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것들과 나쁜 것들
'아이고, 굳이 저런 걸 왜 하는 거야?'
한 해를 시작하며 산에 오르거나 바닷가에 꼭두새벽부터 모여 해돋이를 보는 사람들이 이해가지 않았다. 추워 죽겠는데, 그냥 집에나 있지. 굳이 왜 나가나 싶었다.
한편으로 꼭 저렇게 해야 하나 싶다가도 이해가 된다. 바라는 게 이루어지는 일이 그만큼 쉬웠다면 굳이 저렇게 추위를 참고 나가 소원을 빌지 않았겠지.
자고 일어나면 산타 할아버지가 지구 용사 선가드 변신 로봇을 내 머리맡에 두고 가셨기를 바라며 잠들었던 어린 시절, 선물 상자를 열어보고 로봇 대신 동화책이 있는 걸 보고 울상을 지었다.
장학금을 위해 밤새워가며 공부했던 때가 있었다. ‘이 정도면 받을 수 있겠지’ 생각했다. 웬걸? 신청하지도 않은 과목이 전산 오류로 잘못 들어갔다는 사실을 성적 확인 때 알았다. 출석하지 않았으니 F가 나왔다, 장학금은 받지 못했다.
바라지 않아도 된다. 꿈꾸지 않아도 된다. 좋은 일만 일어난다면 말이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좋은 일은 아주 가끔 찾아오고 바라지도 않은 어렵고 힘든 일, 나쁜 것들이 자주 문을 두드린다. 왜 이런 걸까? 매일 좋은 일만 일어나면 안 되는 걸까?
이솝 우화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좋은 것들은 원래 허약했기 때문에 나쁜 것들에게 쫓겨 하늘까지 올라갔단다. 땅에 남은 나쁜 것들을 피해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던 좋은 것들은 제우스에게 방법을 물었다. 그는 '한꺼번에 가지 말고 하나씩 몰래 가라'라고 말했다.
좋은 것들이 이기면 어땠을까? 지금보다 좋은 일들이 더 많이 생겼겠지. 매일 좋은 일만 일어나면 얼마나 좋을까? 참 행복할 텐데. 과연 그럴까? 정반대의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지이잉’
스마트 워치에 경고가 뜬다. ‘현재 음량을 장시간 유지할 경우 청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시끄러운 지하철을 타서 음악을 듣다 보니 잘 들리지 않아 볼륨을 두 배나 올린 거다.
마음도 귀와 같다. ‘매일 좋은 일들로 가득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지만, 시끄러운 환경에 맞춰 더 올라가는 볼륨처럼 무감각해지고 또다시 불평하며 더 원하는 것이 사람이다.
오히려 수많은 나쁜 일들 속에 좋은 일 한 알이 살포시 찾아올 때 행복을 더 잘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자기 계발 전문가 Zig Ziglar의 말로 글을 마무리한다.
'재미로 가득하고 고통이 없는 삶이 곧 행복이라고 굳게 믿는다면 진정한 행복을 얻을 가능성은 오히려 줄어든다. 행복에 이르는 길에는 보통 어느 정도의 고통이 수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