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빛
밤새워 훌쩍이던 울음,
새벽이 되어도 여전하구나.
무슨 말 못 할
설움이 쌓였길래
저리도 길게 울어대나.
그 옛날 노아의 방주
띄우던 날의 새벽도
그렇게 긴 장맛비 시작됐었지.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을
아내로 삼은지라—”
노하신 하나님의 눈물이었다지.
그럼, 때아닌
오늘의 긴 울음도
역시 땅에 대한
하나님의 통한의 눈물인가?
더러워진 마음들을
깨끗이 청소하는
은혜의 물이던가.
하늘 높은 곳에서
지상을 내려다보시는
부족함 없는
신의 형상이 아니라,
함께 살고 싶어
애달파 잠 못 이루는
창조주의 뜨거운 눈물이구나.
차가운 그 비를 맞으며
얼룩진 내 마음을
깨끗이 닦아내면,
조금이나마 그를
위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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