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가 마케팅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디자인과 마케팅은 결국 같은 길을 간다

by 호두

"지금 시장에서 통용되는 마케팅의 기본 원칙들은 이미 1980년대에 다 완성된 거야. 시대가 변해도 인간의 본성은 안 변하거든."

... 이번에도 실장님이다. 괜히 스터디 이야기를 꺼냈다가 이야기가 길어지면서 결국 또 순살이 되었다는 나의 슬픈 스토리... 솔직히 처음엔 저 이야기를 듣고 별생각 없이 끄덕끄덕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너무나도 본질적인 이야기였다.


나는 몇 년 전까지 마케팅 프로모션 디자인을 하다가 지금은 프로덕트에 들어가는 브랜딩, 그래픽 디자인을 하는 쪽으로 업무가 바뀌었다. 마케팅과 직접적인 업무를 안 한다는 이유로 마케팅에 대한 공부를 소홀히 했는데 좀 부끄러웠다. 사실 사용자가 제품을 쉽게 이해하고 선택하게 만드는 것도 마케팅이니까 결국 모든 디자인은 마케팅과 연결돼 있다고 볼 수 있는 거다. 다시 말해, 마케팅을 모른 채 디자인을 한다는 건 반쪽짜리 작업일 수도 있다는 것!




그래서, 마케팅의 본질은 뭘까?


마케팅 원칙이 수십 년간 변하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변하지 않기 때문! 소비자의 행동을 결정하는 건 크게 아래의 세 가지 요소가 아닐까 싶다.


1. 비교(Comparison)

사람들은 뭔가를 선택할 때, 비교를 통해 결정을 내린다. 두 제품이 비슷해 보이면 차별점을 찾으려고 한다.


2. 인지 부하(Cognitive Load)

인간은 생각하는 걸 귀찮아한다. 그래서 마케팅에서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핵심이다.


3. 군중 심리(Social Proof)

사람들은 남들이 하는 걸 따라 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리뷰, 추천, 인기 상품 같은 것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요소들이 예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마케팅 전략의 핵심이 되는 이유다.




1980년대에 완성된 마케팅 법칙들


이제 마케팅의 기본 원리 몇 가지를 살펴보자. 이미 1980년대에 다 정리된 개념들이지만,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1. 포지셔닝(Positioning)

잭 트라우트와 알 리스가 정리한 ‘포지셔닝’ 개념은 마케팅의 근본이다. 브랜드가 소비자의 머릿속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 것인지 명확하게 정의해야 한다. 차별화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2. 초이스 모델(Choice Model)

소비자는 여러 선택지를 비교할 때, 공통점을 제외하고 차별화된 포인트만 본다. 즉, 뚜렷한 강점(Unique Good Point)이 없으면 브랜드의 존재감을 만들기 어렵다.


3. 프레이밍 효과(Framing Effect)

같은 내용이라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소비자의 반응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90% 성공률’과 ‘10% 실패율’은 같은 의미이지만 느낌은 완전히 다르다. 마케팅에서는 항상 유리한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4. 가격 전략(Pricing Strategy)

사람들은 가격을 단순한 숫자로 보지 않는다. 심리적 기준점(Anchoring), 가격 대비 가치(Perceived Value), 묶음 판매(Bundle Pricing) 같은 전략이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준다.




디자인과 마케팅은 한 몸이다


UX/UI와 이어진 디자인을 하면서도 사실상 마케팅 원리는 계속 적용하고 있었다. 사용자가 제품을 쉽게 이해하고, 빠르게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이게 결국 마케팅이었다.

네이밍과 카피: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어야 한다. (예: 직관적인 버튼 라벨링)

색상과 형태: 특정 감정을 유도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예: 신뢰를 주는 파란색, 구매를 유도하는 빨간색)

사용자 경험: UX의 목표도 결국 마케팅과 같다. ‘사용자가 더 쉽게 결정하도록 돕는 것’




그래서 그 마케팅 감각은 어떻게 키우는데요


1. 광고와 프로모션 분석하기
유명한 광고 캠페인을 보면서, 어떤 마케팅 원칙이 적용됐는지 분석해 본다.


2. 고전 마케팅 서적 읽기

<포지셔닝>, <넛지>, <마케팅 불변의 법칙> 같은 책을 읽으며 기본 개념을 다진다.

(넛지는 참 오래전에 읽었었는데... 내용이 하나도 기억 안 나서 다시 읽어봐야겠다...)


3. 사용자 행동을 관찰하는 습관 들이기
사람들이 어떻게 선택하는지, 어떤 요소에서 고민하는지를 분석해 본다.

가능하다면 주기적으로 사용자 조사를 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마케팅은 결국 ‘이해의 기술’이라는 것


결국, 마케팅이란 소비자가 더 쉽게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사용자의 직관적인 경험을 만들고,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는 모든 과정이 결국 마케팅과 연결된다. 마케팅을 잘 이해하면 더 좋은 디자인을 할 수 있고,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만들 수 있다.


이번 피드백을 계기로 마케팅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예전에는 프로모션 디자인 하면서 어느 정도 감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브랜드가 소비자의 머릿속에 어떻게 자리 잡을지에 대해 본질을 명확히 파악하고,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나처럼 마케팅의 본질을 간과했던 디자이너들에게도 이 글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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