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크리에이터 선정기념 이벤트
지난주, 홍디에게 기쁜 소식이 하나 있었다. 브런치스토리에 작가로 글을 쓰기 시작한 지 6개월 남짓, 스토리크리에이터로 선정된 것이다. 허전하던 브런치집 간판에 형광S 창작 딱지가 살포시 빛난다. 그림 이야기 연재를 위해 작가의 서랍을 뒤적이려던 참에 발견한 배지. 남몰래 콕 박혀있는 비비탄 총알S를 알아채고 눈알이 부풀었다. 도대체 크리에이터 배지가 뭐 길래.
브런치 연재를 위해 글과 그림을 디자인하는 일은 녹록지 않다. 현생을 성실히 살아야 하고 딱히 누가 시킨 것도, 돈이 되는 일도 아니기에 그저 나만의 속도로 나아갈 뿐이다. 와중에 고대하던 창작 배지를 장착한 이 기분. 작가로서 오르는 길에 고속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선택했다면, 이제야 첫 번째 계단에 발을 올려둔 느낌이랄까.
하여 홍디네 브런치집 창작 배지를 향한 여정을 기록해두고 싶다. 계단 한 칸을 정리하는 이 기록이 배지를 원하는 브런치 작가님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제법 높았고 부러웠고 간절했기에.
브런치스토리팀에서 알려주는 스토리 크리에이터의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전문성-한 가지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가.
2. 영향력-구독자 수를 늘려 팬을 확보하고 있는가.
3. 활동성-꾸준히, 규칙적으로 콘텐츠를 올리는가.
4. 공신력-다양한 활동을 인증하고, 프로필을 꾸몄는가.
홍디는 어찌 창작 분야 크리에이터 배지를 받게 되었을까. 배지 선정에 대한 가이드는 공지되어 있으나, 정확한 수치나 요령은 어디에도 없더라. 배지에 대하여 믿거나 말거나 홍디권법 풀어보니 설렁설렁 봐주세요홍홍.
하나. 브런치스토리는 신규 합격 작가를 두 팔 벌려 환영하고 팍팍 밀어준다.
배지는 매달 중순에서 20일경 달린다. 동기작가님들이 크리에이터로 선정되셔서 축하를 해드릴 때가 그즈음이었다. 브런치작가로 합격하고 나서 다음 달에 바로 배지를 단 작가님도 계시고, 두 세달 동안 많은 작가님들이 크리에이터가 되셨다. 대단하지 않은가. 그만큼 초반부터 한 가지 분야에 집중하여 작가만의 색깔을 보여준다면 배지 획득의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새내기 작가의 글은 브런치 에디터픽에 노출이 잘 되기에 구독자를 늘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홍디는 합격 초반에 재미나게 잡탕브런치집을 운영하여 골든 타임을 잡지 못하였지만.
두울. 콘텐츠가 뚜렷하고 한 가지 주제를 깊게 파는 게 키포인트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자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나의 시각이었다. 일상이 시트콤이요, 여기저기 글감이 수두룩하게 흐트러져 있더라. 주섬주섬 주워 담아 글로 끼적이니 작가의 서랍이 뒤죽박죽이었지.
브런치 에디터픽이나 다음에 노출되는 이벤트는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허나 이것이 문제라면 문제. 홍 씨 디자이너로 창조적이고 센스있는 글을 선보이고 싶었던 홍디의 브런치집은 오픈 당시 짬뽕 맛집이었다.
아직도 맛조개 잡는 법, 태안 해루질, 몽산포 물때 등으로 검색이 이루어지는 <맛조개, 짜릿한 인생손맛> 글을 보면 웃음이 난다. 햄버거 까다가 마른 젖이 돌 지경.
추구하는 콘텐츠의 분야가 있다면 명심하라. 쓰고 싶은 글이 아무리 많아도 잡탕브런치집은 잠시 휴업하시길 추천한다. 실로 지금 이 글이 얼마나 오랜만에 직접 그린 그림 없이 쓰는 글인지 모른다. 이제는 메인이미지에 그림이 아닌 글이 어색할 지경이다.
홍디는 24년 새해를 맞아 창작 분야에 집중하기로 결심하고 그림이야기만을 쓰기 시작했다. 그림을 벗어난 주제의 많은 글감들이 신선도가 떨어져 가고, 글로 요리되지도 못한 채 쓰레기통으로 버려졌다. 오히려 글의 주인장은 유행지나 옷장만 차지하는 후줄근한 옷들을 수거함에 던지기를 즐겼다. 창작 배지를 향하여 당장은 한 우물만 파자주의. 조회수에 마음을 내려놓는 데는 시간과 멘탈이 필요했다.
세엣. 연재북과 키워드를 활용하면 좋다.
브런치스토리에서 연재브런치북이나 응원하기, 틈 등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데, 이처럼 도입하는 시스템을 활용하면 유리하다. 실제로 매거진으로 발행했던 그림이야기들을 브런치북으로 발간한 것보다 연재브런치북을 시작한 게 독자 반응이 좋았다. 깊이 있는 글들이 쌓여가고 연재북을 두 개 이상 운영하면 그 분야에 집중해서 꾸준히 콘텐츠를 만드는 작가로 인식이 된다.
연재를 이어간다는 건 적지 않은 부담이긴 하다. 개인 사정으로 한 번쯤 건너뛰거나, 하루쯤 늦어져도 괜찮다. 브런치나 독자 모두 이해해 준다. 하늘이 두 동강 나는 일은 절대 없으니, 스스로 약속을 걸어본다는 의미로 연재를 시도하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팁을 하나 더한다면 키워드를 활용하자. 글마다 심도 있는 키워드를 걸어도 되지만, 작가소개와 모든 글에 일관된 키워드가 있으면 좋더라. 키워드 셋 중 하나는 반드시 콘텐츠의 결에 맞는 배지의 분야를 직관적으로 선택하면 효과가 있다. 여기서 직관적이라함은 작가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오해 없이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배지는 예고하지 않고 스며드는데, 예상과 다른 분야의 간판이 걸리기도 한다. 그러면 S딱지 후벼파지도 못 하고 어쩔거야.
홍디는 석 달 정도 그림 이야기만 주구장창 쓰고 있는데 배지 소식이 없었다. 그림 연재북을 주 2회로 시작한 후 키워드에 '창작'을 반드시 포함시켰다. 이게 창작 배지 획득에 효과가 있었을까나.
네엣. 브런치 간판작업 및 다양한 채널의 활동으로 기대감을 높인다.
브런치 배지를 주면서 브런치에 글만 잘 쓰면 되지 뭔 소리인가. 브런치에 공지된 '공신력-다양한 활동을 인증하고, 프로필을 꾸몄는가.' 부분은 배지를 달고 나서야 이해가 된다. 홍디는 배지 달기 한 달여 전, 인스타 프로필과 방향성을 고민하고 몰입하기 시작했다. 유튜브 계정도 새로 개설하고 브런치 작가소개란에 다양한 채널 링크를 걸었다.
AI가 아니기에 처음부터 모든 채널을 완벽하게 하는 것은 힘들다. 좋아하는 것, 해보고 싶은 것을 그저 해보는 거다. 무엇이든 해 봐야 비로소 깨우치고 발전해 나갈 수 있다. 해 보기 전에 고민하던 것들은 행하면서 생각이 열리고 길이 펼쳐지더라. 걱정파워 J 홍디가 글을 쓰고부터 철이 들어가고 있다.
다섯.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브랜딩이다.
꾸준하게 가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속도를 인정하자. 남과 비교할 필요 없다는 거 누구나 알아도, 사람인지라 어느새 또 타인과 저울질하곤 한다.
어디 그럼 브런치 무대의 시소를 타볼까. 작가 합격 한 달 만에 크리에이터가 된 분도 보았고, 수 년동안 쓰시는데도 작가명 아래에 여백의 미가 있는 분도 계셨다. 아직 배지가 없는 수백 편의 글부자 작가님들을 만나면 고작 45편의 글이 겸연쩍다. 구독자수도 숫자일 뿐이다. 구독자가 두 자릿수임에도 크리에이터가 계시고, NO배지로 네 자릿수 구독자를 보유하신 출간작가님도 뵈었다. 수치는 거들뿐, 작가의 진실성과 성장가능성이 중하다.
결국은 컨셉이고 본질이 답이다.
좋아하는 것을 즐기며 오래 할 수 있겠지. 자기만의 색깔을 표현해야 잘할 수 있겠고. 나만의 콘텐츠를 꾸준하게 만들어내 보자. 무엇으로 나를 브랜딩 할지 갈팡질팡 모르겠다고? 당연하다. 누군들 알리오올리오. 해 봐야 찾을 수 있다.
홍디가 브런치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면, 인스타나 유튜브는 시작도 하지 않았을 테고, 퇴사한 노친네 디자이너가 앞으로 뭐해먹고 사나 걱정만 한가득이었을 거다. 죽는 날까지 나를 알아가고 세상을 배워가는 중이다.
당신의 하늘을 그려드려요
홍디 브런치집 간판에 창작 배지 달린 기념으로 소소한 이벤트를 궁리해 보았어요. 어쩌면 배지는 핑계일 뿐, 진즉부터 독자분들께 표현하고 싶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하늘멍, 하늘바라기, 하늘전도사, 하늘타령 어지간히 했던 홍디가 여러분의 하늘을 그려드립니다.
추억하는 나만의 하늘이 있으신가요? 홍디에게 라디오 사연을 보내듯, 하늘 사진을 보내주세요. 선정되신 두 분의 하늘을 홍디 스타일로 그려드릴게요. 처음 하는 이벤트라 소소하게 시작하지만, 날이면 날마다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요홍홍. 마빡에 딱지 붙였다고 붓질하려니 설레요 설레.
인스타그램과 브런치에서 5/31까지 신청받겠습니다.
아래의 설문으로 하늘사진을 보내주세요. 제발 두 분 이상만 신청해 주시길 기다립니다.
———> [이벤트 신청 마감] 5/31로 마감합니다.
신청해주신 분들 감사드려요. 제가 받은 감동의 하늘 함께 나누어요. 그림선물로 곧 보답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