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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드래빗 Mar 05. 2020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을 읽고



이 책은 시집과 에세이집의 하이브리드형이라 할까? 인생을 살아가며 마주치거나 생각하는 14가지(마음, 공부, 아웃사이더, 가진 것, 동행, 교육, 열애, 아이, 생업, 몸, 잃은 것, 인사이더, 노동, 부모)를 7장에 걸쳐 '시'라는 인용을 통해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풀었습니다.



통독으로 볼 요량으로 햇빛 잘 들어오는 침대에 누워 읽다가 그 무게감에 놀랐습니다. 4~5번은 읽어야 제대로 읽을만한 내용입니다. 웃다가, 울다가, 내 맘을 들킨 거 같아 심쿵했다가, 옛 친구를 떠올리기도 하고, 사춘기적 나를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정채찬 작가님처럼 저도 제 에세이로 리뷰를 대신해볼까 합니다.



@ 사표 쓰고 싶어지는 아침.


우리가 삶을 버티는 데 그렇게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사실 '아. 이것마저 없다면'하나만 있어도 버텨지는 게 삶입니다.


터 놓고 의지할 수 있는 동료,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는 선배, 나한테 배운 게 제일 많았다는 후배, 가장 일 잘하는 한국인이라고 말해주던 바이어, 은혜는 꼭 갚겠다던 협력업체 사장님...출근하는 순간 다시 노트북을 켤 수 있는 힘은 이런 데서 나왔던 것 같습니다.



@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정채봉 詩


엄마! 하고 소리 내어 불러 보고 숨겨 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가까운 지인 중에 대학 병원 교수님이 계십니다. 몇 해전 부모님을 잇달아 여의셨는데요. 이미 쉰이 되신 당신이 스스로를 '고아'라시며 "명절이 돼도 갈 데가 없다" 하셨습니다. 한참이나 어리고 부모님 모두 계신 제가 무얼 알겠습니까만은 눈가가 젖어들었습니다.



@ 누구에게나 지하실은 있다


결심이란, 살아온 나에 대한 부정이었고, 살아갈 나에 관한 긍정이었습니다


내 맘대로 되지 않는 복잡다단한 현실에서 남이 이래라 저래라, 이게 좋다 저건 아니다 말하기는 어렵죠. 저 역시 위선과 위악의 경계점에서 모호하게 균형을 잡으며 살아가는 나약한 존재니까요. 매일 결심하고 실패하고 반성하며 살아가다 보면 인생이 조금 더 나아져 있지 않을까요? 나만의 스텝으로 나답게.



@ 늙어가는 아내에게 - 황지우 詩


 그대와 더불어, 최선을 다해 늙는 일이리라.


제가 신입사원 지도선배할 때 200명 앞에서 읽어줬던 시입니다. 이 책에서 만나니 또 반갑네요. 부사수가 연애를 시작하는데 들어보니 상대가 영~ 아닌 여인이었습니다. 남의 연애사에 끼어들만큼 제가 한가한 사람은 아니라 슬며시 이 시를 보내줘봤죠. 결국 부사수는 그 연애를 끝맺음 했던 기억이 있네요. 2-30대 후배님들이 연애를 할 때 꼭 읽어보셨으 하는 시입니다.



@ 당신을 생각하는 분량만큼


"나로 하여금 좀 더 나은 인간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람은
내가 '사랑하는'사람들이다.


BTS의 아미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서로에게 더 멋진 모습이 되고 싶어 하는 것. 그래서 BTS도 성장하고, 아미들도 성장하는 게 아닐까요? 욕을 섞어 쓰는 10대에게 제가 그런 말을 했어요. " 너 욕 쓰면 슈가 오빠가 싫어한다" 그랬더니 안 쓰겠다더라구요.



@연예인 걱정하는 밤


행복을 빌어줘야죠.
우리를 행복하게 해준 사람들인데.


제가 연예인 걱정하지 말고 경제 기사 보라 했죠? 취소합니다. 연예인이 우리를 얼마나 행복하게 해주는데...그들의 행복과 안녕을 빌어주고 싶네요. 공유가 신인 때 제가 MD로 있던 브랜드 모델이었습니다. 제 앞에서 웃통을 벗었는데..저는 아직도 그 놀라움을 잊지 못하고 있답니다. 늘 공유님의 행복을 빌겠습니다.



@푸르른날- 서정주 詩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이 시는 고등학교때 친구인 은정이가 제게 줬던 시입니다. 발라드의 정석 유재하의 음악을 함께 들으며 마산 앞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운동장 벤치에 앉아 미래를 꿈꿨던 친구인데요. 1,2지망을 같은 학교 같은 과를 썼을 정도로. 안타깝게도 저는 1지망 학교로 그 친구는 2지망 학교로 진학하며 멀어지게 되었답니다. 경남 어디선가 초등학교 선생님 하고 있을텐데...이름이 너무 흔해서 구글링 한 번 못 해봤네요. 혹시 주변에 김은정 선생님 아시면 제보 부탁드립니다.





이 책은 아무래도 몇 번 더 읽어야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인생의 깊이를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 진짜 잘 만든 책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책 선물해주신 인플루엔셜 관계자분께 감사드립니다. 원래 전문 리뷰어가 아닌 자의 리뷰는 타인의 독서를 방해하는 행위라 생각해서 남기지 않지만, 선물 받은 책은 매너라 생각해서 감사의 마음을 부족하지만 제 짧은 리뷰로  남깁니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267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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