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이 체중 말고 ‘중독 행동’에도 손을 뻗을까
학회 마지막 시간대는 대개 비어 있다.
라스베이거스의 회의장, 미지근한 물병을 쥔 손이 괜히 건조해진다. 발표자조차 “지금 당장 더 재미있는 일이 많다”고 말할 정도였는데, 그 방은 의외로 꽤 찼다. 화이트 리버 정션 재향군인 의료 센터의 마리나 트레페텐 박사가 GLP-1 수용체 작용제와 중독 행동을 한 문장에 묶는 순간이었다.
그건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갈망이 앞서는 날들에 가깝다.
나도 그랬고, 특히 술자리가 늘어나는 시기엔 더 그랬다.
트레페텐 박사는 물질사용장애(SUDs)가 개인과 주변 사람들, 사회 전체에 부담을 남긴다고 했다. 사망 위험 증가와 의학적·정신의학적 동반질환까지 겹치면, 문제는 “생활”의 언어로만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비용도 차갑게 떨어진다. 고용주 제공 보험 자료에서 가입자 1인당 연간 치료 비용이 1만 5000달러를 조금 넘었고, 총의료비는 3500만 달러를 약간 넘었다.
약이 필요하다는 말은 쉬운데, 약은 늘 부족하다.
날트렉손처럼 알코올사용장애(AUD)와 오피오이드사용장애(OUD)에 승인된 약이 있고, 알코올사용장애에 쓰이는 약들도 있다. 하지만 코카인사용장애와 대마초사용장애에는 FDA 승인 약물이 없다고 트레페텐 박사는 못 박았다. 그래서 ‘약물 재창출’이 미충족 의료수요라는 단어와 함께 따라다닌다.
그녀는 ‘중독의 도파민 이론’을 꺼냈다. 중독성 물질은 복측피개영역에서 측좌핵으로 이어지는 중뇌변연계 도파민 경로를 “가로채” 자연적 자극보다 훨씬 큰 반응을 만든다. 사용이 만성화되면 의사결정이 흔들리고, 해로운 결과에도 사용이 강박적으로 바뀐다.
그래서 치료는 갈망과 충동을 약화시키려 한다.
여기서 GLP-1이 들어왔다. GLP-1 수용체는 VTA, 측좌핵, 편도체, 해마처럼 보상 처리에 관여하는 뇌 영역에 발현된다. 이 수용체의 활성화가 갈망을 줄이고 조건화된 반응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가설이 생긴다. 체중 감량에서의 ‘갈망’이, 음식이 아니라 불법 약물일 때도 비슷하게 움직일까.
설치류 연구는 꽤 직선적이었다. 생쥐와 쥐에서 GLP-1 수용체 작용제를 쓰는 동안 알코올, 니코틴, 암페타민, 코카인 관련 중독 행동이 감소했다. 예외는 오피오이드였고, 다른 물질보다 유효성이 더 제한적이었다.
인간 임상시험은 덜 일관됐지만, 알코올사용장애에서는 선명한 장면이 있었다. 무작위, 위약 대조 시험에서 엑세나타이드는 전체군에서는 위약보다 우월하지 않았다. 다만 BMI 30 이상 하위군 분석에서 폭음일 수와 알코올 섭취량이 의미 있게 줄었다. 위약군의 폭음일 수는 15% 감소였고 치료군은 45% 감소였으며, 섭취량은 치료군 2200그램 이상 감소, 위약군 378그램 감소였다. 뇌 스캔에서는 알코올 단서 반응성이 치료군에서 유의하게 감소했고, 도파민 수송체 가용성도 엑세나타이드군에서 감소했다.
이후에는 세마글루티드 또는 티르제파타이드 복용자들의 소셜미디어 게시글 분석처럼, 치료 뒤 알코올 갈망이나 소비가 줄었다는 보고도 등장했다. 더 최근의 무작위 임상시험은 체중 감량을 위해 세마글루티드를 복용 중인 알코올사용장애 환자들을 9주 동안 관찰했고, 폭음일 수와 음주일당 음주량, 주간 갈망이 감소했으며 담배 사용 감소도 보고됐다. 트레페텐 박사는 이 결과가 BMI와 독립적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승인된 답은 아니다.
트레페텐 박사는 GLP-1 수용체 작용제가 SUD 치료로 승인된 약이 아니며, 적응증 확대를 위해 추가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약물만으로 재발을 막기 어렵고, 다중양식 치료 접근이 함께 가야 한다고 했다.
현장에서 더 자주 보는 건 ‘중단’이다. 그녀는 많은 환자들이 부작용, 특히 위장관 관련 이상반응 때문에 치료를 멈춘다고 말했다. 기저치 확인과 함께 방문마다 체중과 BMI를 확인하고, 췌장염은 특히 알코올을 사용하는 경우 더 면밀히 보며, 탈수와 위장관 부작용도 관찰해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강한 연관성 자료가 있다.”
“하지만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나는 그 문장을 들고 복도를 걸었다. 오늘은 거창한 선언 대신, 내 갈망이 커지는 순간을 한 번 더 알아차리는 쪽이 현실적일지도 모른다. 약이나 치료를 바꾸는 선택은, 당신의 상황을 아는 의료진과 약사와 상의하며 맞춰가는 편이 더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