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제 토큰 벌면서 팬질하는거야?
ABC로 가봅니다
Web1.0은 인터넷의 기본 프로토콜 위에 서비스가 올라갑니다
그냥 기업이 판을 깔면 사용자들이 읽고, 보고 떠나가는 형태이고 기업은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사용자에게 동일한 화면을 띄웁니다.
Web2.0은 이제 구글, 페북이 등장합니다
기본 인터넷 프로토콜 위에 자기 서비스에서만 돌아가는 자기만의 프로토콜들을 얹습니다. 이 중 가장 중요한건 사용자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고 이 정보는 금맥이 되어 광고로 돈을 벌어다 주고 AI서비스로 또 성장성을 보장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는 이게 무서워요. 공짜 서비스를 쓰니 정보 제공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AI라는게 등장했거든요. AI는 ABCD...의 차근차근 논리를 따라가는 논리체계가 아니예요, 기계가 어떤 식으로 정보를 조합해서 어떤 식으로 결과를 내는지 블랙박스에 있어요(물론 AI가 결과를 내는 과정을 설명할 수 있도록 하는 Explainable AI라는게 나오기는 했지만 아직 아장아장합니다).
게다가 페북은 2016년 대선에 5000여명의 개인정보를 '캠브리지 애널리티카'라는 회사에 팔았고 이 회사는 이를 대선 여론전에 활용했다는 폭로도 있었고, 구글포토는 이제 유료로 전환했어요(준호의 우리집 무대영상들을 지울 수는 없잖아요ㅜㅜ 돈 낼게요, 구글).
쉽게 빅테크라고 불리는 플랫폼 사업자들을 벗어날 수가 없어요.
Web3.0이 등장했다는데 그게 뭔가요?
사실 Web3.0은 보다 지능화된 인터넷을 지칭하기도 했는데 위의 Web2.0의 문제 인식 이후에는 사용자들이 좀더 권리행사를 할 수 있는 서비스, 네트워크 등을 꿈꾸게 됩니다.
그런 와중에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서 구현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죠. 예를 들어 'Brunch' 에서 토큰을 만들어 ' Brunch Token'을 발행하면 사용자들이 모두 활동 정도에 따라 토큰을 받게 되고 토큰이 많은 사용자는 의사결정권도 가질 수 있습니다. 'Brunch'가 토큰을 거래소에 상장하면 현금화도 가능하죠. 써놓고 보니 이미 'Steemit'으로 이미 구현된 그림이네요(그나저나 요즘 Steemit 분위기는 어떤가요~).
추가하자면 'Brunch'에 올린 픽션을 특별판으로 편집해서 NFT(단일 가치가 있는 토큰)으로 만들어 발행할 수도 있겠죠. 내가 작가로 유명해지면 싸인들어간 포토 카드처럼 비싸게 되팔수도 있을거구요.
아직 Web3.0은 논쟁적인 주제입니다. 잭도시(전 Twitter ceo), 앨런머스크는 실체가 있는거냐는 식의 트윗을 올린적도 있구요. 블록체인 투자자들의 거품만들기 작업일 수도, 정말 미래의 진화 방향일 수도 있지만 '커뮤니티-토큰'으로 이루어진 서비스는 사실 창작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시장(대표적으로 팬덤)에 찰떡 궁합 아닌가 생각도 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대가없이 돈과 시간을 쓰는 팬활동에 익숙해서 이런 대가를 준다는 개념이 그냥 막 받아들여지지는 않습니다(이쯤되면 뭐 자발적인 호구인가 싶기도 하네요...그러니 돈을 못모으지...). 언제나 대가라는건 본질적인 행동을 왜곡시키기 쉽기 때문에 아이에게도 '100점 맞으면 게임팩 사줄게'와 같은 거래는 하지 않아요. 그래서 이렇게 자발적 사용자들에게 대가를 준다는게 어떤 형태로 그 '자발적'이라는 의도를 왜곡하게 될거라고 예측합니다. 사실 Play to Earn, 즉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번다는 게임도 그런 의미에서 좀 깨림칙해요.
그러면 버블은 어떻게 되나? 돈내고 가입해서 토큰으로 돌려받는건가...또 솔깃하네요.
Web3.0은 단순하게 탈중앙화를 구현하는 기술의 이야기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유형의 실체가 크게 바뀔때에는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사회적 합의를 함께 가져가죠. 우리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합의를 만들고 있는 과정을 목도하고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갸우뚱하는 동안 새로운 세대들(아마도 MZ세대 이후)은 그 새로운 합의 안에서 자라서 저처럼 촌스럽게 쭈뼛쭈뼛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버블 토큰을 요구하게 될 지도 모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