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26일
우리가 식비가 많이 드는 이유를 알았다.
얼마 전 블로그 이웃이 제주 한 달 살기에 대해 글을 쓰셨다.
“4인 가족이 한 달 동안 쌀 14kg를 먹었다”라고 하셨다.
엄밀히 말하면 4인이 한 달 동안 계속 같이 있었던 건 아니었고, 가족도 다녀가고 4인이 넘은 적도 부족한 적도 있다고 했으니 대충 4인 한 달 14kg인 듯하다. 외식도 여러 번 하셨으니 아마도 한 달 내내 집밥을 먹으면 15kg이 넘을 테다.
우리는 2인 가족이다.
그러면 한 달 쌀 소비량이 7.5kg 정도여야 한다.
여러 번 얘기했다시피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외식을 하지 않는다.
배달음식도 한 달에 한 번 할까 말까이다.
지난달엔 0였고
이번 달엔 햄버거를 드라이브 스루로 한 번 사서 먹었다.
그러니까 우리는 한 달 30일
하루 세끼를 꼬박 집에서 먹는다.
우리의 한 달 쌀 소비량은
2.5kg 정도이다.
(일부러 이마트 주문 목록을 찾아 살펴봤다. 1월 19일에 백미 3kg, 현미찹쌀 2kg 주문했다. 3월 22일에 또 같은 양을 주문했다.)
가끔 녹두나 옥수수나 콩 등을 섞어 먹기는 한다.
쌀 소비량이 적다.
그는 얼굴은 말랐지만
남부럽지 않은 배 둘레를 가졌다.
나는 그보다 적은 배 둘레를 가졌지만
남부럽지 않은 얼굴 살을 가지고 있다.
즉 우리는 교과서에 나올법한 정상 체중을 가지고 있다.
(보기에 좋은 체중이 아니라)
즉 우리는 쌀 대신 다른 걸 많이 먹는다는 말이다.
쌀로 만들어야 하는 에너지를 다른 걸 먹어서 만든다.
먹을 것 중에 쌀은 가격이 싼 편이다.
쌀 이외의 것을 많이 먹으려면 돈이 많이 든다.
둘 다 밥은 적게 먹는다.
대신 반찬(?)이라 부르는 것들을 많이 먹는다.
예를 들면
계란 프라이도 한 번 하면 2개씩 먹는다.
하나씩 먹어본 적이 없다.
오믈렛을 할 때는 둘이 5-6개를 먹는다.
찜닭이나 닭볶음탕을 하면 간을 약하게 해서 그것만 먹는다.
찜닭을 반찬으로 하면 여러 번 먹을 양을 한 번에 다 먹어 버리는 것이다.
시금치 무침을 해도 시금치 두 단을 다 먹는다.
새송이 버섯볶음을 해도 두 봉지를 몽땅 먹는다.
아주 아주 조금 남기도 한다.
과일도 많이 먹는다.
딸기 같은 비싼 과일은 자주 못 먹지만
사과나 오렌지는 많이 먹는다.
앉은자리에서 사과나 오렌지를 3-4개씩 먹는다.
빵도 좋아해서 자주 사 먹는다.
이렇게 쓰니 완전 대식가 부부다.
우리가 식비가 많이 드는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