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골드래빗 Aug 12. 2020

보통 사람 3인의 좌충우돌 투자 실패담!

배 아픈 언니들의 억울해서 배우는 투자 이야기

얼마 전 출판사 미팅에서 이사님께, 이 책 너무 재밌을 거 같다고 한 권 보내달라 했었어요. 그런데 바쁘셨는지 잊어버리신 거 같아 그냥 제가 궁금해서 그냥 주문 버튼을 눌러 버렸네요. 뒤늦게 이사님이 바로 보내주시겠다고 톡 주셨지만 쿨하게 괜찮다고 말씀드렸어요. 왜 이렇게 구구절절 쓰냐면요. 출판사 협찬받지 않은 진짜 '내돈내산' 리뷰라는 말이죠^^;;



이 책은 경제신문 기자 3분이 공저로 쓰셨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이 책이 읽고 싶었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 신문을 읽으며 살다 보니 기자님들은 어떤 분들일까 늘 궁금했습니다. 기사 하단에 필명이나 아이디가 아닌 실명 세 글자가 딱 적혀 있으니 뭔가 굉장히 의젓한 느낌이 있었어요. 이 글은 내가 썼다. 내 이름 석자를 여기에 박는다... 이런 떳떳함? 그래서 기자님들은 제겐 마치 신비한 아이돌 같은 느낌이라 할까요? 하루 종일 어떤 루틴으로 일하시는지, 취재와 글쓰기 영역 중 어느 게 더 중요한지, 사람들 만나는 건 힘들지 않은지, 술도 많이 마시고 퇴근도 늦다던데 건강은 괜찮은지, 악플은 어떻게 견디는지... 등등.. 궁금한 거 투성인 미지의 세계 사람들이거든요. 


그래도 기사를 쓰려면 누구보다 먼저 정보를 접하니까 투자도 빠르실 거 같고, 증권-산업-금융-부동산 등등 여러 부서를 도시니까 다양하게 어벤저스처럼 모르는 게 없을 것 같고, 사회 각층의 높으신 분들도 만나니까 우리가 범접할 수 없는 첩보도 아실 거 같았습니다. 근데 이 책의 저자 3분은 경제신문사 기자님 세 분이시고 금융 전문가분들이 신데 왜 이런 실패담이 있을 수가 있지? 내 이상 속 기자님들 모습과 달라 적잖게 충격을 받았죠. 그래서 책이 도착하자마자 그대로 앉아서 순식간에 읽어 내려갔습니다.




일단 목차만 봐도 얼마나 많은 실패를 하셨는지 알 수 있습니다. 세 분의 케이스기 때문에 3분의 1씩 경험하신 거겠죠? 기억에 남는 몇 가지 소제목만 보자면요. 


- 나는 왜 삼성전자를 사지 못했다?

- 나는 어쩌다 배당을 받았던가?

- 나는 왜 반도체를 못 알아봤나?

- 나는 왜 테마주를 못 샀나?

- 나는 왜 아마존에 투자하지 않았나?

- 나는 어쩌다 ETF 장기투자자가 됐나?

- 나는 왜 브라질 채권을 충동구매했나?

- 나는 어쩌다 회사채에 투자했나?

- 나는 왜 신혼집을 사지 못했나?

- 나는 왜 금 투자에 실패했나?

- 나는 왜 곡물펀드를 샀나? 등등...


맞아 맞아. 나도 그랬어.라고 생각한 부분이 몇 군데 있었고.. 이런.. 쫌만 더 견디시지..라고 안타까웠던 부분들..뭘 그런 거까지 다... 라면 부지런함이 원수라고 생각됐던 부분들..ㅇㅇ. 그건 안 하는 게 나았어. 괜찮아.. 라며 응원했던 부분들.. 이 있었습니다. 결국 이분들의 실패담을 총정리해본다면 5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첫째, 너무 많은 정보에 노출되어 머릿속이 복잡했습니다. 

둘째, 하시는 본업이 있는데 너무 다양한 투자를 문어발식으로 하셨습니다. 

셋째, 손실을 견디지 못하거나 이익이 달아날까 봐 성급하게 결정한 순간이 많았습니다.

넷째, 잘 모르는 분야(파생 같은)를 투자하셨습니다.

다섯째, 작은 성공에 기뻐 판을 무리하게 키웠다가 손해가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생각들에 웃다 걱정도 보니 마지막 장까지 와있더라고요. 물론 모든 경제 기자님들이 재테크를 실패하셨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잘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죠.  하지만 이렇게 실패담을 용기 있게 써 내려가실 수 있는 기자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점도 있습니다. 꾸준히 들어오는 월급의 힘으로 투자를 지속하실 수 있으실 거고요. 그간 경험으로 자신에게 맞는 투자법을 발견하셨을 것입니다. 앞으로 더 잘하실 일만 남았으니까요!!


일단 저는 제가 책을 읽은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습니다. 이런 모습들에서 보통 사람들의 투자 스타일을 다양하게 간접 경험할 수 있었거든요. 다음에 글 쓸 때 참고하면 더 공감되는 내용으로 풀 수 있을 거 같아 생각보다 소득이 컸답니다. 독자분들이 이 책에서 투자법을 배우시기는 어렵겠지만, 무한 공감을 얻기에는 100%  충분한 책입니다. 왜 나만 맨날 이렇지 하는 자괴감이 드신다면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끝으로 몇 가지 마음에 드는 문장들을 픽(pick)하며 마무리할까 합니다.



전염병은 개미의 자산증식을 응원해주지 않는다.


삼성전자 주주니까 가전제품도 다 삼성으로 바꿀 거야.
밑도 끝도 없는 주주의 뜨거운 마음이 올라왔다.


너무 자주 들여다보니 머리보다 손이 먼저 나갔다.


안타깝게도 시간과 돈은 내 편이 아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부동산 가격은 나의 불안감을 타고 상승했다.


기사를 쓰면서도 이게 어떤 의미이고 내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생각하지 못했던 나나, 우리는 모두 헛똑똑이였다.


매거진의 이전글 2020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제 책이 선정됐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