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그래, 참 좋다.

눈과 입이 풍요로운 길

by 호히부부

요 며칠 전형적인 스페인 중북부지방 농촌마을인

나헤라, 산토도밍고 델 칼사다, 벨로라도 지역을 지나다보니

포도밭, 밀밭, 올리브나무 등 황금빛 들판과 포도향 사이를 걸으며

눈과 입이 풍요로운 시간이었다.


특히 스페인 최고의 와인 생산지라는 리오하 지방답게

순례길 양옆으로 펼쳐진 포도밭에서,

강렬한 햇살을 송두리채 받아 벙글거리는 포도송이들을

눈앞에서 보고, 맛보는(땅에 떨어진 포도송이들로^^) 즐거움이 컸다.

가을, 그것도 9월의 순례길에서만이 느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

(12년 전, 봄 산티아고 길에서는 순례길가에 늘어져 있는 향긋한 체리를 따먹었던 추억이 떠오른다.^^)


하늘은 높고, 땅은 깊은 계절에 이 길 위에 서 있음은 그 자체로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멀리, 꼭 대평원을 걷는 듯 착각이 일어날 정도로

탁 트인 시야에 나즈막한 부드러운 능선들을 마주하노라면

길 위의, 그것도 무엇하나 안정적이지 못한 순례길에서

하루를 살아내고자 나름대로 피곤한 걱정과 불안이

한순간에 마음 가득 충만함으로 바뀐다.


"그래, 참 좋다."


하는.














당뇨 20년차 '호'의 혈당일지


로그로뇨 아파트에서 연박하며 만든 현미밥으로

한국서 가져온 인스턴트 볶음밥재료 스프와 아껴 먹고 있는 묵은김치, 멸치볶음을 섞어서

처음으로 도시락을 싸봤다.

맛은 설명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