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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드래빗 Jul 27. 2021

여행이 그리워지는 계절


여행에 쓴 돈은 배신하지 않는다. 누구보다 많이 움직여라.



우리는 도시에서 일을 합니다퇴근 후 핫플레이스를 찾거나 동네 어귀 단골집에 들러 저녁을 먹고 스트레스를 풀며 일상에서의 재미를 찾곤 하죠. 그러나 도시 안을 맴도는 루틴 한 일상은 어느 순간 더 이상 만족할 수 없는 한계점에 다다릅니다. 이런 상태를 경제학에서는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라 합니다. 맛있는 음식도 한두 번 먹을 때는 좋지만 계속 먹으면 맛에 대한 감동이 줄어든다는 뜻이죠. 이처럼 우리는 일상에서 더 이상 만족을 느끼지 못할 때 여행을 떠납니다.     


어딘가 떠나기에 앞서 지갑경제를 생각해봅니다‘통장’은 늘 ‘텅장’이 돼버리는 마당에 여행 비용까지 감당하려면 생각이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여행은 돈 많은 사람만 향유할 수 있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닙니다. 여행은 돈 많은 사람이 가는 게 아니라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계속 좇다 보면 거기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말도 있잖아요? 여행을 좋아하고, 자주 다녀본 사람이라면 여행에도 이러한 삶의 지혜를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여행은 어떤가요? 여행을 통해 우리는  휴식을 취하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으며, 진귀한 물건들을 살 수도 있습니다. 이걸로 끝난다면 단편적인 여행 경험에 불과합니다. 호기심이라는 자질을 자랑스럽게 여행에서 써보면 어떨까요? 호기심은 여행의 농도를 높여주는 가장 확실한 도구입니다. 호기심 가득한 여행이 주는 경제적 가치는 다음과 같이 3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여행은 건강한 삶의 촉진제입니다.

영국의 경제학자이자 역사가였던 아놀드 토인비(Arnold  Toynbee)는 ‘메기효과’라는 말을 자주 썼다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메기’는 어류의 일종인데요. 노르웨이 어부들은 북해에서 잡은 청어들을 운반할 때 수조에 메기 한 마리를 넣었다고 합니다. 메기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는 생존의 몸부림이 청어를 살아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죠. 그래서 먼바다에서 잡은 청어를 항구에 닿을 때까지 싱싱하게 보존해서 올 수 있었습니다. 여행도 우리 삶에서 ‘메기’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호기심으로 가득한 여행은 머리를 확실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죠. 우울하거나 느슨해지기만 하던 삶에서 여행은 활력소가 될 수 있습니다. 밝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어 병원 갈 일이 줄어들 수 있겠죠?     


둘째여행은 돈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여행지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생활수준을 경험합니다.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죠. 평소 우리가 다니던 동선을 벗어나 낯선 곳으로 떠납니다. 

비싸고 좋은 레스토랑과 뷰가 좋은 숙소, 콘서트나 축구 경기를 보러 여행을 가기도 합니다. 평범한 생활과 다른 럭셔리한 경험을 지속 누리고 싶어 돈을 더 벌어야 되겠다 마음먹기도 합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죠. 여행지의 낙후된 시설과 너무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을 보며 돈을 많이 벌어 기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죠.  

또는 여행 자체가 좋아서 여행 자금을 모으기 위해 돈을 더 모으고 싶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여행을 다녀오면 힘들었던 직장 생활과 월급을 감사하게 생각할 수 있고, 불필요한 소비 욕구를 떨쳐내기도 합니다.      


셋째여행에서 받은 영감으로 직업은 물론 세상을 바꾸기도 합니다.

여행 중 그린 일러스트로 책을 내고 강연과 유튜버로 직업을 바꾸신 분, 여행을 다니며 해외 여러 나라 친구들을 만나 SNS로 소통하던 분은 최근 게스트하우스를 차리기도 하였습니다. 여행 중 불편했던 옷들을 개선하여 여행 전용 의류 사업을 시작한 사람도 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여행을 통해 느낀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을 바꾸기도 한 사람도 있죠. 여행지에서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신발을 신켜주겠다는 신념으로 기부형 신발 사업이 탄생했죠. 또 커피농장의 불합리한 노동 환경을 보며 공정무역 커피를 만들어낸 사업가도 있습니다. 

이처럼 여행을 다니며 얻은 독특한 경험과 아이디어로 새로운 직업과 사업을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여행의 3가지 경제적 가치를 통해 여행은 곧 돈을 쓰기만 하는 것을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SNS에 올리기 위해 보여주기형 여행을 하는 것은 베블런 효과(비싸지만 과시를 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남에게 보이기 위해 비용을 쓰는 여행이 아니라 각자의 관심 분야에 영감을 얻기 위한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여행은 당장 돈을 쓰는 것 같지만 멀리 보면 돈을 더 벌 수 있고 삶을 바꿔내기도 하는 강한 힘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호기심 가득했던 여행의 물음표는 내 경제에 느낌표를 찍어 줄 것입니다.  


 결국 여행에 쓴 돈은 배신하지 않습니다. 젊을수록 누구보다 많이 움직이세요. 아직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야 하지만,  기다림의 끝에 우리는 더 많이  나대고 다닐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 글은 2019년 11월 야놀자 캐스트에 기고했던 칼럼을 수정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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