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가을장마

by 홍주빛

가을장마

홍주빛


밤새워 훌쩍이던 울음,

새벽이 되어도 여전하구나.


무슨 말 못 할

설움이 쌓였길래

저리도 길게 울어대나.


그 옛날 노아의 방주

띄우던 날의 새벽도

그렇게 긴 장맛비 시작됐었지.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을

아내로 삼은지라—”

노하신 하나님의 눈물이었다지.


그럼, 때아닌

오늘의 긴 울음도

역시 땅에 대한

하나님의 통한의 눈물인가?


더러워진 마음들을

깨끗이 청소하는

은혜의 물이던가.


하늘 높은 곳에서

지상을 내려다보시는

부족함 없는

신의 형상이 아니라,


함께 살고 싶어

애달파 잠 못 이루는

창조주의 뜨거운 눈물이구나.


차가운 그 비를 맞으며

얼룩진 내 마음을

깨끗이 닦아내면,

조금이나마 그를

위로할 수 있을까.

삶이 기도가 되는 순간을 기억하며-홍주빛의 묵상노트

#가을장마 #하나님 #눈물 #노아의 방주 #청소 #위로 #홍주빛

keyword
이전 22화시간의 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