Aneesha: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어요. 구글 디자인팀은 멋진 시스템을 만들고, 그냥 잘 굴러가게 하는 줄 알았죠. 그런데 실제로 Material 팀에 와보니, Andy가 말한 Vault가 실제로 존재했고, 저는 그 Vault가 ‘Juice Lab(주스 실험실)’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시절부터 함께했어요.
그런데 저는 그림을 못 그려서 참여는 못 했고요 (웃음). 제가 등장하는 시점은 그 모든 아이디어들이 나왔을 때예요. 그리고 제 역할은 그것들이 ‘구글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가’를 정의하고, 이걸 어떻게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할 것인지 정하는 거죠.
Material의 이해관계자는 저희 팀 리더십뿐만 아니라, 구글 전체의 리더십, 각 앱팀, 최종 사용자까지 정말 다양해요. 다행히도 Andy 팀이 Undirected Sprint를 하고 있을 때, 웨어러블팀에서 먼저 “우리 워치와 모바일 간의 디자인 통일성을 높이고 싶어요”라고 제안해 왔어요. 덕분에 저희 디자인 스프린트가 실제 구글 앱 팀들과 연결되었고, 이게 전환점이었죠.
그 이후 Android 대화면, 모바일, Wear가 모두 함께 디자인 스프린트를 하면서 하나의 방향으로 통합되기 시작했어요. 2022년 혹은 2023년 여름쯤, Mountain View에서 대규모 스프린트를 하며 구체적인 제품 비전이 잡혔죠. 이후 PM들끼리 모여 “이걸 어떻게 제품 전략과 스토리로 연결할까” 고민하면서, 각 앱과 조직 리더십에 ‘이게 당신들 비즈니스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맞춤형으로 설명하는 자료를 만들었어요.
예컨대 Gmail은 조용하고 빠르게 작업을 끝내야 하니까 표현성을 최소화하고, Google Photos는 감성적인 경험을 주는 데 집중하고, Workspace 앱은 일관성 있게 묶되, 각 앱 목적에 따라 조금씩 다른 표현을 적용하는 식이죠.
각 앱의 PM, 디자이너, 엔지니어와 직접 만나 이 디자인이 그들의 비즈니스 목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설명하고 설득하는 데 1~3년이 걸리기도 해요. 그리고 동시에 개발팀에게도 “이건 파괴적인 변화가 아니고, 성능에 영향 없고, 쉽게 적용 가능하며, 다양한 프레임워크에서 잘 작동할 거예요”라는 기술적 설득도 병행해야 하죠. 그게 바로 이 시스템을 실제로 현실화하는 데 필요한 모든 일이에요.
진행자: 정말 멋져요. 이 모든 이야기들이 M3 Expressive의 규모와 출시가 왜 이렇게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우리 팀 모두 이제야 숨을 돌릴 수 있게 된 것 같지만, 너무 오래 쉬지는 말아야겠죠. (웃음)
오늘 이렇게 세 분이 함께해 주셔서 정말 감사한데요, 마무리로 꼭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요. 디자인 시스템에 대해 지금 우리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디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입니다. 이건 제 청취자분들도 무척 궁금해하실 주제예요. 세 분 각각의 관점을 꼭 듣고 싶어요.
Michael: 정말 좋은 질문이에요. 요즘 디자인 세계는 엄청나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요. 생성형 AI, 도구의 진화, 제품 설계 방식까지 모든 게 새롭게 바뀌고 있죠. Material 팀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항상 최고 수준의 도구를 사용해 제품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해요. 하지만 단순히 도구만 진화하는 게 아니라, 그 도구로 만드는 제품 자체의 본질도 진화해야 하죠.
디자인 혁신은 결국 제품의 중심에 있는 ‘진짜 가치’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봐요. 그리고 그 가치는 개인마다 다를 수 있어요. 어떤 상황, 어떤 맥락, 어떤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도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그게 앞으로의 디자인 시스템이 가야 할 방향입니다.
Material Design은 단순히 제품을 빨리 만드는 도구가 아니라, 사람 중심의 경험을 만들 수 있게 해주는 도구가 되어야 해요. "무엇이든 가능하다면 무엇을 만들겠는가?"라는 질문을 이제 우리가 실제로 던지고, 실행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거죠.
Aneesha: 저는 요즘 거의 매일 ‘우리는 다음에 어디로 가야 할까’를 고민하면서 전략 문서를 쓰고 있어요.
현재 Material은 Jetpack Compose의 기본 디자인 시스템이에요. 그 책임은 정말 크고, 우리 팀 모두가 그 무게를 잘 알고 있어요. 올해 Expressive는 구글 1st-party 앱에 초점을 맞췄지만, I/O를 통해 모든 Android 개발자에게도 공개되었어요. 이제 우리는 구글 외부 개발자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커스터마이징이나 유연성을 더 강화하려고 해요.
많은 Android 개발자들은 여전히 디자인 커스터마이징이 부족하다, 또는 다양한 폼팩터를 지원하는 게 너무 어렵다고 말해요. 그래서 앞으로는 Material이 더 적응형(Adaptive) 기본값을 제공하고, 더 다양한 의견(Opinions)을 담아서 스케일에 잘 맞게 설계되는 시스템이 되기를 원해요. 그리고 Michael이 언급했듯, AI 지원 개발 시대가 왔어요.
UI가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환경에서는 Material이 모델의 인풋으로 들어갈 수도 있어요.
그러면 더 많은 컴포넌트 변형과 세분화된 토큰이 필요하겠죠.
동시에, 이렇게 생성된 UI를 개발자가 손쉽게 수정할 수 있도록 유연성도 더 커져야 해요.
또 하나, 많은 1st/3rd-party 개발자들이 “디자인 업데이트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얘기를 해요. 그래서 앞으로는 AI를 통해 디자인 마이그레이션을 더 쉽게, 빠르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또 하나의 과제예요.
Andy: 와, 이제 제가 뭘 더 얘기할 수 있을까요? (웃음)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디자인 시스템의 미래는 결코 지루하지 않다. 오히려 복잡함으로 가득하죠. 하지만 이 복잡함은 ‘개발자가 원하는 걸 더 쉽게 만들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굉장히 흥미로워요.
우리는 지금까지 도입을 쉽게 만드는 것에 정말 많은 노력을 쏟았어요. 컴포넌트 시스템도 그 일환이죠. 그리고 결과적으로 사용자의 경험은 더 단순하고, 즐겁고, 깊이 있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미래의 디자인 시스템은:
극도로 개인화되고,
극도로 커스터마이징 가능하며,
그리고... 폰트도 중요해요!
저랑 Aneesha는 폰트를 정말 좋아해요. (웃음) 저는 타이포그래피가 인터페이스다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폰트와 텍스트 시스템도 훨씬 더 재미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봐요. 그리고 마지막으로—디자인 시스템은 더 이상 단일 화면이나 디바이스에만 국한되지 않아요. 멀티 디바이스 간의 유연한 연결성이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될 거예요.
Andy도 그랬듯 디자이너들은 ‘Vault(금고)’나 ‘Juice Lab’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아이디어와 실험을 쌓아갑니다. 수백 장에 달하는 슬라이드 속에 있는 실험, 미처 구현되지 못한 라자냐 같은 시안들은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Aneesha의 말처럼, 그 많은 아이디어들이 실제로 세상에 나오기 위해선 매우 많은 단계의 설득과 정당화가 필요하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제품을 실제로 반영하려면, 단순히 디자인이 좋다고 말해서는 부족합니다. Material 팀도 다르지 않습니다.
디자인 시스템이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표현적 디자인이 프리미엄 인식, 전환율, 사용 빈도 등과 어떤 연결고리를 갖는지
어떤 앱에선 감성을, 어떤 앱에선 절제된 표현을 적용해야 하는지
이 모든 것을 수치로, 데이터로, 제품별로 다르게 설명하는 자료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심지어 구글 내부 앱팀에도 앱별로 다른 피칭 덱을 만들고, 각각의 KPI에 맞는 설득 논리를 준비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구글도 이런 점에서는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이번 팟캐스트에서 계속 강조된 점은, 디자인 시스템이 단순한 가이드북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디자인 시스템은 감정적 경험을 정교하게 담아내는 인프라라는 관점이 깊이 와닿았습니다.
Material You에서 M3 Expressive로의 확장은, 사용자의 주관성과 정서 상태까지 디자인 언어로 포착하고 대응하려는 시도입니다. Michael이 설명한 ‘마네킹 척도’ 연구나, UI가 사용자에게 얼마나 에너지 있게 다가가는지를 수치화한 연구는 단순한 감각적 실험이 아니라, 철저히 과학적인 리서치를 기반으로 한 UX 전략이었습니다. 이런 방식은 우리가 늘 고민하는 "디자인을 어떻게 객관화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하나의 방향이기도 합니다.
M3 Expressive가 단숨에 탄생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양한 구글 디바이스 (Wear OS, Pixel, 대화면, 폴더블 등)에서의 통일성을 고민하고
앱마다 UI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각기 다른 방향성을 설계해야 하며
결국 모든 팀이 사용할 수 있도록 성능, 접근성, 프레임워크 지원까지 고려해야 했습니다.
이것은 우리도 마주하는 문제입니다. 좋은 디자인이 있다고 해서 바로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조건과 이해관계자가 충족되어야 비로소 제품에 녹아듭니다.
디자인은 설계 이전에, 사람을 설득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게 사용자든, PM이든, 혹은 리더십이든 말이죠. 또한 이번 구글 팟캐스트를 들으며, ‘디자인 시스템’이 단지 스타일 가이드의 모음이 아니라, 조직과 사용자의 간극을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근 Youtube에 M3 Expressive의 툴 바가 적용된 유출 이미지가 공개된 바 있었습니다. 점차 Expressive가 많은 제품에 적용되어 갈 것으로 보이지만, 급진적인 업데이트인 만큼 사용자의 의견은 다양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글에서는 M3 Expressive에 대한 실제 사용자들의 의견을 보며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본 팟캐스트에 대한 내용은 아래에서 자세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