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의 소시지가 남기는 예후

초가공식품 중 ‘가공육’이 흑인 여성 유방암 사망과 더 가깝게 연결됐다

by 전의혁

바쁜 날일수록, 먹는 일은 제일 먼저 단순해진다.


점심시간 약국 뒤쪽, 전자레인지 앞에 서서 포장을 뜯는다. 베이컨 냄새가 나면 마음이 먼저 “괜찮다”고 말해버린다. 씹는 시간은 짧고, 오후는 길다.


그건 게으름이 아니라, 선택지가 좁아지는 삶에 가깝다.
미국의 흑인 여성은 구조적 불평등, 종양 생물학, 의료 접근성,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 같은 이유로 유방암 사망률이 더 높다고 알려져 있다. 같은 병의 이름을 달고도, 결과는 자주 다르게 남는다.


같은 유방암인데, 사망률은 불균형하게 높다.


최근 근거는 그 격차의 주변에서 ‘식이’를 다시 보게 만든다. 국제 학술지 ‘랜싯’에 게재된 관찰 분석은 유방암을 진단받은 흑인 여성의 식이 패턴을 평가하고, 초가공식품 섭취와 생존 결과의 연관성을 살폈다. 검증된 식이 평가 도구를 사용한 결과, 초가공식품 섭취가 많을수록 전체 사망과 유방암 특이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것과 연관된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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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가공육이 가장 큰 기여자였다.


초가공식품 하위군 가운데 연구진이 가장 해로운 군으로 지목한 건 베이컨, 소시지, 핫도그, 델리미트 같은 가공육이었다. “흑인 여성은 미국에서 다른 인종 또는 민족 집단과 비교해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다”고 연구진은 말했고, 그래서 어떤 요인이 차이에 기여하는지 보고자 했다고 했다.


더 놀라운 대목은 따로 있다. 참여자들의 초가공식품 섭취가 다른 서구 인구와 비교해 특별히 높지 않았다는 점이다. 평균 섭취량은 영국 인구, 그리고 미국 기반 연구들과도 매우 유사하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많이 먹는 사람들만의 문제”로 밀어둘 수 없다는 뜻처럼 들린다.


그럼 왜 이런 연관성이 생길까. 초가공식품은 대체로 나트륨과 포화지방이 높고, 보존제·유화제·각종 첨가물을 포함하는 반면 식이섬유와 미량영양소는 낮다. 이런 특성은 만성 염증, 인슐린 저항성, 장내 미생물군집 이상과 연결될 수 있고, 이러한 기전이 암 진행과 재발과 연관된다는 제시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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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육은 질산염과 아질산염을 포함해 발암성 화합물 형성과 관련될 수 있고, 산화 스트레스를 악화시킬 수 있는 최종당화산물도 포함한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이런 기전은 삼중음성 유방암처럼 더 공격적인 아형으로 진단될 위험이 더 높을 수 있고, 대사 및 염증성 동반질환의 초기 수준이 더 높을 가능성도 있는 집단에서 더 무겁게 작동할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말한다.


식단만으로 격차를 지우긴 어렵다.
그래도 식단은, 손에 잡히는 보조 수단이다.


연구진이 강조한 메시지는 ‘전면적인 식단 개편’이 아니었다. 초가공식품 전반을 줄이라고 말하면 너무 복잡해질 수 있는데, 이 연구에서는 가공육이 “최악의 기여 요인”으로 드러났으니 오히려 한 가지를 더 분명히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다면, 적어도 가공육 섭취는 제한하라”는 문장이 그래서 남는다.


다른 전문가들은 문화적으로 기반을 둔 실용적 지도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전통적인 식사를 다시 직접 조리해 먹는 것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일반적으로 건강에도 더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소 가공 식품을 활용한 가정식을 강조하는 접근은, 누군가의 식탁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방향을 바꿀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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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창하지 않다. 종양학 진료, 생존자 상담, 만성질환 관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포괄적인 식이 상담을 다 해내는 대신, 근거 기반 메시지를 짧게 붙잡아 주는 일이다. 장바구니에 들어가기 쉬운 베이컨, 소시지, 핫도그, 델리미트를 “한 번 덜 담는 선택”부터 시작해 보자고 말해주는 정도다.


치료나 식이 조절은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약이나 치료, 식단을 크게 바꾸기 전에는 의료진과 약사와 함께 조정하는 편이 더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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