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홍주빛
따뜻한 담요를 걷어내듯,
익숙함에서 멀어지기다.
편안함에서 멀어지기다.
굳이 말로 표현하자면,
이대로는 별 볼일이 없을 것 같다.
수없이 넘어져 가면서도
언젠가는 날 수 있겠지,
그 믿음 하나로 걸어온 길.
잠시 앉아 딴전을 피우다 보니
어디로 가고 있었지—
발자국마저 낯설게 느껴진다.
‘내일 하면 어때?’
‘이대로도 나쁘지 않아.’
달콤한 속삭임이
내 발목을 살짝 붙잡는다.
그래도,
다시 걸어야겠지.
여름내 흘린 농부의 땀방울이
가을의 결실로 위로받듯,
멈춘 손을 다시 움직여
짓다 만 집을 마저 지어야지.
낙엽이 한 장씩 지붕 위로 내려앉는다.
그걸 치우는 일부터,
하루를 다시 쌓아야지.
깊은 겨울 추위가 오기 전에—
따뜻한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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