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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꾸녕 Nov 29. 2023

막말

무덤덤

사실이라고 말했다가도 사실은 그게 아닌게 될 수도 있지만 그것이 사실이어야만 하는 경우의 수가 하루에 몇 번씩 일어나는지 셀 수 없어. 알고 싶어도 알고 싶지 않은 일들 저만치 던져두고 셀 수 없는 것을 세어 보자면 나는 여기 있지만 여기 없잖아. 내리는 눈이 좋지만 싫잖아. 원치 않지만 원하잖아. 구린내는 내가 구려서 구린내가 되었을까 그렇다면 그런내가 될 수도 있었잖아. 저만치서 웃고 있는 무늬 많은 고양이가 웃고 있지 않잖아. 사사건건 받아치다 아무도 받아주지 않게 되어 차라리 홀가분해진다. 자고 일어난 눈에 꼭지 달린 빨간 토마토 덩실덩실 매달려 있다면 꼭지만 먹어버리자. 소리없이 부는 바람이 눈에 보여 핥아 먹고 멋대로 날리는 빗방울 갯수 세어 正자로 표기하고 읽을 수 없는 척하면 완벽해. 내일도 사실이지만 사실이 아닌게 되었다가 사실로 여기며 구린내를 그린내로 초록향내음으로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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